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어거스틴의 예정론을 따랐다는 점에서 종교개혁자들인 루터와 칼빈과 쯔빙글리가 큰 차이가 없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근데 왜 루터의 제자들은 예정 교리를 반대하였을까? 궁금합니다.
A.)
1) 칼빈과 칼빈주의(칼빈주의 안에서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음)가 조금 다르고 루터와 루터주의가 조금 다릅니다.
2) 하지만 칼빈이나 루터나 모두 성경만을 유일한 규범(Sola Scriptura, norma normans)으로 한다는 점에서 종교개혁자로서 서로 간에 큰 간극은 없습니다.
3)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성경 해석에 있어 미세 조정이 이루어질 뿐입니다.
4) 그러면서 칼빈과 칼빈주의, 루터와 루터파들 사이에서도 서로의 입장에 있어 성경에 비추어 해석함에 있어 미세하게 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5) 그리고 질문하신 예정 교리는 "이신칭의"와 "십자가 신학"이 중심인 루터에게 핵심 관심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루터의 유명한 "노예 의지"는 칼빈보다 먼저 종교 개혁의 깃발을 높이 든 루터에게서도 분명한 예정론적 주장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6) 따라서 루터 사후 일치 신조(1577년)를 통해 루터파는 이 문제를 정리하였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예정론을 부정하거나 아니면 전적으로 따른다는 그런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즉 수정된 형태의 예정 교리라 할 수 있겠습니다.
칼빈, 루터, 멜랑흐톤(왼쪽부터, 멜랑흐톤 하우스 전시물)
그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하나님의 예지와 영원한 선택 사이의 구별을 부지런히 살펴야 함
2. 하나님은 만물이 발생하기 전의 모든 것을 아신다
3. 이 예지는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에게 두루 미친다
4. 하나님의 예정과 선택은 그가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순수한 자녀들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진다. 예정은 그들의 구원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5. 우리는 하나님의 은밀한 권고 속에서 이 예정을 살필 것이 아니라 그가 예정을 계시하신 말씀 안에서 찾아보아야 한다.
6. 기록된 대로 하나님은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셨다(엡 1:4)”
7. 그리스도는 죄인들을 부르신다
8. 선택을 이성이나 하나님의 율법을 기초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9. 거룩한 복음을 통해서만 그리스도를 배워라
10. 하나님의 영원한 선택 교리는 계시된 하나님의 뜻에 관심을 갖고 바울이 로마서에 기록한 질서를 준수하는 사람에게 유익이 되며 위로가 된다.
11. 잘못은 하나님이나 그의 선택에 있지 않고 사람들 자신의 악함에 있다(벧후 2:2; 히 12:25)
12.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말씀에 계시된 만큼만 하나님의 영원한 선택 교리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13. 말씀을 굳게 지켜라
14. 하나님의 선택 교리와 그 간단한 해설를 통해서도 전적으로 하나님께 그 영광을 돌려라
아주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조덕영 교수(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 T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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