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최고관리자 (110.35.187.242) 조회 : 3,866(~2017. 11. 12.)
용디기 아저씨
용디기 아저씨
술국 냄새의 역사성은
주조공업협회 우리 집 술 냄새보다도
가끔씩 문안 오는 용디기 아저씨 그 술국 냄새는
우리 주조공업협회 사무실을 온통 덮어
우리 어머니 한없이 쓸쓸할 틈도 없이
가끔씩은 내가 어머니
그 잠들어버린 슬픔을 실수로 건드릴 때
디경아 디경아 하면서
막걸리 술국 냄새에 묻혀버린 우리 어머니
나에게 가끔 두런거리는 가을 냄새로 다가오면
아,
어느 조국 땅덩어리보다도 여전히
호되게 눈 뜨며 후려치는 역사의
우리 집 충청도 뒷골목이여
어느 날은 포장마차 어묵 국물이 펄펄 살아서
일백 원짜리 꼬깃꼬깃 어머니 속곳 안에서 살아서
작은 양은 냄비 안에 어머니 어묵 국물이 살아서
팔팔 끓는 조선 외 간장 국물과
이 세상 모든 어머니 정이 그곳에 함께 펄펄 끓어
내 어디에다가 이 고무신처럼 질긴
우리 어머니 냄새를 이야기 전할까 두리번거리다
또 한 번 살아서 온통 이 세상을 덮어
또 작은 우리 정(情)을 여지없이 건드리는
용디기 아저씨
그리운
가을 술국 냄새
시
조덕영
전 한국문학연구회 충북지부 사무국장, 전 국내최장수 월간지, 월간<새벗> 편집자문위원, 1978년 <충청문예>에 시(독경 소리는 젖어서)를 내며 고향에서 시인 고 고찬재(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정재현(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정한용(교사, 시인), 한우진(시인), 홍종관(대구교대 교육심리학 교수, 목사), 서효원(무도인) 등과 교류하며 동인 활동. 기독교 최초 한국기독교 최고 권위의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어린이도서부문 최우수상을 2년 연속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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