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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해석/구약

가나안후손 헷, 아나톨리아에 대제국 히타이트를 건국하다(조덕영 박사의 창조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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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후손 헷, 아나톨리아에 대제국 히타이트를 건국하다(조덕영 박사의 창조신학)

 

 

가나안 후손 헷, 아나톨리아에 대제국 히타이트를 건국하다(노아 후손들은 어디로 갔을까?)

 

인간의 머리와 사자의 머리를 가진 키메라, 히타이트 후기 시대,/ 출처 앙카라 아나톨리아 문명 박물관

 

대제국 히타이트의 조상이 된 가나안의 둘째 아들 헷(Heth)

 

성경의 헷(Heth)은 고대 히타이트족(Hittite)의 조상이 되었다. 히타이트족은 주전 2천년 지금의 터키 땅 중심부에 강력한 아나톨리아 제국을 건설한다. 본래 아나톨리아 지역에는 주전 3천년 경부터 다양한 소왕국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가나안의 둘째 아들 헷의 후손들은 이들 소왕국들을 정복하면서 핫투사(Hattusa) 성에 도읍하였다(주전 1650년 경). 함의 후손 가운데 오직 헷 족속만이 가나안 땅에 거주하다가 일찌감치 북동쪽으로 이동하여 대제국을 이룬 것이다.

핫투사가 함락된 것이 주전 1190년이었으니 주전 17세기부터 주전 12세기까지 히타이트 제국은 지금의 터키 중심부를 차지했던 왕국이었다. 히타이트의 수도 핫투사에서 발견된 공문서 보관처에서는 최소 5개 언어로 된 설형문자 서판들이 발견되었다. 이 제국의 영역이 대단히 광범위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다. 이들 언어의 어휘들은 인도·유럽어족 계열로 Mekki(많은), pada(발), 와타르(watar, 물), 파흐르(Pahhur, 불) 등 지금의 영어에까지 이들 어휘들이 그대로 연결되고 있어 흥미롭다.

히타이트 확장과 수도 하투사의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 /출처 위키피디아

 

이들의 신은 유럽 고대 신들처럼 판테온이었다. 1천명에 달하는 다양한 신들이 숭배되었다. 판테온의 남자 주신(主神)은 폭풍우 신이었고 여자 주신은 태양신이었다. 지금의 동서양 통로에 자리 잡은 지리적 위치가 사방의 온갖 잡신 신앙들의 용광로 역할을 했다고 여겨진다. 이렇게 헷 족속은 바벨탑 이후 노아 공동체와 이탈하며 여호와 하나님 신앙과 멀어졌다.

 

막벨라 굴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헷 족속은 성경에 자주 등장한다. 성경은 헷 족속과 헷 자손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참조 창 10:15; 23:3, 5, 7, 10, 16, 20; 25:10; 27:46; 49:32). 창세기전반에 걸쳐 헷 족속이 묘사되는 것으로 보아 아브라함 전후 이들 족속들은 서아시아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하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같은 접촉은 다윗과 솔로몬 시대까지 이어진다.

가나안 땅에 들어간 아브라함은 헷 족속에게서 막벨라 굴을 가족 매장지로 구입한다(창 23장). 그리고 아브라함의 후손들은 헷족의 딸들과 혼인하였다. 아브라함의 손자요 이삭의 장자인 에서는 헷족의 두 여자(브에리의 딸 유딧과 엘론의 딸 바스맛)와 결혼하여 부모인 이삭과 리브가의 마음을 근심케 하였다(창 26:34; 27:46).

 

막벨라 굴 위에서 본 사진/ 위키피디아

믿음의 여인 리브가는 야곱조차 헷 처녀들과 혼인할지 모른다는 걱정으로 남편 이삭을 설득하여 아들 야곱을 외삼촌이 사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으로 보내게 된다. 함족 가나안 후손인 헷족속과의 혼인에 대해 셈족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어떤 입장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다.

 

다윗과 솔로몬도 헷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 다윗은 수하에 이방의 헷사람 아히멜렉(삼상 26:6)과 충성스러운 장수 우리아(삼하 11장)를 두었다. 지연과 학연과 혈연에 매달린 우리 일부 정치 지도자들의 좀스러운 용병술과 대조되는 장면이다. 하나님은 다윗을 밧세바의 일을 제외하고 내 마음에 합한 자라 했다(행 13:22).

 

다윗은 자신의 충성스런 장수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취하여 아들 솔로몬을 낳았다. 간음으로 인해 임신한 아이가 죽은 이후였다(삼하 12:15-23). 하나님은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다윗을 꾸짖는다. 성경은 예수님 족보에서 솔로몬의 어머니를 밧세바라 부르지 않고 ‘우리아의 아내’라 직설적으로 불렀다(마 1:6). 밧세바는 우리아처럼 헷사람이었던 것 같지는 않다. 밧세바의 부친 이름은 엘리암(‘백성의 하나님’, 삼하 11:3) 또는 암미엘(‘하나님은 나의 혈족이시다’, 대상 3:5)이었다. 이들 이름은 유대인들에게 익숙한 이름이었다. 그리고 밧세바의 조부는 다윗과 압살롬의 신하이며 고문이었던 아히도벨이었다(삼하 16:23; 23:34). 혹시 모친이나 조모 가운데 헷사람이 있었을까? 유대 가문의 밧세바는 왜 이방 장수의 아내가 되었던 것일까? 성경은 침묵할 뿐이다. 분명한 것은 이스라엘 여인으로 이방 우리아의 아내가 되었다는 점뿐이다. 솔로몬도 헷사람과 혼인 동맹을 맺었고(왕상 11:1) 헷의 도시국가들과 무역을 하였다(왕상 10:29). <계속>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조직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