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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최고관리자 (110.35.187.242) 조회 : 8,298
제재소(製材所) 톱밥
공터에 눈이 쌓이고
原木 더미에 박힌
찬란한 얼음 부스러기
발 묻힌 판자 울타리 타고
그 겨울에 내리던
질퍽거리는
톱밥들
질긴 겨울이 잘려 나가는 소리
原木 캐던 손끝에 살 드러낸 송진들
德順네 가게는 문이 굳게 닫히고
城南洞 국밥 냄새만이 느리게 번지는
겨울이 부근에 서성거릴 때
나는 그 거친 겨울을 본다
製材所 일꾼
都氏 아저씨가 흘리던
팔뚝 같은 눈물을
벙거지에 얹힌 찬란한 겨울눈을
都氏 아저씨의
톱밥 속에서 튀어 오르던------
*고향 예성에 큰 제재소가 있었다. 철 없던 아이들에겐 아지트요 놀이터였다. 그 겨울 어느 날, 제재소 일꾼 도씨 아저씨가 울고 계셨다. 도씨 아저씨 손가락은 붕대에 감겨있었다. 아저씨 생명보다 귀한 손가락이 잘려 나갔다. 큰 바위 같았던 아저씨도 눈물이 있는 분이라는 것을 그때 새삼 알았다.
시
조덕영
전 한국문학연구회 충북지부 사무국장, 전 국내최장수 월간지 <새벗> 편집위원, 1978년 <충청문예>에 시(독경 소리는 젖어서)를 내며 고향에서 시인 고 고찬재(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정재현(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정한용(시인), 한우진(시인), 홍종관(대구교대 교육심리학 교수, 목사), 서효원(무도인) 등과 교류하며 동인 활동. 기독교 최초 한국기독교 최고 권위의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어린이도서부문 최우수상을 2년 연속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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