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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신학 질의 응답

실존주의는 성경적인가요? 폴 틸리히도 실존주의 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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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는 성경적인가요? Q.) 어떤 자료에 보니 폴 틸리히를 실존주의 지지자라 하던데 신학의 관점에서 실존주의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요?

 

 

Q.)

어떤 자료에 보니 폴 틸리히를 실존주의 지지자라 하던데 신학의 관점에서 실존주의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요?

 

 

A.)

1. 실존주의는 본래 이성에 바탕을 둔 합리주의에 대한 반동의 성격을 가지고 나타난 철학사상이었습니다. 실존주의자들이 "합리주의가 사람에 관심을 두지 않고 사람들의 정신적,물질적 곤궁을 도외시했다"고 비판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 철학의 출발이 이성적인 자연철학에서 인간에 대한 관심으로 넘어왔던 것처럼 학문도 돌고 도는 경향이 있지요.

 

2. 이렇게 실존주의자들의 주 된 관심은 인간의 실존적 삶의 영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존주의는 그 인간의 공통의 본질보다 개별적인 각 개인의 삶을 중시합니다. 개별의 삶을 존중하면 인간 개인 경험론에 빠져 버리게 되고 자신의 체험 중심에 빠져버리니 난해해지기 마련입니다.

3. 장 폴 사르트르의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말은 아주 유명한 선언이었지요. 즉 실존주의의 관심 영역은 삶의 본질, 내면, 근심과 고뇌, 불합리, 두려움, 죽음, 존재와 실존, 개인의 선택 등이 모두 포함 됩니다. 그런데 이것이 개인 체험 영역으로 들어가면 이성적 파악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개인의 실존적 영역은 난해해지기 마련이지요. 싸르트르의 소설 <구토>가 아주 난해한 이유입니다.

 

4. 이 실존주의는 철학의 영역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인간이 관여된 연극, 미술, 음악, 문학, 시, 정신분석, 심리, 철학 등이 망라되었지요. 삶의 정황 속 인간의 내면의 문제이다 보니 기독교 실존주의, 무신론적 실존주의 등으로도 확장되었습니다. 심지어 문학적, 유대교 실존주의도 있지요.

 

5. 대표적인 실존철학자로는 기독교철학에 키엘 케골, 철학자로 칼 야스퍼스, 하이덱거. 소설가 까뮈, 무신론 철학자로는 장 폴 싸르트르가 있습니다.

 

6. 이 같이 인간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인간 중심의 실존주의 영역이, 인간의 문제를 주로 다루는 신학자들의 관심의 범위와 유사한 점이 있기에 칼 바르트, 루돌프 불트만, 폴 틸리히 같은 현대신학자들이 실존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7. 기독교 신학은 본질적으로 계시 신앙에 바탕을 둔 신학입니다. 즉 위로부터(계시, 즉 초월 계시)의 신학이지요. 하지만  반대로 성경에서 출발하지 않은 아래로부터의 신학이라는 점에서 정통에서 벗어난 신정통신학이나 자유주의신학자들이 왜 실존주의에 긍정적 관심을 기울였는 지 그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존주의에서 사신(死神) 신학의 뿌리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겠지요.

 

도움이 되었기 바랍니다.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조덕영 교수(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