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경 해석/성경 관련 변증(질의 응답)

오직 킹제임스 성경만 바른 성경인가요?

728x90

오직 킹제임스 성경만 바른 성경인가?

멜랑흐톤의 성경과 서재(멜랑흐톤 하우스, 독일 비텐베르크 소재)

Q.)

킹제임스 성경만 오직 바른 성경인가요?

 

 

A.)

1) 제임스왕 흠정역(KJV, The King James Version)이 훌륭한 영역(英譯) 성경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오직 KJV만 바른 성경이고 다른 것들은 사단이 변개한 성경이라는 식의 주장은 분명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2) 영어 성경이 나오기 전, 영국에서는 고대 라틴어 성경벌게이트 성경이 공식 예배에서만 사용 되었습니다. 그러니 라틴어를 모르는 일반 대중들은 예배에서 사용되는 성경의 내용을 읽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지요. 이에 점차적으로 일반 대중들의 언어로 된 성경이 긴요하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3) 일반 대중들도 성경을 직접 읽을 권리가 있다고 계몽한 벌게이트 역의 대본인 위클리프 영역 성경(Wycliffe's Bible, 1380-1382)이 등장한 이후, KJV의 모태가 된 틴데일 성경(1525-1535)으로부터 1611KJV가 나오기까지 성경 영역의 역사는 복잡한 경로를 거쳤습니다.

 

4) 문제는 한 번도 이 흠정역이 교회나 국가에 의해 공식적으로 승인을 받은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흠정역만이 성령이 역사한 유일한 역본이라든가 흠정역만 읽어야 구원 받는 다는 등의 고집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한글흠정역이 나오기 전 우리 한국 성도들은 모두 구원 받지 못했다는 이상한 결론이 나오게 되면 안 되는 것이지요.

 

5) 마치 마귀는 하나님보다 능해서 성경조차 강력하게 변개 시켜 흠정역 이전의 모든 하나님 백성들을 지옥으로 끌고 갔다는 논리가 된다면 사단은 하나님보다 능한 아주 무섭고 능력 있는 존재가 되고 하나님은 모든 백성들이 추락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한 한 없이 초라하고 능력 없으신 분으로 매도되는 아주 이상한 신학이 등장할 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선하심과 전지전능 교리와 충돌합니다. 그 뿐 아니라 라틴어도 모르고 그 어떤 성경도 모르던 흠정역 이전의 영어권 신자들도 모두 구원 받지 못했다는 괴상한 모순에 빠져버릴 겁니다.

 

6) 1603년 제임스 1세는 성경에 오역(誤譯)이 많아 원전(原典)의 의미를 바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청교도 지도자 존 레이놀드(John Reynold)의 진언을 받아들여 54명의 왕실 작가들을 중심으로 흠정역 성경을 준비하게 됩니다. 당시 레이놀드는 옥스퍼드에 있는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의미를 가진 코르푸스 크리스티 대학(Corpus Christi College)의 학장이었습니다. 당시 제임스 1세는 칼빈주의자들이 보던 제네바 성경(Geneva Bible, 신약=1557, 구약=1560)을 탐탁지 않게 여겼으며 주교 성경(The Bishop's Bible, 1568)도 국왕 자신이 주도한 새로운 성경으로 대체되기를 바랐습니다. 즉 제임스왕 흠정역(KJV)은 제임스 국왕의 사심이 일부 들어있는 성경이었습니다.

 

6) 이 새로운 성경 번역을 위해 160754명의 왕실 작가들이 선정되어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웨스트민스터 대학의 6개 팀이 참여하게 됩니다. 케임브리지의 두 사람이 역대상에서 전도서와 외경까지를 맡았으며, 옥스퍼드에서 선발된 둘은 이사야에서 말라기, 사복음서, 사도행전과 요한계시록을 맡았고, 웨스터민스터에서 선발된 두 명은 창세기에서 열왕기하와 로마서에서 유다서까지를 할당받았습니다. 54명 중 주교 성경의 개정 작업에 실제 참여한 사람은 47명이었습니다. 가능하면 히브리어와 헬라어의 원문에 일치하도록 했고 만일 틴데일, 매튜, 카버데일, 휫처치, 제네바 등의 번역본이 성경 사본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주교 성경을 따르도록 했습니다. 사본은 하나의 사본이 아닌 당시 사용가능한 여러 사본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12세기에서 15세기까지 확인 된 신뢰성 있는 사본들은 모두 참조하였습니다. 또한 완곡(婉曲)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는 원전의 내용을 충분히 간결하고 적절하게 표현할 수가 없는 히브리어나 헬라어의 단어들을 설명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절대로 난외의 주를 달지 않도록 했습니다.

 

7) 새 번역본의 제 3판은 1611년에 나왔습니다. 그 후 찰스 1세의 집권 기간 중 장기 회의에서는 소위 흠정역 성경 개정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여 1629, 1638, 1653, 1701, 1762, 1769년과 그 후 두 차례의 후기 재판에서 사소한 개정이 이루어져 왔으며 마지막 3차 개정본은 옥스퍼드의 브레이니(Blayney) 박사에 의하여 만들어집니다. 이것은 1611년 판과 비교할 때 약 75,000군데나 수정되어 있었습니다. 새로운 성서 사본들이 발견되면서 KJV의 개정역(ERV, 1881-1885)1870년 캔터베리 종교회의를 거쳐 필립 샤프 위원장으로 하여 완성됩니다.

 

8) 이렇게 KJV도 단번에 완벽하게 기계적으로 번역된 책이 아니라 언어의 변천과 새로운 사본들을 참조하면서 많은 믿음의 일꾼들이 참여하여 사소한 수정과 변경이 지속되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흠정역 성경을 너무 유일무이한 성경이라고 절대시 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봅니다. 흠정역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은 좋으나 다른 성경은 모두 사단이 변개했다는 식의 주장은 결코 성경적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한글 흠정역은 초창기 급하게 제작되느라 문제가 많았습니다. 즉 한글 번역과 교정 상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 초기 한글 번역본을 내가 가지고 있었는 데 우리 교회 나오던 예수전도단 출신 한 형제가 빌려간 이후에 반납을 받지 못해 문제된 부분들을 지금 구체적으로 확인 할 수는 없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부끄러울 정도로 교정상 문제가 많았던 번역본이었습니다. 즉 충분한 검토나 교정 없이 졸속 번역되고 졸속 교정되었다는 증거입니다.

 

9) 그렇게 완벽해 보이는 KJV 자체도 성경 원본이 아닌 이상 완전한 성경은 아닙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תנין(T(h)annin)은 성경 12책에 29번 나오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에 대해 KJV는 tannim(14회)을 dragons(12), dragon(1), whale(1) 등으로 다르게 번역하고 있고, tannin(9회)은 dragon(5), serpent(2), whale(1), sea-monsters(1) 등 4 가지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tanninim(5회)은 dragons(3), serpants(1), whales(1) 등으로 서로 다르게 번역되고 thannoth(1)는 dragons­of(construct state)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용과 고래는 그 이미지가 전혀 다릅니다. 같은 단어가 이렇게 다르게 번역되었다는 것은 성경 독자들이 해석에 있어 결정적 오류를 범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KJV도 원본이 아니라 사본과 다른 역본을 참조한 역본에 불과하므로 당연히 이렇게 허점이 있는 것입니다.

 

10) 언어는 인간이 사용하는 것이고 바벨탑 언어 혼잡 이후로 늘 변화해 왔습니다. 30년 전 사람들이 생각하던 오렌지족과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오렌지족의 개념은 전혀 다릅니다. 30년 전 된장녀와 지금의 된장녀는 아마 전혀 의미가 다를 겁니다. 그래서 조선 시대 사람들과 지금 우리들이 시대를 초월하여 대화한다면 사극 드라마처럼 과연 자유롭게 이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통에 큰 어려움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언어는 늘 생명체처럼 변신합니다. 따라서 성경은 시대의 언어 변천을 따라 새롭게 번역될 당위성이 생기게 됩니다. 개역 성경의 어투만 해도 우리 세대는 좀 더 거룩한 말씀처럼 여겨져서 익숙하고 좋으나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고리타분하고 어색한 어법으로 느껴져서 그 내용이 마음에 잘 와 닿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개정판의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개역개정판이나 다른 한글 번역본들이 탄생한 배경이기도 하지요.

 

11) <개역 성서>1910년 신구약 공인역이 완역(신약은 주로 외국 선교사들이 번역, 구약은 흠정역과 중국어 성서 참조) 되자, 신문명수입으로 한국의 언어가 급격히 변화하는 과정에서 비평판 원문이 나왔다는 이유로 성경 개역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1912년 여러 선교사들과 한국 목사, 장로들이 하나가 되어 위원회를 구성하여 25년이라는 오랜 각고(刻苦)의 기간을 가진 끝에 완성(1937)한 성경이었습니다. 해방 이후 1949년 새로운 한글맞춤법 통일안에 따라 195210월 교정판이 나왔습니다. RSV와 네슬-알란트 판이 많이 참고 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지금의 개역개정판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과정을 사단이 성경을 변개한 것이라는 식으로 무시하는 것은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섭리와 역사하심에 대한 기본을 모르는 소치라고 봅니다.

 

12) 성경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바벨론에 포로(주전 586)로 가면서 가져간 사본이 맛소라 사본으로 발전하며 에스라가 귀환하면서 바벨론에서 가져온 사본과 팔레스틴 땅에 남아있던 사본을 대조하여 원시 사마리아 수정본을 만들고 애굽 알렉산드리아에서 발전한 고대 70인역 등이 발전하면서 구약 성경이 완성되어 갔고, 신약은 알렉산드리아(애굽, 이디오피아 등)와 동방 지역(가이사랴, 안디옥 등)과 서방 지역(이탈리아, 바티칸, 고올,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나타난 사본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들이 라틴역으로 발전하고 영어와 여러 나라 말로 번역되어 갔습니다. 따라서 흠정역이 좋은 성경이기는 하나 흠정역만 고집하는 것은 너무 편협된 신앙이요 전혀 성경적 근거가 없다고 봅니다.

 

 

이 전도사님! 반갑습니다^^ 늘 평안 하시죠? 자주 연락주세요^^

 

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덕영 목사(조직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