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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신앙의 눈으로 세상 바라보기)/느낌이 있는 시

비 오는 날에(柳村 詩集 <鐘소리와 꽃나무>(1957) 중에서) 비 오는 날에(柳村 詩集 (1957) 중에서) 비 오는 날에 ​ 반가움 철철 넘치어 지금은 기다렸던 초조가 폴리는 때 기다림이 벅차다 풀리면 눈물이 흐르듯 줄줄 흐르는 시간이다 ​ 기다림은 꽃잎으로 물드는 마음 오롯이 마련할 화보를 꾸미며 울밑 얼룩지는 소녀여 ​ 눈 감으면 황홀한 꿈 같은 것 찬란한 별빛 같은 것 홍보석이 되어라 봉선화는 피어라 ​ 유촌 시집 (1957) 중에서 *유촌은 이화여대 영어영문과 교수, 연세대 석좌 교수와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2013-2015)을 지낸 시인 겸 문학평론가 유종호 박사의 부친으로 충주고 교사를 지냈다. 제자였던 신경림 시인이 이 시집의 발문을 썼다.-사진, 글: 조덕영 시인- ​ ​ 더보기
雪丘(시: 신경림) 눈 내린 김포 평야 雪丘 ​ 마른 풀잎만 서서 눈을 맞고 있다. ​ 이따끔 가녈픈 소리로 울며 바람이 그들을 슬치기도 했다. ​ 어느듯 풀잎 마저 눈속에 묻혀버린 언덕-. ​ 조용히 눈이 쌓이며 바람이 우는 소리에 귀를 기우렸다. 민족 시인 신경림(1936~) 시인의 초기 시(1956년) ​ 더보기
크리스마스(조덕영 詩集, <사랑, 그 지독한 통속> 중에서) 크리스마스 ​작은 언덕마루 낮은 교회 그리운 새벽 종소리 머물다간 작은 기도 ​ 피곤한 저녁 어린 목자 찾아 온 조용한 크리스마스 ​ 새벽달처럼 반쯤 열린 문지방 타고 지붕에서 내려 온 온 우주의 사람 되신 하나님의 그리운 낮은 햇살 ​ 작은 고을 어리신 말구유 베들레헴 예수 조덕영​ 충북 충주 생 전 한국문학연구회 충북지부 사무국장을 지냈으며 1978년 에 시를 내며 고향에서 고 고찬재(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정재현(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한우진(시인), 홍종관(대구교대 명예교수, 목사), 서효원(무도인) 등과 교류하며 동인 활동을 했다. 오랫동안 국내최장수 월간지,​ 의 편집자문위원을 지냈으며, 한국기독교 최고 권위의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어린이도서부문 최우수상을 최초 2년 연속 수상했다. 김천대·.. 더보기
고향이 들꽃처럼 말하다(조덕영 詩集, <사랑, 그 지독한 통속> 중에서) 고향이 들꽃처럼 말하다 ​꽃이 몸짓으로 말을 걸듯 고향도 내게 말을 건다 꽃이 향기로 말을 걸 듯 고향도 내게 냄새로 말을 건다 ​ 내 고향 예성은 늘 국밥 냄새로 내게 말을 건다 ​ 들꽃이 바람에 흔들리듯 고향 언덕 작은 소나무들도 바람에 흔들린다 내가 반응하지 않아도 내가 손 흔들지 않아도 들꽃처럼 친절히 고향은 내게 늘 소리 없이 말을 건다 조덕영 ​ 충북 충주 생 전 한국문학연구회 충북지부 사무국장을 지냈으며 1978년 에 시를 내며 고향에서 고 고찬재(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정재현(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한우진(시인), 홍종관(대구교대 교수, 목사), 서효원(무도인) 등과 교류하며 동인 활동을 했다. 국내최장수 월간지​ 의 편집자문위원을 지냈으며, 한국기독교 최고 권위의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 더보기
겨울 바람(조덕영 詩集, <사랑, 그 지독한 통속> 중에서) 겨울 바람 한 겨울 바람이 흔들린다 텅 빈 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이 내려앉고 떨어질 무엇이 또 흔들린다 ​ 다시 詩를 쓰는 것은 필경 겨울 바람을 조금 닮아 있구나 조덕영 ​충북 충주 생 전 한국문학연구회 충북지부 사무국장을 지냈으며 1978년 에 시를 내며 고향에서 고 고찬재(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정재현(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한우진(시인), 홍종관(대구교대 교수, 목사), 서효원(무도인) 등과 교류하며 동인 활동을 했다. 국내최장수 월간지, 월간 의 편집자문위원을 지냈으며, 한국기독교 최고 권위의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어린이도서부문 최우수상을 최초 2년 연속 수상했다. 김천대·안양대·평택대의 겸임교수와 에일린신학연구원 대학원장을 거쳐 지금은 신학연구소의 소장으로 있다. 검정고시를 거쳐 충북대,.. 더보기
겨울 만두국(조덕영 시집, <사랑, 그 지독한 통속> 중에서) 겨울 만두국 ​ 좌판에 의지하고 겨울이 선다 화덕에 놓인 겨울 맨두국, 할머니 며느리가 사다준 겨울 조끼, 할머니 누군가 막걸리 한 사발로 회개하는구나 할머니의 용서로 내가 회개하는구나 ​ 이 세상 어디서나 도너츠 굽는 손으로 맨두국을 먹는다 해장국 육수 냄새로 맨두국을 먹는다 배차, 알타리 무, 아줌마 소리로 맨두국을 먹는다 어물전, 포목전, 철물전 소리로 맨두국을 먹는다 그렇게 사람이 그리워 겨울 만두국을 먹는다 ​ 할머니, 주름살이 떠나가지 못하게 붙들고 할머니, 부르튼 손등이 양은 냄비 떡 가래를 들뜨게 하는구나 용서하라, 세상 어디에 터진 생살 같은 겨울 맨두국이 있는가 할머니의 시장 좌판에 오면 상투처럼 머리 틀고 기다리는 부드러운 겨울 세상 ​ 아, 그래도 휘파람 소리처럼 세상은 가고 이 세.. 더보기
통합 병원 입실(入室)-조덕영 詩集 <사랑, 그 지독한 통속(通俗)> 중에서 통합 병원 입실(入室) 어느새 내가 누워 먼지 낀 체스트를 바라보며 괜 시리 진실을 말하였나 ​ 오랫동안 친구를 잊고 내가 누워 무엇을 흔든다 빛 고을 광주는 친구가 있어 구석구석 나를 목발 삼아 거닐 수도 있구나 ​ 간증 책 한 자루 싸 들고 안수 집사 형님 오던 날은 하늘에 내 주먹 눈물이 떨어졌다 ​ 그 하늘 오늘도 병실에는 누군가 입실하고 빛깔 고운 광주 하늘에 서둘러 찾아온 찬란한 겨울이 여전히 차갑게 흔들린다 ​ 조덕영 詩集 중에서 조덕영 전 한국문학연구회 충북지부 사무국장, 전 국내최장수 월간지, 월간 편집자문위원, 1978년 에 시(독경 소리는 젖어서)를 내며 고향에서 시인 고 고찬재(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정재현(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한우진(시인), 홍종관(대구교대 교육심리학 교수,.. 더보기
가을 홍등(紅燈) 가을 홍등(紅燈) 홍등과 함께 자란 내 유년 새벽 예성 골목길을 찾아오면 늙은 주모(酒母)는 여전히 달빛처럼 잠이 없습니다 酒母는 죽은 귀신 마주보는 선수처럼 여전히 그 자리에 떠난 막달라 마리아 그리며 있습니다 손대 내리듯 달빛 담은 새벽 헛간 빈터에 물러선 누추한 그림자 따라 새벽 구렁이는 담배 연기 자락만 피워 올립니다 ​ 새벽에 왔습니다 늙은 주모는 내게도 휘파람 불고 아름다운 우리 뒷골목 외로운 헛간 능구렁이도 익숙하게 휘파람 따라 붑니다 어둔 골목길이 생각 날 때 멀리 꼬리를 그리며 달려간 淪落의 매끄러운 자락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시간의 바람만 소리 없이 슬쩍 휘돌아갑니다 ​ 이 낯선 초록별에만 있는 홍등가(紅燈街)의 문이 닫혀도 늦은 가을바람은 반갑게 불기에 가끔씩 늙은 주모가 그립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