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닌 동물들에게도 영혼이 존재할까?
조덕영 박사의 창조신학
▲조덕영 박사 |
유물론자들은 사람이나 동물을 모두 오직 물질로만 본다. 이것을 일원론(1분설)이라고 부른다(포이에르바하, 마르크스,엥겔스, 공산주의). 즉 영이나 혼은 단지 인간이나 동물의 생명을 지칭하는 표현에 불과하다고 보는 견해이다. 하지만 성경은 분명 창세기로부터 계시록까지 여러 곳에서 영혼이 존재함을 말하며 심지어 육체가 죽은 후에도 영이나 혼이 존재한다고 증거한다(창 35:18; 시 31:5; 눅 23:43; 행 7:59; 계 6:9). 그럼 성경에서 "영"이나 “영혼”은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단어인가? 그렇지는 않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영혼(soul, nephesh, Psyche)에 대해
창세기 2장 7절에 보면 사람이 “생령”이 되었다고 했다. 히브리어 본문에 보면 이 단어는 우리말 영(영어the spirit/히ruach/헬pneuma)이 아니고 “혼”(생령lenephesh chayya/영어the soul/히nephesh/헬 Psyche)의 번역이다. 즉 직역하면 인간이 “살아있는 (영)혼(존재)”이 되었다("네페쉬 하야")는 말이다. 이것은 우리가 보통 영(spirit)이라고 번역하는 그 단어가 아니고 혼(네페쉬)의 번역인 것이다. 이 영혼(네페쉬)은 성경에 755번 나오는 단어이다. 그런데 이 단어는 하나님, 사람, 동물 모두에게 적용된 단어이다. 이 단어는 전도서 3장 21절에서 짐승에 적용된다. 특별히 동물 창조 때(창 1:22, 21, 24)도 결정적으로 이 단어가 사용되었다. 이밖에도 이 영혼이라는 단어는 우리 성경에 영혼 뿐 아니라 목구멍, 바람, 욕망, 갈망, 인격 등 100여 가지 다른 단어로 사용되고 심지어는 "시체"(민 6:6)에도 사용된 단어였다.
성경에 나타난 이 단어의 3%는 하나님에게 적용되었고 주로 피조물로서의 인간을 언급할 때 사용되었다. 흥미 있는 것은 “네페쉬”가 식물에게는 적용된 흔적이 보이지 않는 다는 점이다. 헬라어 프쉬케는 네페쉬와 동일하게 쓰이기도 하나 두 단어를 구분하는 경우, 네페쉬가 육체와 별도로 존재하는 영적 실체를 가리키지 않는 반면 프쉬케는 육체와 별도로 존재하는 영적 실체를 가리키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히브리인들은 인간을 육체-영혼이 분리되지 않는 불가분적으로 통합되어 있는 생명 존재(a unit of vital power)로 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쉬케는 네페쉬처럼 생명의 본체를 가리키기도 하고(행 20:10; 계 8:9), 의인화하여 사용되기도 하나, 사후에 존재하는 ‘영적 실체’로 간주되기도 하였다. 이 부분이 이 단어가 히브리어 네페쉬와 유사하기도 하고 약간 차이가 난다고 보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계시록 16장 3절에 보면 바다 가운데 모든 생물이 죽었다고 하였는 데 이때 "생물"에 사용된 단어도 바로 "프쉬케(생물, 목숨)였다. 바다 가운데 인간 생물만 모여있는 장면은 아주 이상한 장면이다. 인간 생물만 아니라 모든 생물(프쉬케)들이 죽었다.
이 "네페쉬"(프쉬케)는 다양하게 번역되는 만큼 신학자들에게도 대단히 복잡하고 쉽지 않은 단어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성경은 이 단어(네페쉬)를 사용함 에 있어 하나님 뿐 아니라 하나님이 생명을 주신 인간이나 짐승들도 모두 당연히 (영)혼(네페쉬)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가지 더! 신자들이 자주 착각하는 것이 있다. 인간은 영혼으로 사는 것이지 영혼을 소유하는 것이 아님을 잘 분별을 못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인간이나 동물은 그저 "영혼으로 살 뿐"이다. “네페쉬”를 소유하신 분은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인 것이다.
둘째 영(the spirit, ruach, pneuma)에 대해
영(spirit)으로 번역된 단어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창세기 2장 7절에 나오는 “생령”이 아니다. 구약에 389번 나오는 이 단어는 주로 하나님(136번)을 나타내는 말이기는 하나 인간이나 동물(129번)에게도 적용된 단어였다. 이 말의 기본 뜻은 “바람”이나 “호흡”에서 온 단어이다. 보이지 않는 영적 존재를 말하기도 하는 이 말도 아주 복잡하여서 생명, 숨, 공기의 흐름, 바람, 풍채, 싸움, 동물의 삶, 유령, 정신, 영혼, 마음, 기억, 이성, 분노가 다 영(루아흐)이다. 네페쉬처럼 이 단어도 그 쓰임새가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하지만 성경은 “영”(spirit, 루아흐)과 (영)혼(soul, 네페쉬)을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사 57:15; 단 5:20). 그 이유는, 영혼이란 눈으로 보고 감지할 수 있는 생명인데, 이것을 통해 영이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내가 영혼(soul)을 가진 생명인데 영(spirit)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다른 점이 분명 있다. 영혼은 육신적 감각이 있어서 굶주리기도 하고 목마르기도 한다. 하지만 영은 그렇지 않다. 영은 슬퍼하고 근심하며(창 26:35), 겸비하고 가난하기도 하며(마5:3), 생각하고(사 27:24; 욥 20:3), 기억하기도 한다(시 77:6). 영어의 영(spirit)은 오늘날 바람, 숨, 마음, 능력, 재능, 힘 등 너무 다양하게 쓰이기 때문에 성경적 표현과는 조금 다르게 쓰임새가 다양화 되어 있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이 중요한 단어를 너무 단순하게 해석하면 안 되고 좀 더 신중하고 꼼꼼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렇게 분명 “영”과 “혼”이라는 두 단어가 있음이 분명하나 사도 시대 이후 많은 기독교 사상과 문헌에서 영혼(soul)과 영(spirit)을 종종 동의어처럼 쓰기도 했고 개혁주의에서는 인간을 영, 혼, 육(3분설)으로 설명하기 보다 영혼과 육체(2분설)로 구분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물론 신약에 보면 구약처럼 영과 혼을 구별(히 4:12)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 두 단어의 쓰임새에 대해 골치가 아프고 학자들끼리도 교파마다 2분설, 3분설하면서 자주 논쟁을 하는 것이다.
우리 민족의 전통적 풍습과 사고 아래서 성경의 “영”이나 “(영)혼”이라는 단어를 접근하면 바른 성경적 해석은 가려지고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그릇된 해석을 낳게 되어 결국 자기 주장만 옳다는 투쟁적 신앙으로 바뀌기 쉽다. 신학의 인간론이나 창조론의 기초를 잘 배우면 이 문제에 대한 기본 이해에 별 문제가 없는 데 가끔 성경에 대해 오해하여 이런 분별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짐승에게 영혼이 어디 있냐고 목소리를 높이거나 2분설, 3분설하면서 분쟁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이다. 하기야 신학을 배웠어도 이런 것들을 잘 모르거나 알아도 인간을 대단한 존재로 여기는 성도들이 혼란을 겪을 것을 우려하여 바르게 가르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사실 우리 인간은 육체만 가지고 보면 “흙”(Humus)에 불과한 존재라 동물과 그리 다를 게 없다. 그래서 프란시스 쉐퍼는 인간은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의 모든 것(생명과 자연) 앞에 교만하거나 잘난 척하면 안 된다고 충고하고 있다. 피조물에 불과한 인간은 다른 사람뿐 아니라 심지어 하나님이 주신 다른 생명에게도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물론 사람과 동물이 동일하지 않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 사람을 동물과 조금 달리 만드셨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피조물인 인간은 창조주 하나님께 우리 인간이 짐승과 달리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닮은 흙”이요 “생령”이라는 점을 늘 기억하고 감사해야 하는 것이다.
조덕영 박사는
환경화학 공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신학자다. 한국창조과학회 대표간사 겸 창조지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여러 신학교에서 창조론을 강의하고 있는 창조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창조신학연구소’는 창조론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로 구성돼 목회자 및 학자들에게 지식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기독교와 과학’ 등 20여 권의 역저서가 있으며, 다방면의 창조론 이슈들을 다루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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