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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신학과 철학

철학의 누스(nous)와 성경의 신은 어떤 관련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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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철학(아낙사고라스)의 누스(nous)와 성경의 신은 어떤 관련이 있나요?

아리스토텔레스(데살로니키 광장)

A.)

 

1) 정신, 마음, 이성이라는 의미를 가진 누스는 고대 헬라어로 철학자 아낙사고라스(Anaxagoras, 주전 500-428)가 처음 사용한 단어입니다.

 

2) 이오니아의 밀레투스(성경 사도행전의 밀레도) 지방에서 시작된 초대 철학의 중심인물들은 일종의 만물 기원론을 다룬 자연철학(Physica)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초대 철학의 이 같은 질료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인간에 대한 관심으로 넘어오게 됩니다.

 

3) 엠페도클레스가 물, 불, 흙, 공기라는 4 원소를 질료의 기본 원소로 본 반면 아낙사고라스는 질료는 수많은 원소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질료의 힘 자체는 보다 관념적인 비물질적인 실체로부터 온다고 보았는데 그것을 바로 “누스”라고 했습니다.

 

즉 아낙사고라스는 질료의 세계와 다른 인간이 가진 정신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일깨운 철학자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낙사고라스가 신을 믿은 것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는 오히려 신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 받고 도망자 신세가 되어 처량하게 죽었습니다.

 

4) 아낙사고라스의 누스에는 여전히 물질적 요소가 남아 그는 누스를 정신적 입자로 이해했지요. 이 누스에서 물질적 요소를 제거하고 완전한 정신적 요소로 탄생 시킨 인물은 플라톤(주전 427-347)이었습니다. ㅊ플라톤에게 있어 누스는 이데아(Idea)를 볼 수 있는 참된 원천이었습니다.

 

5) 아리스토텔레스 또한 누스를 강조합니다.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누스”를 플라톤의 이상주의적 이데아론에 반발해 현실적 의미를 강조하면서 아예 현실 속에서 이 초월의 “누스”를 추구합니다.

 

이것이 아리스토텔레스의 탈인격적 신이었습니다. “부동의 동자”(Unmoved Mover) 개념도 그런 것입니다.

 

6) 초기 자연철학자들이 신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했다면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은 오히려 토마스 아퀴나스로 상징되는 중세 시대에 로마 카톨릭의 자연신학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스콜라 신학자들은 성경의 신과 신으로서의 “누스”의 유사성을 찾으려 했던 것이지요.

 

7) 따라서 기독교 관점에서 누스 사상을 바른 신학이나 좋은 신학이라고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