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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해석/신학

이자 제도에 대한 성경적 기준은?(조덕영 박사의 창조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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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제도에 대한 성경적 기준은?

  

 

세상 삶에 있어 토지와 양식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준, 하나님의 사람 요셉(창 47:21-26)

 

성경에 이자 문제에 대한 직접적 가르침은 없다. 다만 이사야 선지자는 성경 시대에도 이자를 받는 자와 내는 자가 분명히 있었음을 알려 준다(사 24:2). 특히 요셉은 성경에서 세상 삶에 있어 토지와 양식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준 첫 번째 인물이라 할 수 있다(창 47:21-26).

 

창세기 47장에 보면 대대로 목자로 살다 가나안 땅 기근이 심하여 목초지를 찾아 애굽에 온, 요셉의 아버지 야곱과 요셉의 형제들에 대해 애굽 왕은 애굽 최고의 목초지인 고센 땅에서 살도록 허락한다. 더군다나 애굽 총리로서 현달한 요셉은 애굽 모든 땅을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자였다. 요셉이 아버지와 형제들에게 준 땅은 고센의 라암셋 땅이었다. 이후에도 기근은 심하여, 애굽과 가나안 온 땅에는 양식이 바닥나기 시작한다. 이듬해가 되자 사람들은 자신의 짐승들까지 모두 요셉에게 팔고 양식을 공급받는다. 모든 땅은 자연스럽게 애굽 왕의 차지가 되었다. 다만 제사장들은 토지를 요셉에게 팔지 않았는데, 바로가 제공하는 양식을 먹고 살던 그들은 자기 땅을 팔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제사장들을 제외한 모든 토지가 바로의 소유가 된 다음, 요셉은 백성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요셉은 소작농들에게 씨앗을 직접 제공하고 수확의 5분지 1을 요구한다. 여기서 토지 소작과 채권 채무 관계에 대한 성경적 실마리를 한 가지 얻게 된다. 오늘날 소작료는 대개 수확 절반이 토지 주인(지주)의 차지가 된다. 이것은 대단히 과도한 소작료다. 소작 제도 자체가 일부 문제가 있음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상은 천국이 아니다. 소작 문제는 반드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소작의 운영은 대단히 중요하다.

 

성경에 이자 제도에 대해 구체적 언급은 분명 없다. 설령 있다 해도 성경 시대의 애굽이나 가나안 땅의 제도를 오늘날 현실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요셉의 소작 운영 방식을 통해, 이자 제도에 대한 성경적 원리를 추론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창세기 47장에 나타난 본문도 하나님께서 정하신 법은 아니었다. 하나님의 지혜로운 사람 요셉이 정한 법일 뿐이다. 하지만 창세기 본문이 하나의 참고 자료는 될 수 있다고 본다.

 

창세기 47장을 참고할 때 성경적 이자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1) 토지의 경우 소작농에게 씨앗까지 제공하고 5분지 1 즉, 월세로 할 경우는 2부 이하의 아주 저렴한 이자를 받는다. (2) 오늘날 은행과 카드 이자는 대출의 경우 일반적으로 월 7부에서 20부까지 이자를 받는다. 요셉이 요구한 이자에 비하여 대단히 높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사금융의 경우 매달 많게는 6부 이자를 받으니 대단히 고리인 것이다. 그런데 땅은 금융기관 돈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1천만 원짜리 땅일지라도 그저 방치하면 아무런 이자가 나오지 않는다. 땅은 열심히 땀을 흘려 일해야 소출이 나오게 된다. 따라서 토지처럼 '땀이 포함 되지 않은, 금융기관의 대출에 대한 이자'는 사실 연 20%보다 더욱 아주 저렴하게 받아야 성경적이라고 할 수 있다. (3) 그러므로 성도끼리의 돈 거래는 대단히 신중하여야 한다. 빌려 주는 사람은 은행보다 저렴하게 이자를 받는 것이 은혜로우며, 빌린 사람은 정한 도리를 다하여야 하며, 서로 간에 이자 문제가 고민된다면 불가항력의 경우 받지 못하더라도 서운하게 생각하거나 시험당하지 않을 만큼의 적절한 금액만을 빌려 주고, 채무자가 혹시 어려운 사정으로 당장 갚지 못하더라도 줄 수도 있다는 사랑의 심정으로 은밀하게 도와 주는 것이 타당하다 하겠다(출 22:25, 신 23:19-20).

 

토라(모세 오경)를 중심으로 한 유대인들의 대출 원칙은 다음과 같았다. (1) 유대인이 유대인 아닌 사람에게 빌려 주는 것은 가능하다. (2) 같은 유대인끼리 빌려 주는 것도 가능하다. (3) 다만 같은 유대인끼리는 이자를 붙이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출 22:25, 신 23: 19-20). 이들 원칙은 지키는 자에게 하나님께서 범사에 복을 주시는, 약속 있는 계명이었다(신 23:19-20).

 

비록 성경은 구체적 이자율을 말하고 있지는 않으나, 하나님의 땅을 통해 그 원리를 암시적으로 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땅은 인간이 만든 게 아니라 본래 하나님의 것이므로 함부로 탐욕의 수단으로 써서는 안 되며(사 5:8), 이웃 사랑의 원리 속에서 약한 자들을 배려해야 하는 것이다. 성경은 요셉의 제안에 대해 백성들이 수용하였으며, 백성들은 자신들이 가뭄과 기근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을 요셉의 공으로 돌리고 그를 칭송하였다고 했다. 그리고 이 제도는 애굽의 토지법이 되었다. 물론 완전한 성경적 토지법은 아님을 명심할 것!

 

조덕영 박사는

환경화학공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신학자다. 한국창조과학회 대표간사 겸 창조지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여러 신학교에서 창조론을 강의하고 있는 창조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창조신학연구소'는 창조론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로 구성돼 목회자 및 학자들에게 지식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글 역시 저자의 허락을 받아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퍼온 것이다. '기독교와 과학' 등 20여 권의 역저서가 있으며, 다방면의 창조론 이슈들을 다루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