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련 도서 소개

<창조의 본성>-성서와 과학 사이에 다리 놓기(마크 헤리스 저)

728x90
 
 

<창조의 본성>-성서와 과학 사이에 다리 놓기

The nature of Creation: Examining the Bible and Science

(마크 헤리스 저/장재호 옮김)

두리반

본서는

케임브리지 대에서 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옥스퍼드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한 후

성공회 사제가 된

마크 헤리스(Mark Harris)의 저서로

그는

엑시터 대와 옥스퍼드 대(물리학과 신학 교수)를 거쳐

2012년부터 에든버러 대에서 과학과 종교 분과를 담당한 교수였다.

번역은

지금은 감신대에 있는

장재호 교수(조직신학)가

에든버러대에서 박사과정 중에 있을 때 번역한 책이다.

이 책은 10장에 걸쳐

성서와 과학에 대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먼저 제1장 서론에서부터 다양한 소재들을 다루는 데

과학과 종교는 대립하는가? 아니면 서로 관심이 없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이 논제에 있어 성경이 등한시된 중요한 이유가

성경을 문자적으로 보는

근본주의적인 <창조과학>에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즉 과학이 성경을 주도하는 이 같은 입장은

다양한 문제들을 가져왔다고 본다.

 

따라서 이 책의 목적은 두 가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첫째, 과학의 영향을 고려하여 성서 전체를 비평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창조에서 그리스도의 역할과 같은,

과학-종교 분야의 중요한 논의들이 드러나게 한다.

둘째, 이 책은 대단히 중요한 신학적 관점,

즉 삼위일체 신관이 궁극적으로

비평적 성서 연구와 과학 사이의 연결 고리를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물론 헤리스는

이것을 과학 중심으로 언급하는 것이 아닌,

성서 연구와 기독교 신학의 측면에서 다룬다.

 

또한 헤리스는 실재에 대한 질문을 하며,

과학과 종교 사이의 대립 중 상당수는

실재(reality)를 구성한다고 알려진 것에 대한

상반된 주장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신학은 본문의 근원을 이루는

역사적 실재들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실재들이 초기 신앙 공동체에 대해 증언한 정도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교회는 성서의 한 부분인 이 증언들이 성화되었다고 믿는데,

바로 이 증언들이 신적 계시의 매개체다.

월터 브루그만은 이것을 강하게 표현하여

"성서의 하나님은 '어딘가 다른 곳'에 존재하는 분이 아니고,

오직 성서 안에, 성서와 함께, 성서의 기저에 존재하는 분이다."라 했다.

이 말은

성서 밖에는 어떤 신적 실재도 있지 않다는 말이 아니며,

성서가 '성례(sacrament)'라는 말도 아니다.

또한 이 말은

구원에 대한 지식이

오직 성서(sola scriptura) 안에서만 발견될 수 있다는

종교개혁 원리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저자는

성서가 말하는 하나님에 대한 '객관적인' 접근은

교회 전통에 근거해서

성서를 해석하고 재해석하는 해석학적 과정,

즉 신학적 해석을 통하게 되어 있다고 말한다.

 

저자 헤리스는

과학적 발견이 점차 논의되고 문화에 동화되면서,

과학적 발견은

신이 피조물과 관계 맺는 방법을 변화시켰다고 했다.

만약 자연 세계가 이성적으로 신의 개입 없이 설명될 수 있다면,

아마도 신은 결국 세계에 밀접하게 관련될 수 없다.

이런 발전은

세계와 신의 관계가 어떻게 이해되는지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기독교 교리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나사렛 예수 안에 전적인 인간성과 전적인 신성이 함께 존재한다는

성육신 교리는

하나님이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로 존재한다는

삼위일체 교리와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약화되었다.

서양에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자연 재해, 기근, 질병 등으로 인해

신을 믿지 못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무신론이 명백히 도덕적 우위를 점하는 듯 보이는 한편,

전통적 유신론은

신앙을 지키려 애써야 하는 형국이 된 것이다.

 

그럼 성서에 등장하는 '창조'는 어떻게 해석되어야 할까?

성서에 상당히 많은 또 다른 창조 자료들이 있지만,

그 자료들 대부분은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와 관련이 없다.

예를 들면,

시편과 예언서 일부는 창조를

하나님과 바다의 신화적 전쟁의 측면에서 말하는 반면,

잠언은 창조를 의인화된 신적 존재인 지혜(wisdom)를 통해 말한다.

그러므로 성서 창조 본문을 연구함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첫 번째 요점은,

이 연구에 단일한 신학적 이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창세기 1~3장은 전혀 통일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헤리스에 의하면 1~3장은 적어도 두 개의 구별되는 창조 전승이 포함되어 있는데,

아마도 이 전승들은 다른 이스라엘 역사적 상황에서 기록되었고,

다른 신학적 전제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헤리스는 현대 과학이 창조 본문을 읽는 데 있어서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성서 창조 자료가

우리가 과학적 사고라고 부를 수도 있는 흔적을 제시하지만,

그 자료는 거의 현 시대의 과학적 사고와는 동떨어진 자료다.

만약 우리가 성서의 창조 이미지를 보다 넗게 본다면,

그 이미지는 우리가 '과학적'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 어떤 것을 넘어선,

도덕적, 심미적, 영적 가치를 반복적으로 가리킨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성서의 창조 이미지는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풍부함, 신뢰성, 불변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 같은 헤리스의 서론은

이 책이 어떤 관점에서 전개될 것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서론 이후 제 2장부터

현대과학에서의 창조 문제, 성서에서의 창조에 대해 창세기와 창조 주제들을 다룬다.

그리고 성서 창조의 구조,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 인류 타락, 고통과 악이라는 신정론적이며 종말론적인 도전과 문제, 과학적 종말론과 새로운 종말론에 대한 해석 등을 다루며

결론으로

과학과 창조의 복잡한 관계, 창조주 하나님은 누구인가? 성서와 과학을 다룬다.

헤리스는 물리학자로 학문을 시작한 신학자다.

물리학은 고전 철학의 자연철학과 연결되어 있다.

그런 면에서

본 저서도 물리학을 전공한 신학자의 편린이 자주 나타난다.

창조의 본성에 관한 한,

과학은 틀림없이 어느 정도까지만 우리에게 영향을 줄 뿐이라는

그의 마지막 말이 그것을 증거한다.

창조의 본성과

성서와 과학 사이의 진지한 성찰을 추구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정독을 해보기를 권한다.

-글: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조직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