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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신앙/창조와 과학

복음주의와 과학(조덕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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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신앙, 복음주의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4 강)-조덕영

 

 

과학과 신앙과 복음주의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강의 자료)


과학과 신앙과 복음주의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서론)


   오늘날 자연 과학(이하 과학)과 신학의 관계를 다룬 연구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과학적 논쟁점에 대해 무엇이 복음주의의 입장인지를 밝히는 것은 쉽지 않다. 이 문제에 대해 복음주의 안에도 일치되지 않는 여러 스펙트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복음주의의 영역이 근본주의, 복음주의, 신복음주의, 개혁주의, 정통주의, 신정통주의 등 다양한 색깔로 구분되면서 과연 복음주의는 어디까지이며 무엇을 말하는지 그 해석과 범위를 규정한다는 것이 쉽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칼 헨리(Carl F. Henry) 1970년 대 들어 복음주의 사이의 연합은 이제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고 까지 단정하였다. 이런 가운데 포스트모던의 시대적 상황은 과학 자체의 정의에 대한 혼돈까지 겹쳐지면서 과학과 신학과 복음주의가 서로 간의 관계를 정립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느끼며 함께 몸살을 앓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과학과 신학의 관계에 대해 복음주의의 입장을 정리하는 데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이와 같은 시대적 상황이 오히려 역설적으로 과학에 대한 복음주의적 해석의 필요성을 요구하게 만들고 있다.

기독교와 현대과학의 대면


기독교와 과학이 본격적으로 서로 대면(對面)의 관계를 가지게 된 것은 근대 과학이 발전하면서부터였다. 화이트헤드(A. N. Whitehead)는 자신의 책 과학과 근대 세계(Science and the Modern World)에서 근대 과학은 16세기 서양 기독교의 분열로부터 발효되었다고 판단한다. 근대 과학의 태동 이 후 이들 둘 간의 관계는 긴장과 공존, 때로는 충돌과 분리 및 조화와 융합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만들어오면서 오늘의 포스트모던 시대로 넘어오게 되었다. 최근의 포스트모더니즘은 과학주의와 이성주의, 인간주의로 대표되는 모더니즘의 반성에서 시작되었다. 좁게는 1960년대 미국에서 일어나 문학, 예술, 건축이나 철학 뿐 아니라 과학과 종교 대중적인 모드에 이르기까지 학문과 문화의 전 분야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일종의 지성적 경향을 띤 문화 운동이다. 따라서 포스트모더니즘의 토대는 분명 근대 과학에 대해서도 새로운 평가와 반성이 뒤따르게 하였다.

과학과 포스트모더니즘

본래 근대 과학은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보편적인 사실의 세계가 참된 세계라는 뉴턴(Isaac Newton, 1642-1727)의 기계론적 사고가 꾸준히 지배하여 왔다. 그러나 양자 역학(量子 力學, quantum mechanics)이 등장하고 빛이나 전자, 원자, 분자, 원자핵 등의 현상이 파동과 입자의 현상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 개개의 관측 결과를 일의적(一義的)으로 예측한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양자 역학의 대상이 되는 세계에서는 위치와 운동량(질량 × 속도)을 동시에 정확하게 결정할 수가 없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하이젠베르그(Werner Karl Heisenberg, 1901-1976)의 불확정성의 원리(uncertainty principle, 1927)이다. 파울리(1900-1958)의 배타율(排他律)도 양자론의 시작을 알린 유명한 원리였다.

 사람들은 비로소 물질의 본질 문제로 접근하면서 과학적 명제란 정답이 존재하지 않으며 겨우 근사치만을 보여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때를 전후하여 과학의 세계 안에도 절대 진리에 대한 회의(懷疑)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즉 자연 과학도 더 이상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언어일 수 없다는 점을 사람들이 깨닫게 된 것이다. 과학의 통일성은 자연스럽게 거부되었고 진실의 여부를 가리는 문제에 대해 병적인 혐오감을 가지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은 과학의 영역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과학의 객관성이 무너지면서 사람들은 과학 안에서도 합리가 아닌 자유와 비논리의 영역이 존재함을 깨달았다. 그래서 과학 해석에 있어 새로운 자유와 창조적 상상의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과학 철학자 포퍼(Karl R. Popper)는 기대와 추측이 오히려 이론 구성에 있어 본질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포퍼의 이론을 따른 다면, 우리는 진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개연적 진리를 말할 수 있을 뿐이다. 토마스 쿤(Thomas S. Kuhn)은 과학적 활동이 진리보다는 패러다임(paradigm)이라고 하는 일종의 선택적 동기에 의해 수행됨을 주장하였다. 종교적 신념이나 점진적 발전을 통해 진리가 역사를 이끌어 온 것이 아니라 과학도 한 시대의 과학의 틀이 그 한계에 봉착하게 되면 다른 체계가 그 공동체의 믿음과 가치, 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처럼 과학의 영역도 다른 영역과 마찬가지로 진리 자체가 학문의 토대가 아니었다. 오히려 과학의 세계도 불안정과 불합리가 지배할 수 있다는 강한 동기를 학자들은 끊임없이 불어넣어왔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포스트모던의 상황은 진리는 애당초 없는 것으로 여기므로 진리라고 주장되는 것들에 대해 무관심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진리의 객관성을 전제하는 복음주의 입장에서 볼 때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포스트모던의 시대는 과학에 대해 복음주의 안에서도 부정과 긍정, 수동과 능동의 두 가지 서로 다른 입장과 견해를 가질 수 있게 하였다. 한편, 이같은 포스트모던의 입장에 동조하여 실제로 진리를 모르는 이 시대가 진리를 향한 대화마저 차단할지 모른다는 매우 우울하고도 부정적인 상황 판단이 있다. 또 다른 한편, 진리는 결국 하나요 우주적 진리이므로 진실과 진리를 애써 가리려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바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복음주의의 관점에서 대화와 변혁을 유도해야만 된다는 입장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결국은 이 시대를 신앙과 진리 안에서 긍정적으로 견인할 수 있다는 희망적 판단이다.
   
이와 같은 포스트모던의 시대적 상황과 논쟁은 과학의 현대적 이슈들에 대한 복음주의의 해석적 틀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인식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해석의 틀을 가지고 변화하는 시대적 과학 이슈들에 적극적으로 적용할 것을 요구 한다
     
연구 역사
 
복음주의 과학관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복음주의의 역사에 대한 이해와 접근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많은 선행 연구들이 있어왔다. 복음주의는 주로 신학적 자유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형성되었는데, 실제로 복음주의 신학을 형성하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근본 내용의 중심은 정통 기독교 신학의 유산에서 나왔다. 그러므로 복음주의는 신학적 방법과 전통에 따른 신조(信條)들과 초·중세 교회 그리고 개신교 종교개혁의 특징들과 연결된다.

  복음주의는 또한 종교 개혁 시대와 계몽주의 시대, 18 세기 대각성 운동을 지나 19 세기 신학적 자유주의와 만나게 된다. 이 때 자유주의는 복음주의와 동행할 수 없는 충돌을 일으키게 되는 데 그 중에서도 근대 과학의 발달은 복음주의와 자유주의 사이에 늘 긴장을 촉발하는 근원적 도구 중 하나가 되어 왔다. 즉 그 긴장의 대부분은 두 진영 사이의 성경과 과학의 해석상 차이에서 나타났다. 이런 관계에 대해 과학의 성격은 어떠한 도구의 역할을 했는가를 다룬다.

두 번째, 과학과 종교의 관계가 역사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모델이 있다. 먼저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있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두 영역 사이의 갈등 관계를 떠올린다. 갈등 모델(Conflict model) 19 세기 말(1875) 존 드래퍼(John W. Draper)에 의해서 출간된 종교와 과학의 갈등사(History of the Conflict between Religion and Science)에 잘 나타나 있다. 드래퍼는 1860년에 있었던 옥스퍼드 회의(Advancement of Science)에서 일어난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윌버포스(Wilberforce) 주교와 줄리앙 헉슬러(J. Huxley) 사이의 유명한 전설적 대립을 직접 관찰했던 사람이다. 드래퍼의 주장은 그와 비슷한 계통의 수많은 책을 낳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탁월한 저서로 앤드류 딕슨 화이트(Andrew Dixon White) 기독교권에서의 신학과 과학의 전쟁사(A Hitory of the Warfare of Science With Theology in Christendom, 1896)와 제임스 심프슨(James Y. Simpson) 과학과 종교의 투쟁의 이정표 (Landmarks in the Struggle between Science and Religion, 1925) 등 많은 학자들이 종교와 과학의 갈등 연구에 관여해 왔다.

그러나 과거 과학의 문서들이 자세하게 검토되면서 이런 갈등 모델은 일단의 수정주의 역사가들(historical revisionists)에 의해 비판받게 되었다. 이들 학자들은 과학과 종교가 애초부터 긴장 관계를 가진 것은 아님을 간파하였다. 오히려 근대 과학의 역사는 유대-기독교적인 성서적 자연관과 헬라적인 합리적 자연관이 만나면서 발달하기 시작했음을 찾아냈다. 그러면서 과학과 신학 사이의 관계는 단순하게 해석될 수 없는 아주 복잡한 양상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과학 혁명기의 과학과 종교 간 타협과 균형과 갈등 관계를 연구한 대표적 인물로 호이까스(R. Hooykaas)가 있다. 화이트헤드(A. N. Whitehead)도 종교와 과학은 두 영역에서 다같이 보충(additions)과 구별(distinctions)과 수정(modifications)이 이루어져왔다고 역설한다. 또한 철학과 신학, 인문과학 그리고 자연과학 모두에 해박한 조예를 바탕으로 과학과 신학의 관계에 대한 독특한 통찰력을 제공한 독일의 칼 하임(Karl Heim)의 연구도 중요하다. 여기에 기원론 논쟁에 불을 붙인 미국 창조연구소(Institute for Creation Research, ICR)의 소장과 부소장을 각각 역임한 헨리 모리스(Henri M. Morris)와 듀안 기쉬(Duane T. Gish)를 중심으로 한 창조론자들의 입장과 관련 역사학자들의 다양한 연구도 주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최근의 포스트모던 상황 가운데서는 과학과 신학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쏟은 여러 학자들이 나타났다. 이안 바버(Ian Barbour)는 기포트 강연(Gifford Lectures)에서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갈등, 독립, 대화, 통합의 네 가지 방식으로 제시한다. 여러 학자들이 종교와 과학의 문제에 대해 갈등과 화해 또는 융합 등으로 묶는 작업을 해왔다. 테드 피터스(Ted Peters)는 과학과 종교가 어떤 영향과 관계를 맺어왔는가에 대해 매우 다양한 측면이 있다는 것을 일찍이 간파하고 연구하는 최근의 포스트모던 신학자이다. 그는 과학과 신학의 관계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8 가지로 구분한다. 그의 입장은 제 5장에서 지적 설계 논쟁을 다루면서 상세하게 다루었다. 물론 테드 피터스의 분류 방식도 자신의 독창적인 주장은 아니다. 오랫동안 기독교와 과학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 가운데서 간파된 것들이다. 이밖에도 존 호트(John Haught)는 갈등(conflict), 대조(contrast), 접촉(contact), 확증(conformation)의 네 가지 유형을 제시한다. 맥그라스(Alister McGrath)는 과학과 종교의 상호 작용을 대립적(confrontational) 모델과 비대립적(non-confrontational) 모델로 분류하면서 이안 바버의 갈등과 독립 모델을 전자에 대화와 통합 모델을 후자에 포함시켰다. 포스트모던 시대를 맞이하면서 이 분야의 연구는 마치 갑자기 신학적 군웅할거(群雄割據)의 형태를 띠기 시작한 듯이 보인다. 본 연구에서는 포스트모던 상황에서 나타난 이들의 분석 결과와 분류 방식을 참고하면서 동시에 이들의 구분 방식을 본 논문의 취지에 맞게 수정한다. 이들의 분류 양식이 진리를 담보하지 않는 포스트모던 상황 아래에서는 설득력을 가지나 복음주의 과학관을 전제할 때 그 양상이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적 설계 논쟁에 있어서는 필립 존슨(Philip Johnson)과 마이클 베히(Michal Behe), 윌리엄 뎀스키(William Dembski) 이들 세 사람의 연구가 지적 설계 운동의 삼총사로 불려질 만큼 독보적이다. 여기에 월터 브래들리(Walter L. Bradley)와 낸시 피어시(Nancy R. Pearcey), 마이클 덴턴(Michal Denton) 등의 연구는 최근의 지적 설계 논쟁을 촉발시킨 기폭제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본 논문은 이들 작업을 토대로 삼아 본 연구를 진행한다. 지적 설계 운동이 과학과 신학의 관계가 어떤 함수관계를 가지는 가를 다루는 데 있어 이들의 연구 결과는 좋은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즉 지적 설계 운동이 포스트모던의 시대적 상황 가운데 다양한 과학의 신념들과 어떤 관계를 가지는가 하는 점이다. 이미 지적 설계 논쟁은 작금의 시대적 상황을 잘 반영한다. 다양한 세계관, 과학관을 지닌 학자들이 이 논쟁의 대열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들 다양한 연구가 과학과 신학의 문제를 푸는 데 일정한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 연구가 방대하기는 하나 복음주의적 관점에서 해석의 도구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 도구를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현대적 이슈를 다룬 연구는 없었다. 본 연구는 먼저 복음의 역사 속에서 색깔이 다양한 학자들의 연구사를 바탕으로 복음주의 과학관의 본류를 추적하여 과학에 대한 해석의 도구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그 도구를 가지고 현대적 이슈들에 대한 해석을 시도한다. 이와 같은 복음주의적 관점의 연구는 과거에 없었다. 이것은 전에 볼 수 없었던 대단히 독특한 방식이 될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포스트모던적 흐름의 방식을 그대로 담으면서 과학과 신학 논쟁의 복판으로 들어가 복음주의의 입장에서 이들 사이의 함수 관계는 어떤 평가가 가능한지를 다룬다. 본 연구자는 이것이 포스트모던의 시대적 흐름은 따르면서 복음주의적 해석을 담아내는 탁월한 방식의 하나로 보고 시도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포스트모던 시대의 과학과 신학의 관계에 대한 핵심적 세 가지 이슈인 기원 논쟁과 윤리적 논쟁점 그리고 지적 설계 운동에 대해 복음주의적 해석을 시도한다.
 
과학과 신앙과 복음주의,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
     
   복음주의의 관점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복음주의의 방법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복음주의에 대한 해명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규정하는 것과 기술하는 것이다.

규정 방법은 복음주의가 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것이다. 즉 복음주의를 근본주의나 세대주의와 동일시하거나 성경 무오성 또는 베이컨의 인식론에 대한 헌신으로 간주하는 것, 복음주의자라는 명칭을 미국 부흥운동의 후손들이나 현대사상에 반대하는 자들에게 제한하는 것, 복음주의를 개혁파나 어떤 특정 관점에 따라 설명하는 것이다. 이것은 제국주의적 또는 축소적 정의로 불린다. 이 방법은 너무 협소해서 복음주의의 다양성을 설명하기 어렵다는데 그 난점이 있다. 복음주의는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을 토대로 세계 기독교의 다양한 상황 가운데서 일어났다. 이런 기원의 복합성 때문에 한마디로 복음주의를 정확히 정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학자들은 하나 같이 그 정의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그래서 복음주의란 용어는 정의를 내릴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심지어 복음주의 운동은 정확한 신학적 정의를 거부 한다는 강경한 입장까지 등장한다. 따라서 복음주의를 정의하는 것은 복음주의가 역사적으로 결코 지닌 바 없었던 신학적 획일성이나 균일성을 강요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기술의 방법이다.

기술의 방법은 다양한 복음주의의 특징이나 경향 또는 중심 요소에 근거해 복음주의가 무엇을 뜻하는가를 밝히는 것이다. 복음주의를 신학적 체계로 보는 것과 역동적 운동으로 보는 것이다. 전자가 신학적 또는 교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역사적, 정서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복음주의를 종교적 조직체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것은 미국의 역사학자 조지 마르스덴(George M. Marsden)의 복음주의에 대한 지적에서도 확인된다. 즉 복음주의는 개념적 통일체와 역동적 운동 그리고 종교 단체를 의미한다. 본 연구는 이들 복음주의의 다양한 요소들 가운데 복음주의를 규정하는 가장 일반적인 흐름을 따를 것이다. 이를 가지고 과학에 대한 복음주의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먼저 밝히고 과학과 신학의 관계에 대한 포스트모던의 시대적 상황 가운데 나타난 과학과 신학 사이에 제기되는 주요 논쟁점에 대해 복음주의적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