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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신앙/창조와 신학

창조론오픈포럼 27번째 논문집을 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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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일곱 번째 논문집을 출간하면서

From the Editors’ Desk

작년 11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결국 WHO311일 팬데믹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고, 이를 계기로 온 세계가 얼어붙고 있습니다. 근래 좀 진정되는가 싶더니만 방역이 약간 느슨해진 틈을 코로나19가 귀신처럼 알아채고 재유행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지난 2월 하순, 노량진 신성교회에서 모이기로 예정했던 제26회 창조론오픈포럼 대면모임을 코로나19로 인해 취소할 때까지만 해도 우리 모두는 늦어도 4월이 되면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6개월이 된 지금 전문가들은 현재의 코로나19 대유행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어쩌면 영구히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도리 없이 지난 419일에는 서울신대 김성원 교수를 모시고 제1회 창조론온라인포럼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제 823(한국은 824)에는 허정윤 박사를 모시고 제5회 창조론온라인포럼을 개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코로나19로 온 세계가 얼어붙고 있는 8월 하순에 저는 드디어 스물일곱 번째 창조론오픈포럼논문집의 편집을 마쳤습니다. 이번 창조론오픈포럼142호에 귀한 논문과 서평을 투고해주신 저자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번 142호에는 포럼 공동대표들을 중심으로 4편의 논문과 두 편의 서평을 실었습니다. 예년에 비해 논문 편수는 적지만 매우 알찬 논문들이라 생각됩니다. 이번 호에 게재된 글들은 모두 누리미디어의 DBPia를 통해 다운로드(유료) 받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먼저 조덕영 박사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기독교 세계관적 관점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식습관에 관한 성경의 정신과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기호식품 정도라면 섭생에 있어 죄책감까지 가질 필요는 없지만 보양식품이나 혐오식품에 있어서는 탐식하지 않는 자세, 나아가 절제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팬데믹의 출발점이 결국 생태적 거리두기”(ecological distancing)를 지키지 않은 인간의 무절제함 때문임을 염두에 둔 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학자이자 식품영양학자인 저자의 지적은 단순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만이 아니라 일상적인 그리스도인의 삶에 주는 교훈이 큽니다.

 

이어지는 편집자의 창세기 128절은 다산명령인가?는 창세기 128절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말씀을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근래 국내외 몇몇 학자들이 제시한 바를 소개하면서 창세기 128절은 무조건적인 개인출산이나 다산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조건이 있는, 제한이 있는 축복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행성 지구가 부양할 수 있는 인구는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과 창세기 128절의 명령을 무제한적, 무조건적 개인출산과 다산 명령이라고 이해할 때 생기는 문제들을 제시합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는 축복은 하나님의 형상을 드러내고, 그래서 하나님의 문화명령을 수행하는 것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박찬호 박사의 칼빈의 창조론역시 창세기를 현대적 독법으로 읽으려는 사람들에 대한 경계를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머레이가 역사 신학 분야에서 지적한 대표적인 오류 두 가지, 즉 성경을 후대의 사고 유형을 넣어 읽으려고 하는 오류와 어떤 신학자와 그 후예들 사이의 연속성을 바르게 파악하지 못하는 오류를 지적하면서 칼빈에 대한 후대 해석자들의 오류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오류로 인해 칼빈이 창조과학을 지지하는 신학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유신진화론적 입장의 사상적 기원이 된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오늘날 신학자들이 직접 창조와 간접 창조의 개념에 대한 분명한 인식도 없었던 칼빈의 글을 진화에 대한 안경으로 읽으려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도리어 저자는 칼빈이 간접 창조나 진화를 인정했느냐의 여부보다 창세기 본문을 다루는 칼빈의 유연한 태도를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편집인의 창세기 아담: 고인류학과 창세기의 대화는 창세기 초반의 아담에 관한 기록을 고인류학적 연구들과 비교하는 논문입니다. 이 논문에서 저자는 창세기의 아담을 셋으로 나누어 볼 것을 제안합니다. 즉 창세기 1장의 아담은 인류 전체를 포함하는 우주적 아담으로 보이지만 4장에서 가인과 그의 후손들이 만든 도구를 보면 4장의 아담은 신석기 시대에 살았던 인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고인류학에 따르면 인간은 분명히 신석기 시대 이전, 즉 구석기 시대에도 존재했으며, 따라서 창세기 2-3 장의 아담은 구석기 시대에 처음으로 살았던 사람이라고 추정합니다. 저자는 비록 창세기 2-4장이 한 톨레도트에 속한 이야기지만 2-3 장에서는 시간의 흐름의 흔적이 없는데 비해 4장에서는 시간 경과의 패턴이 뚜렷이 나타나는 것으로 미루어 2-3장의 아담과 4장의 아담은 다른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라고 추정합니다.

 

이윤석 박사의 창조의 여러 관점들에 대한 미국 정통장로교회 교단 보고서 고찰은 북미 지역의 개혁주의 교회, 보수적인 신앙 노선을 갖고 있는 OPC가 창조론에 관해 교단 차원에서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소개하는 논문입니다. 이 논문에서 저자는 OPC가 교단 차원에서 창조론에 관한 다양한 입장들을 어떻게 논의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창조론 논의에 핵심은 창조의 날에 대한 해석이었습니다. OPC는 이에 대해 어떤 특정한 견해를 고집하기보다 다섯 개의 관점을 모두 수용하면서 이들은 모두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의 전체 교리 체계에 비추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하지만 유신진화론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배격하고 있습니다. 창조론을 다루는 OPC의 태도는 창조론에 대해 비슷한 입장을 갖고 있는 한국의 개혁주의 교단들, 보수적인 교단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국내에서도 창조론에 관한 복음주의 권 내의 다양한 입장들이 개진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유익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박춘호 박사의 유전자 변화 없는 형질의 변화...에서는 부모로부터 같은 유전정보를 물려받은 개체들이라도 성장환경에 따라서 전혀 다른 기능적인 형질을 발현하는 표현형 가소성(phenotypic plasticity)의 창조론적 함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같은 유전자를 가진 생물이라도 유전자의 변화 없이 환경조건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여 여러 표현형을 발현시키는 세 가지 예를 제시하면서 기존의 유전자를 중심으로 한 진화론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저자는 표현형 가소성은 창조론적 관점에서 생명체가 보여주는 놀라운 능력, 나아가 창조주의 지혜를 보여준다고 설명합니다. 비록 길지 않은 논문이지만 저자는 근래 진화론 학계에서 일어나는 논쟁과 이의 창조론적 함의를 잘 제시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두 편의 서평을 실었습니다. 첫 번째 책은 제럴드 라우의 한눈에 보는 기원 논쟁(Gerald Rau, Mapping the Origin Debate)VIEW의 이채원 목사가 서평을 썼고, 두 번째 책은 조나단 웰스의 진화론의 상징들(Jonathan Wells, Icons of Evolution: Science or Myth?)을 역시 VIEW의 성경훈 목사가 썼습니다. 두 책 모두 이전에도 다른 사람이 서평을 쓴 적이 있지만 잘 썼다고 생각해서 실었습니다.

 

현재 상황으로는 내년 2월에도 대면 포럼은 모이기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창조론오픈포럼」 논문집 15권 1호는 지금까지와 같이 내년 2월 말에 출간하려고 합니다. 논문이나 서평 투고를 원하시는 분들은 2021년 1월 15일까지 원고를 공동편집자(viewmanse@gmail.com, dycho21c@hanmail.net)에게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논문이나 서평을 투고하시는 분들은 논문집 끝에 있는 투고 요령과 포맷을 잘 지켜서 편집자의 수고를 덜어주시기 바랍니다.

 

「창조론오픈포럼」 14권 2호 끝 부분에 있는 “「창조론오픈포럼」 논문 투고 규정 및 발표 안내”에도 밝혔습니다만 오랫동안 본 학술지에서 사용해 오던 문헌표기법을 변경했습니다. 그동안 본 학술지에서는 단행본과 학술지, 한국어 문헌과 외국어 문헌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로 표기하고, 영어문헌의 경우는 <---> 혹은 이탤릭체 표기를 혼용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4권 1호부터는 대부분의 다른 학술지들의 관행을 따라 단행본은 『---』, 학술지를 포함한 정기간행물은 「---」로 표기하되 영어문헌의 경우에는 이전과 같이 이탤릭체 표기를 혼용하도록 합니다. 저자들께서는 이 점을 유의하셔서 원고를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맞아 동역자님들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2020831

 

창조론오픈포럼공동편집인

양승훈, 조덕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