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답을 알고 있다>를 무분별 수용해선 안 되는 이유
에모토 마사루 라는 일본인이 쓴 <물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책의 내용을 기독교인들이 무분별하게 기독교의 변증 자료로 사용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이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하늘에서 수증기 형태의 물들이 서로 붙어 얼게 되면 작은 얼음 알갱이들이 생겨나게 되는 데 이때 물 분자들이 서로 달라붙는 속도와 온도와 이에 따른 포화 상태에 따라 다양한 육각 대칭을 가진 아름다운 프랙탈(fractal) 모양이 생기게 된다.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눈 결정체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① 영하 -5 ~ -10도일 때는 육각 원통형과 기둥형, 막대형 결정이 많이 만들어진다. 과포화상태(g/㎥)에 따라 결정체 모양이 달라지기도 한다. 원통 육각형 결정체는 주로 과포화 0.2g/㎥ 아래에서 많이 생기는 결정체이다.
② 영하 -5 ~ -10도일 때 과포화가 높아지면 원통형이 아닌 기다란 막대형 결정체가 만들어진다. 과포화가 0g/㎥에 가까우면 속이 꽉 찬 육각 기둥형이 된다.
③ 얇은 평면 육각형 결정체는 영하 아래에서 과포화 0.1g/㎥에서 많이 보인다. 추운 날 보이는 결정체 중에 가장 흔한 모양이기도 하다.
④ 부채꼴 모양 결정체는 영하 -10 ~ -22도 이하, 과포하 0.14g/㎥ 이상에서 만들어진다. 부채꼴도 생김새가 조금씩 다르다.
⑤ 별모양 결정체는 0 ~ 영하 -3.5도, 과포화 0.1g/㎥ 이상과 -10 ~ -21도, 0.2g/㎥ 이상일 때 주로 만들어진다.
이런 눈송이의 특징에 대해 처음 연구한 사람은 1611년 크리스천 과학자 요한 케풀러였다고 알려지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세밀한 연구는 아니었으나 지금으로부터 400년전 사람이었던 케플러의 탁월성(케플러의 신앙적 학문적 탁월성에 대해서는 필자가 쓴 <위대한 과학자들이 만난 하나님>을 참조할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후 눈송이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자세히 밝혀낸 사람은 미 캘리포니아 공대 물리학자 케네스 리브레히트였다. 미국의 윌슨 벤트리는 1936년 자신이 직접 제작한 특수 카메라로 평생 눈송이 사진 2 천여 장을 담아 책을 발간했다.
물이 아름답고 독특한 특이성을 가진 물질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물이 인간의 언어와 생각을 이해하고 기억한다는 주장은 별로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 과학적이지도 않고 전혀 성경적이지도 않다.
animism이나 샤머니즘이나 범신론적, 만유내재신론(panentheism)적 사고는 성경적 사고가 아니다.
에모토 마사루의 책은 물이 얼면서 복잡하고 다양한 아름다운 육각형 결정을 만들어내는 신비를 아전인수적으로 해석한 범신론적, 만유재신론적 사고의 반영일 뿐이다.
더구나 일본 황실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 오(오)미카미(天照大神)라는 글을 보여주거나 미스터리 서클의 사진을 보여주거나 티베트 불교의 경전을 들려주면 물은 아름다운 육각형 결정체가 보였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 나라 아리랑 노래를 들려주면 찌그러지고 뭉개진 육각형의 모습을 보여주는 등 이런 황당한 엉터리 주장을 일부 기독교인들이나 일부 기독 언론들이 무분별하게 기독교를 변증하는 자료로 삼는다는 것은 우리 기독교인들이 얼마나 책을 제대로 읽지 않고 분별력과 판단력이 부족한 지를 보여주는 개탄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지속적 연구는 필요하다고 보나 마사루의 결론은 전혀 성경적이지 않다고 본다.
사실 이런 유사한 일들은 기독교 안에서 너무 많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무지한 일들이 제발 기독교 안에서 벌어지지 말았으면 한다.
조덕영 박사는
환경화학 공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신학자다. 한국창조과학회 대표간사 겸 창조지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여러 신학교에서 창조론을 강의하고 있는 창조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창조신학연구소’는 창조론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로 구성돼 목회자 및 학자들에게 지식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기독교와 과학’ 등 20여 권의 역저서가 있으며, 다방면의 창조론 이슈들을 다루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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