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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잡초를 만든 것은
필경
하찮은 바람과 버려진 빗물과 뒹구는 흙들이다
여기에 낮의 햇빛과 저녁 달빛과 별빛이 모여
묵묵히 생명을 빚다
뜸팡이처럼 솟구쳐
튼튼한 별류 잡초를 소리 없이 만들었다
그래서
술 취한 장화와 짚차가 늘 밟고 지나가도
잡초는 그 고무 냄새의 고통을 즐기고
잡초는 사람들이 자기 이름을 숨기고
즐겁게 이웃을 험담하여도
말없이
늘 씩씩하게 조용히 다 듣고 있다
그래서
빗물을 눈물 삼아 붙들고 울다가
친구들은 잡초 시인
나는 잡초 신학자가 되었다
시
조덕영
전 한국문학연구회 충북지부 사무국장, 전 월간 새벗 편집자문위원, 1978년 <충청문예>에 시(독경 소리는 젖어서)를 내며 고향에서 시인 고 고찬재(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정재현(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정한용(시인), 한우진(시인), 홍종관(대구교대 교육심리학 교수, 목사), 서효원(무도인) 등과 교류하며 동인 활동. 기독교 최초 한국기독교 최고 권위의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어린이도서부문 최우수상을 2년 연속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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