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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신앙/창조와 과학

설계 논증과 지적설계와 창조과학(창조와 진화, 11-2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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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논증과 지적설계와 창조과학(창조론과 진화론, 11-2강)

교재: 강건일 박사(창조론과 진화론 이해)

조덕영 교수(조직신학, Th. D.)

1. 설계 논증: 윌리엄 팔레이(1743-1805, 성공회 사제)

 

1) 자연계에 나타난 설계 또는 목적으로 보이는 것을 증거로 하나님의 존재를 논증하는 것

2) 팔레이의 <자연 신학>(1802)의 시계공 논증

(1) 집마다 지으신 이가 있으니 만물을 지으신 이는 하나님(히 3:4)

(2) 우주의 질서, 생명 구조의 정교함과 조화와 질서

3) 철학자 데이빗 흄의 <자연 종교에 대한 대화>

(1) 데미아 : 

고전적 유신론자. 신은 상상할 수도 유추할 수도 없다. 회의론자 필로와 설계논증의 클레안테스 반박.

(2) 클레안테스: 

신은 인간과 유사하다. 인간의 속성에서 신의 속성을 발견할 수 있다. 회의론에 대해 일종의 회의를 가지고 있으며 주로 필로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논거가 옳음을 입증하려하는 공격적 토론자.

(3) 필로: 

회의론자로 냉정한 분석으로 클레안테스의 유비논증 반박.

 

2. 지적설계

1) 지적설계의 배경과 역사(페일리 논증 복습과 지적설계) 

(1) 수세기 동안 신학자들은 자연은 자연 자체로는 설명할 수 없고 자연을 넘어선 지성을 필요로 하는 특징들을 보여 주고 있다고 논증해 왔다. 그런 의미에서 설계 논증은 낡은 것이다. 그렇기는 하나 설계 논증은 철학이나 종교 시간에 여전히 가르쳐지고 있다. 가장 유명한 설계 논증이 바로 윌리엄 페일리(William Paley, 1743-1805)의 시계공 논증이다. 

(2) 페일리(Paley)에 따르면 만일 우리가 들판에서 시계를 보았다면, 그 시계가 지닌 지적인 목적에 대한 적합성을 볼 때 그것이 지성의 산물이며 단순히 방향성이 없는 자연적 과정의 결과가 아님을 보증한다. 즉 시계는 한 지적인 목적을 위해 결합된 것이다. 따라서 유기체에서의 목적에 대한 놀라운 적합성은, 전체 유기체의 수준에서든 여러 기관의 수준에서든 그것이 지성의 산물임을 보증한다고 주장한다. 

 

(3) 이 같은 직관적 호소력에도 불구하고, 페일리의 논증은 최근까지 유효하지 않았다. 그 반론의 선두에는 데이빗 흄(D. Hume)이 있다. 흄은 페일리의 목적론적 논증에 대해 필로(Philo)라는 회의주의자를 등장시켜 반론을 제시하였다. 인간의 창작물이란 자연물과 다르므로 자연 속 설계(design)가 지시하는 신이라면 인간 지성과 다르게 반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 속에 불완전성이 내재한다는 것은 자연 속의 설계 또한 불완전할 뿐이다. 이것은 우연에 의한 산물일 뿐이라고 반증하였다. 또한 그는 이 세상에 악이 존재하는 것이야말로 전통적인 하나님의 설계 논증을 악화시키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흄의 논증은 지금까지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는데 버트란트 러셀은 흄의 논증을 환영한 반면 아인슈타인은 여기에 동조하지 않는다. 아무튼 흄의 주장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페일리의 주장은 잠잠해졌다. 

 

(4) 하지만 1990년대 설계는 새로운 모습을 가지고 폭발적으로 소생하였다. 과학자들은 설계가 과학적인 이론으로서 엄밀하게 구성될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페일리 이후 지난 140 여 년간 설계가 과학의 주류로부터 떨어져 있었던 것은 지적인 원인에 의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정밀한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변론한다. 설계가 많은 열매를 맺는 과학적 개념이 되기 위해서는 과학자들은 무언가가 설계되었는지를 확실히 결정할 수 있다고 확신해야만 한다.

(5) 즉, 대타가 아닌 그 치유책(The Cure)으로 나타난 것이 바로 '지적설계'로 알려진 과학 연구의 새로운 프로그램이다. <지적설계>는 과거의 설계 논증(자연신학)과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지적설계는 완전히 과학적인 이론으로 만들어서 철학자들의 설계 논증이나 전통적으로 “자연신학”으로 불렸던 것과 구별하여 지적인 원인의 경험적 탐지 가능성을 열고자 의도한다고 역설한다. 

(6) 자연신학이 자연의 데이터로부터 직접 완벽함을 지닌 기독교의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와 속성에 대한 논증을 함에 비해 지적설계는 더욱 조심스럽고 강력하고 세밀한 자연신학이다. 자연 설계의 관찰 가능한 특징들로부터 그런 특징들을 생기도록 작용한 지성을 추론한다. 자연신학의 논증이 소박하고 초라한 미숙한 철학적 직관이었다면 설계는 견고한 과학적 연구 프로그램으로 본다. 

 

2) 찰스 텍스턴의 『생명의 기원의 신비』

(1) 1984년 『생명의 기원의 신비』를 출판한 찰스 텍스턴(Charls B. Taxton)은 진화론에 비판적인 견해를 표명한다. 텍스턴은 1989년에 출판한 『판다와 사람』에서 유전자의 정보가 자연선택이라는 메커니즘에 의해서는 만들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정보의 원인으로 지적 설계의 가능성을 제안했다. 

(2) 그의 제안은 유전자의 이중 나선형 구조가 밝혀진 1953년 이후, 30년 이상 축적된 자료를 연구한 결과에서 나온 것이다. 텍스턴 등의 지적 설계 개념은 진화론의 핵심을 직접 겨냥한 것이었으므로, 창조과학적 창조론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3) 생물학자의 설계론은 진화론이 추방한 창조론에 대해 다시금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심판대 위의 다윈』(1992)을 출판한 법학자 필립 존슨(Philip Johnson)이 논쟁에서 사용한 진화론의 자료들에 의문을 제기한 시기를 지적 설계론이 등장한 때로 보고 있다(이 책의 추천사는 필자의 논고로 김영길 박사 이름으로 책에 실림). 진화론과의 논쟁을 지적 설계라는 학술적 차원으로 발전시킨 인물은 1996년 『다윈의 블랙박스』를 출판한 리하이대학의 생물학 교수 마이클 베히(Michael Behe)였다. 그는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irreducible complexity)을 가지고 설계에 접근한다. 베히에 의하면 생물은 진화적 방법으로는 발생될 수 없고, 결국 지적 존재의 설계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다. 비히의 이론을 좀 더 체계적으로 발전시킨 인물이 수학자요 철학자, 신학자인 윌리암 뎀스키(William Dembski)였다. 뎀스키는 1998년 출판한 『설계추론』에서 '특정화된 복잡성'(specified complexity)을 지적 설계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에 의하면 인간에게는 지적 원인의 탐지가 경험적 판단으로 가능하다. 인간은 어떤 복잡한 구조가 어떤 목적성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설계의 산물임을 추론할 수 있고, 아무리 복잡한 구조라도 정보의 의미가 없는 경우에는 목적성이 없는 자연적 원인에 의한 산물로 구분할 수 있다.

필립 존슨

3. 지적설계 삼총사

*<심판대 위의 다윈>의 필립 존슨

*<다윈의 블랙박스>의 마이클 베히

*<지적설계>의 윌리엄 뎀스키

 

(1) 지적설계 운동의 흐름은 1991년 출판된 필립 존슨(Phillip E. Johnson)의 저서 「심판대 위의 다윈」(Darwin on Trial)으로부터 촉발되었다. 이 책은 처음 자연신학의 아류를 따라 반짝하다가 소멸될 주장으로 비쳐졌다. 존슨 이전에도 그런 흐름은 있어왔기 때문이다. 미 법학자 필립 존슨은 각주 없이 연구 노트(research note)가 달린 논문에서 기원의 문제에 대해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진화론을 논박하며 과학적 증거를 들이댔다. 1995년에는 ⌜위기에 처한 이성⌟을 통해 자연주의에 대해 신랄히 비판하였다. 존슨은 이런 과정을 통해 지적설계 논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2) 1996년에는 마이클 베히(Michael Behe)의 『다윈의 블랙박스(Darwin's Black Box)』라는 지적설계를 옹호하는 책이 나왔다. 카톨릭 신앙 배경의 생화학자인 마이클 베히는 이 책에서 어떤 생화학적 시스템들은 다윈의 메커니즘으로 결코 생성될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베히는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irreducible complexity, IC)'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지적설계의 기준으로 제시하였다. 여기서 주관적인 감정과 달리 경험적으로 지적설계를 탐지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그 해 바이올라(Biola) 대학은 크리스천 리더십 미니스트리(1996. 11월 14-17일)를 통해 지적설계에 대한 모든 전문가들을 망라한 이벤트를 개최한다. 그 내용은 바로 책으로 출판되었다. 

 

(3) 존슨은 1997년 ⌜다윈주의 허물기⌟라는 좀더 대중을 상대한 책에서 지적설계를 다룬다. 그런데 이번에는 금새 강력한 동조 그룹을 만들고 물줄기를 형성하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존슨이라는 유력 인물의 대표성이 사람들을 움직인 것일까?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존슨은 다윈의 이론이 자연주의라는 철학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그는 창조의 핵심은 타이밍이나 메카니즘이 아니라 목적을 가지고 설계되었다는 데에 있다고 역설하였다. 

 

(4) 고전적인 설계 논증은 설계라는 개념, 혹은 설계되었다고 판명할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예를 들면 디오게네스(Diogenes)는 사계절의 배열이 너무도 놀랍고 완벽해서 지성이 개입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만약 그가 하와이에 살았다면 한 계절만 계속되는 것이야말로 완벽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설계 논증이 이런 식으로 개인적인 느낌에 크게 의존할 경우 설득력이 없게 된다. 이점을 이해한 지적설계의 주요 인물들은 1992년 이후 지적설계에서 주관적인 것을 제거하고 객관화시키는 일에 주력하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이들의 생각은 과학의 환원주의적 경향이 증폭되면서 이미 예견이 되어왔다. 환원주의란 어떤 대상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점점 더 잘개 쪼개어 갈 필요가 있다는 태도이다. 분자생물학에 있어 환원주의는 생물 시스템을 구성하는 부분들의 물리적 상호 작용으로 완전하게 이해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것은 설계 논증에 바로 채용되었다. 

 

(5) 1998년과 1999년 중요한 책이 연이어 출판되었다. 윌리엄 뎀스키(William Dembski)의 『설계 추론(Design Inference)』과 지적설계(Intelligent Design)가 바로 그것이다. 비로소 지적설계라는 용어가 단단히 자리 잡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들 책에서 뎀스키는 지적설계를 탐지하는 과정을 수학과 형식논리학을 사용하여 엄밀하게 구성해내었다. 뎀스키는 지적설계를 정보이론으로 기술함으로써 주관적인 느낌 같은 것을 완전히 배제하려고 애를 썼다. 뎀스키는 『지적설계(Intelligent Design)』의 서문에서 “지적설계는 하나의 과학적 연구 프로그램이며, 학문 영역에서의 자연주의에 대한 도전이며, 하나님의 활동을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라고 주장하였다. 

(6) 최근에는 이 운동에 대단히 많은 일련의 학자들이 뛰어들고 있다. 한국에서는 주로 창조과학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김창환(서울대), 김영식(서울대), 김정훈(연세대 의대), 도명술(한동대), 현창기(한동대), 이승엽(서강대) 박사 등이 대표적인 학자들이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창조⌟지에 지적설계 관련 칼럼이나 논문을 발표하여 국내에 관심을 고조 시켰다. 이승엽 교수(서강대 기계공학과)는 현재 창조과학 운동을 떠나 지적설계 운동에 매진하면서 국내 지적설계 운동의 중심이 되었다. 

 

(7) 지적설계 운동의 주도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인 윌리엄 뎀스키는 지적 설계의 세 측면이 ‘(1) 지적 원인의 결과 탐구의 과학적 연구 프로그램과 (2) 다윈주의와 그 자연주의적 유산에 도전하는 지적 운동 그리고 (3) 신적 활동을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8) 이를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irreducible complexity)'이라는 개념이다. 마이클 베히(Behe)는 이것을 ‘어떤 체계가 있어서 그 체계가 여러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만일 그 중의 한 요소라도 빠지면 전체 체계가 전혀 기능하지 못하는 경우 이것을 환원불가능한 복잡성’이라고 부른다. 베히(Behe)는 다윈(Darwin) 자신의 말을 인용하면서 환원불가능한 복잡성은 자연선택을 통한 점진적인 진화를 통해서는 생성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마지막 요소가 첨가될 때까지 전혀 기능하지 못할 것이므로 무목적적인 자연선택을 통해서는 이러한 복잡성이 형성될 수가 없는 것이다. 베히(Behe) 주장의 핵심은 분자 생물학은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들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 하는 것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9) 그러나 지적 설계는 다르다. 지적인 원인 작용을 탐지할 때마다 그것들이 찾아내는 밑바닥에 있는 본체는 정보(information)이다. 지적 설계는 정보 이론으로 적절하게 정식화할 수 있다. 그러한 이론에서는 정보는 과학적 탐구의 적절한 대상일 뿐만 아니라 지적 원인 작용의 믿을만한 지표가 된다. 그러므로 지적 설계는 정보를 탐지하고 측정하며 그 기원을 설명하고 그 흐름을 추적하는 이론이 된다. 지적 설계는 따라서 지적 원인 자체에 대한 연구가 아니라 지적 원인에 의해 유도된 정보의 경로에 대한 연구이다.

 

(10) 뎀스키(Dembski)는 역시 지적설계, 또는 지적 원인 작용은 과학적으로 탐지 가능(scientifically detectable)하다고 주장 한다 그가 도입한 개념은 설명을 찾아내는 여과기(explanatory filter)라는 개념이다.

무언가를 설명할 때 먼저 법칙에 의해 설명이 되는지 검사한다. 이것이 첫째 필터(filter)이다. 만일 설명이 충분치 못하면 다음에는 우연으로 설명이 되는지 본다. 이 경우 확률분포에 의해 예측되는 바와 비교함으로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것이 두 번째 필터(filter)가 되겠다. 우연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면 그때는 설계로 설명이 되는지 검사해본다. 사실은 설계의 산물일지라도 앞의 두 필터(filter)에 걸리는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법칙과 우연에 의해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데 설계로 설명이 된다면 이 경우는 설계의 산물임을 확실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렇게 지적설계의 산물을 그렇지 않은 것으로부터 구분하는 방법은 이미 기존 과학에서 존재하는데 예를 들면 법의학, 암호학(暗號學), 고고학, 그리고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와 같은 데에서 그렇다.

 

(11) 이러한 생각은 정보이론을 통하여 좀 더 엄밀하게 구성될 수 있다. 뎀스키는 '구체화된 복잡 특수 정보(Complex Specified Information; CSI)'라는 것을 정의한다. 복잡(complex)이란 말은 확률이 매우 작음을 의미하고 구체화된(specified)이란 말은 그 작은 확률의 사건이 다른 사건들과는 달리 구별되는 특정한 것이라는 의미이다. 생명은 정보와 관계가 있다. 우리 몸의 신진 대사(metabolism)와 모든 지적 활동은 DNA와 연결된다. 우리 인간은 DNA의 단백질 합성을 위한 정보 체계를 따라 움직이는 고도의 자동 제어 장치이다. 지적설계 운동가들에게 있어 이 DNA는 정보의 원초적 기원이다. 그리고 그 정보는 명백히 CSI이다.

 

이어서 뎀스키(Dembski)는 정보 보존 법칙(the law of conservation of information)을 정식화한다. CSI는 필연을 통하여 생성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경우 조건부 확률이 1인데 그러면 덧붙여지는 정보는 0이 되기 때문이다. CSI는 우연을 통하여 생성될 수도 없다. 확률이 너무 작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적인 요인으로는 CSI가 생성되지는 않는다.

 

(12) 이로부터 다음과 같은 결론들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첫째, CSI는 자연적인 요인만이 존재하는 닫힌 계에서는 일정하거나 감소한다. 둘째, CSI는 자발적(spontaneous)으로나 내생적(endogenous)으로나 자기 조직(organize itself)적으로 (생명의 기원 연구에서 사용되는 말이다.) 생성되지 않는다. 셋째, 자연적인 요인만이 존재하는 닫힌 계 안에 존재하는 CSI는 영원히 있어 왔거나 어떤 시점에서 외생적(exogenous)으로 더해진 것이다. 이 말은 지금은 닫혀있는 계가 항상 닫혀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마지막으로 유한한 시간동안만 존재해온 자연적인 요인만이 존재하는 닫힌 계는 그 안에 포함하고 있는 CSI를 닫힌 계가 되기 전에 어떻게든 받았다. 뎀스키(Dembski)에 따르면 CSI는 지적 설계(intelligent design)의 지표가 된다.

(13) 21세기에 들어서자 지적 설계론자들은 미국에서 사회적으로 공인된 과학적 또는 법률적 지위를 지적 설계론에 부여하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럼에도 이재신은 『진화는 가고 설계가 온다』(2017)고 주장한다. 이재신은 그의 책에서 2004년에 발생한 「워싱턴생물학회회보」 사건을 언급했다. 그것은 그 학회지에 캄브리아기 생물의 폭발적 출현을 진화론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고, 지적 설계론에 의해서만 설명이 가능한 현상이라고 주장하는 익명의 논문을 게재해서 문제가 되었던 사건이다. 이 논문의 게재에 대해 과학계가 반발하고 검찰의 수사까지 받게 되면서 담당기자가 징계 처분되었다. 문제의 논문은 후에 스티븐 마이어(Stephen C. Meyer)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2005년에는 펜실바니아주 도버시에서 공립학교 과학교육 수업 시간에 진화론과 지적 설계론을 함께 가르치는 문제로 벌어진 재판에서 지적 설계론은 과학이 아니므로 거부당했다는 사실도 적시했다. 스티븐 마이어는 이런 과정을 겪고 나서 『세포 속의 시그니처』(2009)와 『다윈의 의문』(2013)이라는 두 권의 책을 출판했다. 앞의 책은 지구에서 최초 생명의 출현이 지적 설계에 의한 것임을 주장하면서 진화론을 비판하고 있고, 뒤의 책은 캄브리아기 생물들의 폭발적 발생이 진화론의 방법에 의해서는 설명이 안 되므로 결국 지적설계에 의한 산물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재신은 그 책들의 대표 번역자이다. 그러나 마이어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지적 설계 논증이 여전히 비과학적이라는 과학계의 거부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을, 이재신은 사실대로 시인하고 있다. 이와 같이 지적 설계론 진영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과학계에 만연한 무신론적 경향성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과학적 방법론의 개념을 바꾸지 않으면 쉽게 시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 창조과학과 지적설계

조덕영 교수(창조신학연구소, 조직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