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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이슈들/건강과 식품과 치유

커피가 당뇨에 좋다고?(항 당뇨 효과), 인스턴트 커피(일명 커피 믹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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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항 당뇨 효과, 인스턴트 커피(일명 커피 믹스)는?

 

 

바리스타가 되신 모 목사님이 운영하시는 시골 모 카페서

 

커피의 매력

조금은 쌉싸레하면서도 전혀 약처럼 느껴지지는 않고 향긋한 방향(芳香)물질임은 분명한데 일반 향수나 향료는 분명 아닌 물질, 이것이 커피의 야릇한 매력이다. 이제 커피는 온 세계인의 기호식품이 되었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권오란 교수팀이 2013∼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남녀 1만1201명(남 4483명, 여 671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영양과 건강 저널’, 2019년 2월) 한국인의 평균 커피 섭취 빈도는 2008년 주 9회에서 2015년 주 12회로 늘었다. 권 교수는 “우리 국민은 인스턴트커피 분말에 설탕과 크리머 등 3종류의 재료가 섞인 3-in-1 커피를 물에 녹여 먹는 방식으로 커피를 주로 섭취 한다”고 했다. 커피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우리 국민의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인스턴트커피(일명 커피 믹스)는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커피는 무엇인가

커피는 커피나무(coffee arabica)의 종자(커피콩)를 섭씨 200-250도로 30분 내외로 볶아 가루로 만든 것으로 인스턴트커피는 커피콩을 볶아 그 침출액을 농축 건조한 것이다.

 

커피가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이전 먼저 종교 수행자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은 그 맛과 향 뿐 아니라 기도와 수행을 위해 잠을 쫓는 성분 때문이었을 것이다. 바로 카페인이다. 하지만 커피의 주요 성분은 카페인만이 아니다. 커피 속에는 화합물이 최소 2천 종류 넘게 들어있다. 그 가운데는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작용과 항암작용을 가진 물질들도 많이 있다. 볶은 커피의 경우 쓴맛을 내는 카페인(0.6%-2.2%) 뿐 아니라 이보다 훨씬 많은 섬유질(18-24%), 지방(12-14%), 단백질(13-14%), 떫은맛의 원인이 되는 탄닌(4-9%), 당분(1-8%), 회분(3-5%)이 있고 커피 특유의 향을 내는 카페론, 식초산, 많은 에스테르 류(類), 아세톤 류, furfural, valerianic acid 등이 있다. 카페인과 탄닌은 커피 뿐 아니라 차(茶, tea)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이뿐 아니다. 니코틴산이나 니코틴 아미드(담배의 니코틴이 전혀 아님)는 비타민 B3로 불리는 나이아신이다. 니코틴산의 양을 늘리면 고지혈증 치료제가 된다. 이들 비타민은 커피에 존재하지는 않으나 커피를 마셨을 때 놀랍게도 체내 대사(代謝)과정에서 간단하게 만들어진다. 결핵약 피라진아미드도 커피 성분 가운데 하나다. 최소한 커피가 제 2형 당뇨와 간암이나 만성간염, 알콜성 간경변증, 파킨슨병 등의 예방에 탁월하다는 연구가 속속 밝혀지고 있고 우울증(카페산)과 고혈압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2천 종에 달하는 이 커피의 성분들은 이밖에도 다양한 의약적 효능이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커피나무는 하나님께서 창조 당시 인류에게 허락한 식물 가운데 하나인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다(창 1:11-12). 그 나무 가운데서도 커피는 오늘날 그 양과 범위에 관한한 온 세계인들이 즐겨 마시는 제 1의 음료로 개발되었다. 그러니 최고의 보양식은 육식이 아니라 커피라고 해야 할 듯하다! 다만 설탕과 커피 크림이 들어가므로 건강을 생각한다면 적절히 첨가물은 조절해 마시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임산부나 수유기 여성이 초콜릿을 지나치게 즐기면 안 되는 것처럼 커피도 임산부 여성은 하루 대여섯 잔 이상 지나치게 즐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 너무 터무니없이 고급스럽고 비싼 커피를 즐기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커피의 항 당뇨 효과

 

그렇다면 커피의 항 당뇨 효과는 어디서 오는 걸까? 그것은 커피 속 카페스톨 성분에 기인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덴마크 오르후스대학병원의 쇠렌 그레게르센 박사 연구팀(내분비학‧내과의학)은 미국 화학회(ACS)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천연물 저널’(Journal of Natural Products)에 2017년 8월 게재한 보고서에서 ‘커피에 들어 있는 생체활성물질의 일종인 카페스톨이 KKAy 실험용 쥐들에게서 나타낸 항당뇨 특성’을 밝혀냈다. 연구를 총괄한 그레게르센 박사는 지난 2015년에도 같은 저널에 카페스톨의 당뇨병 예방효과를 암시하는 실험 연구결과를 발표했던 학자다. 그레게르센 박사팀은 카페스톨의 제 2형 항 당뇨 효과 실험을 위해 47마리의 실험용 쥐(KKAy mice)들을 3개 그룹으로 무작위 분류해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3개 그룹 가운데 2개 그룹에는 각각 1.1mg 또는 0.4mg의 카페스톨이 들어간 사료를 공급했으며, 대조그룹으로 정해진 나머지 한 그룹에는 카페스톨이 함유된 사료를 공급하지 않았다. 실험용 쥐들은 각각 자신에게 주어진 사료를 매일 10주 동안 지속적으로 섭취했다.

 

그 결과 카페스톨을 섭취한 2개 그룹의 경우 대조그룹과 비교했을 때 공복 시 혈당 수치가 28~30% 낮게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공복 시 글루카곤 수치 또한 카페스톨을 섭취한 그룹에서 20% 낮게 나타났으며, 인슐린 감수성의 경우 카페스톨 1.1mg을 매일 섭취했던 그룹에서 42%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무엇보다 카페스톨을 섭취한 그룹은 인슐린 분비량이 대조그룹에 비해 75~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레게르센 박사팀은 카페스톨의 항 당뇨 특성이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됐다고 결론지으며 커피를 자주 마시는 소비자들에게서 2형 당뇨병 발병률이 낮게 나타나는 것도 카페스톨이 일종의 항 당뇨제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라 추정했다.

 

 

커피 크리머? 괜찮다!

 

여기에 국내연구진은 커피에 크리머를 넣어도 대사증후군(당뇨도 대사증후군의 결과로 일어남)이 감소하고 항산화 효과는 변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지난 6월 한국식품과학회 주최로 인천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커피믹스와 대사증후군의 관계를 추적한 연구결과가 여럿 제시됐다. 중앙대 식품영양학과 신상아 교수가 2004∼2013년 한국유전체역학조사(HEXA)에 참여한 40세 이상 성인 13만420명(남 4만3682명, 여 8만6738명)을 대상으로 커피믹스와 대사증후군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하루 4잔 이상 마신 사람의 대사증후군 위험은 남성이 21%, 여성은 30% 낮았다. 커피믹스와 블랙커피가 대사증후군 감소 효과에서 별 차이를 보이지 않은 셈이다.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남성의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1이라할 때, 커피 믹스 섭취 남성은 0.83, 블랙커피 섭취 남성은 0.86이었다. 이 같은 경향은 여성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커피를 마시지 않는 여성 위험 1, 블랙커피 섭취 여성 0.84, 커피믹스 섭취 여성 0.80). 신 교수는 “커피에 함유된 폴리페놀(클로로겐산) 등의 생체활성성분들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했을 것”이라 설명했다.

 

이화여대 권오란 교수도, “커피의 종류와 대사증후군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커피믹스를 즐겨도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높아지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커피믹스를 즐기는 여성은 오히려 블랙커피를 마시는 여성에 비해 중성지방 수치가 낮았다. 커피믹스를 많이 마시는 사람의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을 것이라는 막연한 인식과는 정반대인 결과가 나온 것으로 권 교수는 “커피믹스가 삶의 질을 높이고 대사성 질환 개선을 도왔다”고 강조했다.

 

커피믹스 안의 크리머가 커피의 항산화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 서울대 식품공학과 장판식 교수의 연구결과도 주목 받았는데, 과거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든 식품(커피 포함)을 우유와 함께 섭취하면 폴리페놀이 우유 단백질과 결합해 항산화 효과가 떨어지거나 지연된다는 연구결과가 과거에 나온 적이 있어 이를 근거로 일부 전문가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품과 우유를 함께 섭취하지 말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유 단백질 함량이 다른 크리머 2종을 사용해 크리머가 커피의 항산화 효과를 감소시키는지를 실험한 결과 커피에 크리머를 넣어 마셔도 커피의 항산화 효과는 그대로 보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믹스)에 대한 오해(?)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조건 설탕은 나쁜 음식이고 크리머도 그렇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 않다. 설탕은 우리 몸에 들어가면 포도당과 과당이라는 유용한 생화학 물질로 분해되어 에너지 물질(ATP)로 대사된다. 허약한 환자들이 포도당 주사를 맞는 이유다.

 

포도당 주사는 좋고 설탕은 나쁘다는 편견은 생화학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설탕이 정말 해로운 식품이면 판매할리가 없지 않은가! 우유 성분이 주를 이루는 크리머도 마찬가지다. 즉 식품에 대한 기본 지식 부족이 편견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모든 물질들은 창조주 하나님이 주신 귀한 물질들이다. 그 물질들의 (순하고 독한) 특성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식품 첨가물들이 함유된 가공 식품들에 대한 지나친 선호와 섭취다. 커피와 크리머는 모두 가공식품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정부는 이들 가공식품 속의 식품첨가물들을 지나치게 섭취하지 못하도록 그 함유량을 규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개인의 지나친 섭취 자체를 일일이 통제하고 규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설탕이든 커피든 크리머든 지나침은 금물이며 개인이 스스로를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이제 무작정 커피믹스가 불량식품(?)이라는 편견과 신화에서는 벗어났으면 한다. 필자도 커피도 즐기고 커피믹스도 즐기기에 하는 말이다. 그리고 늘 궁금한 점! 지난 80년대 모 유명 커피 회사 최종 면접에 갔던 필자가 만일 그곳에 입사했다면 지금은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크리머의 재료를 만들던 우유회사와 선교단체를 거쳐 목사, 신학자가 되어 그저 해보는 즐거운 상상이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 식품제조 가공기사, Q.C. 1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