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관(신앙의 눈으로 세상 바라보기)/느낌이 있는 시

잡초(느낌이 있는 시 8)

728x90

잡초

 

잡초를 만든 것은

필경

하찮은 바람과 버려진 빗물과 뒹구는 흙들이다

여기에 낮의 햇빛과 저녁 달빛과 별빛이 모여

묵묵히 생명을 빚다

뜸팡이처럼 솟구쳐

튼튼한 별류 잡초를 소리 없이 만들었다

 

그래서

술 취한 장화와 짚차가 늘 밟고 지나가도

잡초는 그 고무 냄새의 고통을 즐기고

잡초는 사람들이 자기 이름을 숨기고

즐겁게 이웃을 험담하여도

말없이

늘 씩씩하게 조용히 다 듣고 있다

 

그래서

빗물을 눈물 삼아 붙들고 울다가

친구들은 잡초 시인

나는 잡초 신학자가 되었다

 

조덕영

전 한국문학연구회 충북지부 사무국장, 전 월간 새벗 편집자문위원, 1978년 <충청문예>에 시(독경 소리는 젖어서)를 내며 고향에서 시인 고 고찬재(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정재현(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정한용(시인), 한우진(시인), 홍종관(대구교대 교육심리학 교수, 목사), 서효원(무도인) 등과 교류하며 동인 활동. 기독교 최초 한국기독교 최고 권위의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어린이도서부문 최우수상을 2년 연속 수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