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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신앙의 눈으로 세상 바라보기)/느낌이 있는 시

장날(느낌이 있는 시 3, 조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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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장날을 빼 닮은 진한 냄새가 어울리는 독일 북부 시골 풍경

 

느낌이 있는 시 3- 장날          

 

 글쓴이 : 최고관리자 (110.35.187.242)

 조회 : 8,486  

장날


내가 노래하지 않아도
내 고향 예성의 5월은
장날로부터 시작된다, 누가 분명 노래했네
온 들 잡초들이 부산한 힘을 내고
마스막재 넘어 친구의 점퍼에 깊은 봄 향기가 배어올 때
스스로 장날은 사과 꽃 향기와 섞여
힘찬 한 해의 뼈대를 익숙하게 예비하네

무학 시장 장류의 냄새가 보수적이듯
5월은 냄새조차 늘 보수적이라

하지만
노래는 여전히 진보가 되어야 하기에
시 쓰기는 늘 여기서 서성이네

그래도
국밥 냄새 향기에 취해 살아온 나는
5월의 장날에 당연히 취해버리네

할머니의 때 절은 손톱 속에 아이들 꽃핀이 소중하게 반짝이고
대장간 도씨 아저씨 팔뚝이 거룩한 힘줄을 뿜어낼 때
낯설어하는 몇몇 어린 강아지들과
완행열차처럼 달려온 삶의 순례의 소리들과
음식과 사람 냄새가 서로 어울려
누가 장날처럼
거친 방황과 두려움과 슬픔과 그리움과 눈물을
너그럽게 품고 닦아줄 수 있을까

낯설고 고된
이곳에 오면 그래도 소슬 바람이
그 피곤한 순례 길 따라
다시 세상을 향해 걸을 수 있기에
장날의 만두국처럼 익숙한
사랑은 넉넉하게 여전히 박혀있네
 

조덕영

전 한국문학연구회 충북지부 사무국장, 전 월간 새벗 편집자문위원, 1978년 <충청문예>에 시(독경 소리는 젖어서)를 내며 고향에서 시인 고 고찬재(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정재현(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정한용(시인), 한우진(시인), 홍종관(대구교대 교수, 목사) 등과 교류하며 동인 활동. 기독교 최초로 한국기독교 최고 권위의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최우수상 어린이도서부문 2년 연속 수상.

 

김현삼 

 112.145.121.60     

목사님의 음성이 막 들리네요
줄줄 읽어 주시는 듯
주저 없이 물 흐르듯
아름다운 정서의 그림한장 남겨 놓았습니다.

오늘도 평안하시고 강건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김현삼 배상

최고관리자 

 110.35.187.242    

김 목사님 반갑습니다.

좋은 시도 많이 쓰시고
자주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