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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송창식 노래 가사로 유명해진
"푸르는 날"
서정주 시집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열음사 간)에서
민족 시인 서정주, 우리말 가운데 가장 큰 시인 미당 서정주와 성경
-미당의 고향, 전북 고창 <서정주 문학관> 내에서-
동국대와 인연이 깊었던
미당이 언제 그리스도인이 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복음이 흥왕한 호남 출신으로
아마도 노년이 되어 자녀의 권면과
전도때문이었을 거라 여겨진다.
<한국어의 美學>을 다루면서
미당은
요한복음 1장 1절(태초에 말씀이 계셔,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을 인용하며
우리 한국사람들은 이스라엘사람이나 서양인들과 달리,
하나님의 의견과도 썩 잘 맞는
마음 속의 진정과 진실을 영 말로는 잘 할 줄 모르는
"쑥"이라 한 구절이 생각난다.
젊은 날의 친일문학 논쟁을 넘어
미당은
옛 젊은 문학도들이 반드시 음미하고 극복하고 거쳐야하는
한국어 미학의 절정을 보여준
시인이었다.
조덕영 박사(신학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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