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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해석/성경 관련 변증(질의 응답)

성찬용 떡과 포도주는 반드시 무발효떡(무교병), 무알콜 포도주여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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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알콜, 무교병 성찬이 성경적인가?

성경과학창조세계관신학

 

교회의 무형적 요소를 예술적 건축물로 유형화한 예배당 풍경

이 내용은 필자가 여러 번 본 블로그에서 다뤘던 내용입니다.

여기 다시 한번 정리하여 알려드립니다.

교파를 가르는 성만찬 규례

성만찬 규례는 교파를 가르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특별히 성찬에서 "임재"의 문제에 있어 로마 카톨릭(화체설, Transubstantiation), 루터파(공재설,Consubstantiation), 개혁파(영적 임재설, Spiritual presence), 쯔빙글리파(기념설, Symbolism/Commemoration)가 명확하게 갈라집니다. 또한 성만찬에 사용되는 떡(빵) 논쟁은 서방교회와 동방교회가 분열한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서방교회는 발효되지 않은 떡(빵)을 사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동방교회는 발효된 떡(빵)을 사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캔터베리의 대주교였던 안셀름(Anselm of Canterbury, 1033-1109)은 발효되었건 되지 않았건 중요한 것은 그것이 떡(빵)이라는 사실일 뿐이라고 가톨릭과 다른 주장을 폈습니다.

교파 마다 어떻게 다른가?

떡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의 실체로 변한다고 믿는 카톨릭(화체설)은 떡과 포도주 관리도 철저히 합니다. 한국 가톨릭의 경우 과거 마주앙 포도주를 만들던 두산 그룹에서 가톨릭 성찬용 포도주를 별도 관리하여 제작하였습니다. 사도 바울이 잠시 거쳐갔던 사모스 섬은 뛰어난 포도와 포도주 산지인데 여기서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의 공인 포도주를 공급한다고 홍보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기념설이나 영적 임재설을 따르는 교단에서는 성만찬을 주님의 죽으심에 대한 상징적 표현으로 받아들이므로(고전 11:26) 떡과 포도주 관리에 로마 가톨릭처럼 엄격한 규례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또한 일부 교단(일부 재세례파 계열의 침례교 등)의 경우 성경의 포도주는 포도주가 아니라 포도즙이라 집착하면서 무말콜 포도즙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진정한 무알콜, 무교병 성찬이 성경적인가? 가능하기는 한가?

우리 몸은 약 100,000,000,000,000(100조)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몸의 미생물들은 1000조개가 넘습니다. 그러니 아기 볼에 뽀뽀를 하면 실은 미생물들에게 뽀뽀하는 격인 것이지요. 인간 몸 속에만 이렇게 많은 미생물들이 존재하니 세상이 얼마나 미생물들로 가득차 있는 지 알 수 있지요.

발효를 일으키는 뜸팡이들(효모)도 수 천 종류가 있습니다. 밀가루와 포도에도 당연히 수많은 뜸팡이(효모균, 酵母菌)들이 붙어 있습니다. 따라서 빵과 포도주를 만들기 위해 손과 발로 밀가루를 반죽하고 포도를 으깨기 시작하면 온갖 미생물들이 달라붙고 발효는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따라서 성경이 말하는 무교병이나 포도즙은 순수한 의미의 완전한 무교병이나 포도즙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교병과 무알콜 포도즙에 집착하는 교파일지라도 엄밀한 의미에서 완전한 무교병이나 포도주가 아닌 100% 무알콜포도즙으로 성찬을 치루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예수님의 몸과 피가 무교병이요 포도주"인 것이지 100% 무교병이나 포도즙이 예수님의 몸과 피는 아닌 것이지요.

예수님과 제자들의 최후성만찬조차 수많은 효모균이 붙어있는 빵과 포도주였을 것입니다. 빵과 포도주 종류는 아무 상관이 없었습니다. 예수님이 드시고 먹으면 성찬인 것이요. 값비싼 의자와 마이크도 술집에 있으면 술집 탁자와 마이크이지만 "구유"처럼 소박한 성구도 거룩한 교회에 있으면 성구가 되는 것이지요.

혈우병이 예수님을 오염시키는 것이 아닌 혈우병 환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을 때 오히려 그 질병이 치유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무알콜, 무교병의 치명적인 현실적 문제들(마음의 무교병, 마음의 무알콜이 중요하다)

성경이 성찬용으로 무교병과 포도즙을 집착한다는 증거도 없을 뿐더러 떡과 포도주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교회 권사께서 성찬용으로 기도하고 집에서 수백 명 먹을 수 있는 포도주를 담궈 왔을 때 포도즙에 집착하여 그 포도주를 알콜 검사하여 알콜 0.01% 들었다고 퇴짜 놓는 강심장을 가진 교회 목사는 없을 것입니다. 교회는 화목이 중요합니다. 화체설을 믿는 카톨릭이 아닌 개신교에서 100% 무알콜 포도즙이 현실상 불가능한 이상 성도들이 준비해 오는 떡과 포도주에 대해 교회 화목을 위한 덕스럽고 지혜롭고 은혜로운 처신이 중요합니다.

둘째, 100% 순수한 무교병과 순수 포도즙을 만드는 경우 그 제조 비용과 보관 비용과 운반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의 문제도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발효공학적으로 밀가루와 과즙을 가열 살균한 다음 무균 상태에서 완전 무교병과 완전 멸균 포도즙을 만드는 것도 가능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천문학적 비용은 누가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 과연 예수님께서 그런 류의 무교병과 포도즙을 요구하실까요? 그건 성서를 문자적으로 믿는 근본주의자들의 집착일 뿐입니다.

포도 자체를 구경도 못한 북극이나 외딴 섬 지역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성찬도 하지 말아야 할까요? 만일 정말 무균 무교병과 무균 포도즙이 필요하다면 성만찬 전에 무균 테스트를 실시하여야 하고 무균 테스트에서 뜸팡이균들이 발견되면 전부 폐기 처리해야 하는 이런 우수꽝스럽고 난감스러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신자들은 무균테스트 실험실과 무균처리 시설까지 갖추어 이런 빵과 포도주를 제작 보유한 대형교회나 성당으로 몰려가고 그런 시설을 갖추지 못한 개척교회는 모두 문을 닫고 말 것입니다.

교회에는 무균 테스트 실험실뿐 아니라 저처럼 발효와 식품 위생학을 공부한 목사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성찬에 대한 바른 마음과 태도

기독교는 과학으로 우리를 평가하는 종교가 아닙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제 29장. 7)에 있는 것처럼 성례는 유형한 요소에 외적으로 참여하면서 신앙에 의해 내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찬은 그리스도의 살과 피가 육체적으로 떡과 포도주 안에 함께 혹은 아래 있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와 그의 죽으심에서 오는 모든 은혜를 참으로 영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물질이 우리에게 영적 은혜를 유발하는 게 아닙니다. 중심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주의 만찬은 떡과 포도주 종류에 대한 집착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합당하게 성례에 참여하여 주의 몸과 피를 범하는 죄를 짓지 말아야 하고 주님의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산 자와 죽은 자의 죄 사함을 위해 십자가 위에 자신을 바치신 일을 기념하고 그 일을 감사하며 세상 끝날까지 이 거룩한 예식을 지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참고로, 혹시 알콜이 들어간 성찬에 참여한(포도주를 마신) 성도나 목회자들은 운전을 조심해야 겠지요. 과거 예장 합동 교단의 모 유명 목사는 집회를 위해 참석한 타 교회 성찬에 참여하고 고민 끝에 당일 운전을 포기했다는 내용을 어떤 책에서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이 신앙적 바른 태도입니다.

조덕영 목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 박사, 식품제조가공기사 1급, QC품질관리 1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