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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신앙/창조와 신학

“창조냐 진화냐”인가, "창조냐 우연인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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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냐 진화냐”라는 구도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비엔나 자연사 박물관

 

1. 진화론 문제로 갈라진 기독교

과학의 이름으로 진화론이 본격 등장한 것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1859)이 출간된 이후입니다. 그 이전에는 본격적인 진화론 논쟁은 없었다는 의미이지요. 이후 불거진 이 진화론 문제에 있어, 진화를 부정하는 기독교인들이 있는 반면, 진화의 과정에 창조주 하나님께서 개입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것을 유신진화론이라 하지요. 현실적으로 그리스도인이라 말하는 사람들의 절반은 유신진화론을 수용한다 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천 천문학자, 지질학자 등이 학문의 특성 상 주로 그런 입장에 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고등학생들의 의식구조 조사>(양승훈·우현기 등, 「창조」지, 1988.3월호. 1-13.)에 따르면 오랜 세월 동안 자연계에서 저절로 원자-무기물-유기물-아미노산-단백질-단세포 생명체 등으로 진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본 학생은 조사 대상 학생 가운데 긍정과 부정 응답은 천주교 학생 14(30):15(13), 개신교 학생 29(34):56(40), 불교 학생 74(26):19(25), 무종교 173(73):56(89)였습니다(괄호는 여학생 숫자). 이후 1990년 대 가톨릭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진화론을 수용하는 메시지를 가톨릭교도들에게 주었기에 가톨릭교인들의 진화론 수용 비율은 훨씬 더 증가하였을 거라고 봅니다.

 

신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진화론을 부정하는 신학과 긍정하는 신학으로 나누어지지요.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대체로 보수적인 장로교 합동(총신), 합신(합동신학)이나 성결교 예성(성결대) 등은 진화론에 회의적이고 에큐메니컬 교단인 장로교 통합(소위 광나루 신학), 기장(한신), 일반 감리교, 기성(서울 신대) 등은 진화론에 긍정적인 신학적 입장을 가졌다고 보면 됩니다.

 

2. <창조냐 진화냐>보다 <창조인가 우연인가>가 더 바른 성경적 구도

따라서 유신진화론을 수용한 그리스도인이 많은 상황 속에서 <창조냐 진화냐> 구도보다 <설계냐 우연이냐>, 또는 <섭리냐 우발이냐> 등이 더 성경적 구도가 아닐까 여겨집니다.

 

3. 성경적 관점

“우연”에 의한 진화는 오랜 우발적 과정이 거듭 되어야 하므로 필자는 우발적 종간 변이를 성경적으로 수용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우연 진화는 우주의 기본체계인 물질과 시간과 공간의 기원에 대한 근원적 질문이나 그 팽창 메카니즘에 대해 답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시간과 공간과 물질에 대한 근원적 기원을 밝히는 성경(창게시 1장 1절) 계시와 조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4. 생화학적 기원론의 등장

1953년 대학원생 왓슨과 크릭은 DNA의 이중나선 구조(「네이처 」지 발표)를 발견합니다. 다윈 이후 100 여년 후인 이때부터 생화학적 측면에서 기원론 논쟁과 진화론 접근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생명에 대한 생화학적 접근이 시작되면서 이 생명 구조가 마치 정교한 정보를 가진 컴퓨터처럼 생화학적 설계 구조를 가지고 있음이 속속 밝혀집니다. 얼마나 배울 게 많고 복잡한지 생명 관련 학과(의학, 간호학, 약학, 생화학, 환경생명화학, 식물학, 농학, 수의학 등)들은 최소 두 학기 이상 이 복잡한 생화학 과목을 개설해 놓았지요.

그런데 이 단순해보이는 5탄당(디옥시리보스), 인산(Phosphoric acid), 염기(base)로 구성된 DNA는 암호화된 정보에 따른 아미노산(단분자) 합성을 명령하여 단백질(고분자)을 합성하기 위한 설계도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 세포 하나에 대략 2미터 길이의 유전자(DNA)가 들어있으니, 인간 세포가 평균 100조개 내외로 보면 200조 미터 길이의 DNA가 인체 내 존재한다는 의미이지요. 우리 몸이 엄청난 정보 덩어리라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정교한 정보를 가진 설계가 아니고 우연이나 진화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어떤 학자는 200조 미터의 길이는 태양을 10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라 했습니다.

이 단백질은 생체 속에서 쓰임새가 아주 다양합니다. 그 가운데 가장 핵심적 역할은 생명체가 ATP라 불리는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데 참여합니다. 즉 섭취하는 모든 음식물을 잘게 부수어 포도당으로 만들고 그 포도당이 분해하여 물과 이산화탄소로 배출되는 과정에서 우리 몸은 에너지(ATP)를 얻게 되는 데 그 모든 과정에 효소(일종의 기질 특이성을 가지는 단백질)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단백질은 우리 사람 몸속에만 대략 3-5만 종류 내외가 있을 거라 알려져 있습니다. 아미노산이 적은 것은 51개(인슐린)에서 50 만개가 넘는 아미노산이 연결된 고분자단백질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수많은 단백질 종류 가운데 자연적으로는 실험실에서 조차 한 가지 종류도 관찰된 적이 없습니다. 인간이 가능한 것은 오직 단분자인 아미노산 합성뿐입니다(아미노산은 타 천체에서도 발견). 하지만 DNA나 단백질은 생명체가 아닙니다. DNA와 단분자인 RNA와 아미노산들과 단백질 등등 온갖 물질을 담은 세포가 생명체인 것이지요.

즉 생명은 DNA, RNA, 각종 아미노산, 효소를 비롯한 각종 고분자 단백질 그리고 각종 비타민과 같은 조효소, 무기물이 동시에 존재해야 작동되는 정교한 자동 생화학컴퓨터 시스템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위에서 소개드린 생화학의 기초를 배우는 전공 학생들에게 이것은 대단히 기초적인 내용들이지요. 즉 인간의 지혜와 기술로 컴퓨터가 완벽하게 조립되어 에너지가 공급되어야 작동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렇다면 컴퓨터보다 수천억배 정교한 이 자동생화학 시스템은 도대체 누가 설계한 것일까요? 창조일까요? 우연일까요? 그것은 여러분들이 선택할 문제입니다.

조덕영 박사(조직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