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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해석/성경 관련 변증(질의 응답)

하나님은 왜 독성 물질을 만드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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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동식물(예: 복어알, 독버섯...)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창 1:31/ 딤전 4:4)

 

하나님이 그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째 날이니라 창1:31/ 하나님의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 딤전 4:4

 

문 : 오늘날 인간들이 먹어서 안되는 독성 동식물(예: 복어알, 독버섯...)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A.>

 

1) 심오한 질문

 

이 질문은 단순한 초보적 질문이 아니라 기독교 역사의 무수히 많은 대학자들도 고민한 문제이지요. 하나님의 하나님은 누구인가(하나님은 누가 만드셨나)라는 질문(이 질문은 대학자 아인시타인도 하고 우리 큰 딸이 유치원 들어가기 전에 제게 한 질문이기도 하지요)처럼, 악은 어디로부터 온 것인가(악도 하나님이 창조하셨는가)라는 질문도 가장 근원적인 질문입니다.

 

2) 악에 대해

 

성경은 악()을 나쁜 것(도적적인 것)과 해로운 것(자연적인 것)으로 구분합니다. 성경은 자연적 악은 도덕적 악의 결과라고 말합니다. 에덴동산에서 사람은 하나님과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마귀의 유혹으로 인해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도덕적인 악을 범했을 때 인간에게는 엄청난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먼저 마음 속에는 수치심과 두려움과 혼돈이 찾아왔고 하나님께 정죄 받아 에덴동산에서 쫓겨났으며 남자는 땅의 소산을 거두어들이기 위해 땀 흘려 노동을 해야 했고 여자는 잉태의 고통이 시작되었지요.

 

인간이 도덕적으로 무너졌을 때 죽음의 고통을 포함한 모든 자연적 악이 시작되었으므로 식물과 동물의 독성 물질들도 그때부터 나타났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고 보여집니다.

 

3) 독에 대해

 

복어독은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라고 합니다. 라틴어로 테트로는 4를 말하고 오드는 치아를 말합니다. 사람들이 복어독을 복어의 날카롭고 튼튼한 이빨 4개에서 나온다고 생각해 붙여진 이름이지요. 그런데 실은 복어는 스스로 테트로도톡신을 만들어내는 게 아닙니다. 먹이로 섭취하거나 체내에 기생하는 균에 의해 만들어지지요. 양식 복어에 테트로도톡신(복어독)이 없는 이유도 독이나 균이 포함된 먹이를 먹지 않기 때문입니다.

 

패류(조개류와 굴조개)도 그 자체는 독이 없으나 가끔 삭시톡신(saxitoxin)이라 부르는 독성을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삭시톡신을 만들어내는 물 속 미생물이 번성하고 그것을 패류들이 섭취할 때입니다. 지중해나 홍해의 조개들에는 이들 미생물들이 번식하지 않아 안전하지요.

 

버섯독은 대부분 산()의 일종인데 건조하면 독성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주변에 독은 양이 적으면 약효 성분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일본 이시가와(石川)현 노토(能登) 지방에서는 맹독이 있는 복어의 난소를 요리해 먹을 정도입니다(복어 난소를 소금에 절인 뒤 소금기를 다 없앤 다음, 쌀겨에 다시 1년을 절여 만듬).

 

세계 최고의 독은 노무현 대통령이 이마 성형을 위해 맞았다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누스에서 배출되는 보톡스 독소입니다. 이렇게 독도 그 양을 잘 조절하여 활용하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4) 다시 성경으로 돌아와서 이 문제를 살펴보지요.

 

1) 성경은 죄와 형벌은 연결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악은 이 같은 형벌(지옥 형벌)이 존재함을 웅변적으로 인간에게 알려주는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마 10:28; 23:33; 눅 16:23).

 

2) 죄가 없어지면 형벌도 사라집니다. 예수님 옷자락을 만졌다가 병이 나은 혈루병 걸린 여인이나 중풍병자 치유(막 2:3,4)를 참고하세요.

 

3) 성경은 죄의 용서와 형벌로부터 구원을 얻기 위해 믿음이 필요함을 말합니다(마 9:22; 막 6:56; 눅 8:48; 17:19).

 

4) 고통의 목적에는 하나님의 경륜적 섭리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요한복음 9장의 소경으로 태어난 사람).

 

5) 악은 모든 불의한 자를 다루시는 하나님의 진노이기도 합니다(롬 1:18). 그리고 그 죄의 삯은 사망이지요(롬 6:23).

 

6) 성경은 선악 간 이 세상에서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불공평한 일들의 보상을 위해 훗날 반드시 공평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음을 말합니다(요 5:29).

 

악의 문제에 대한 연구는 신정론(神正論, theodicy) 또는 변신론(辯神論)이라 하는 데 이 말은 철학자 라이프니츠가 쓴 말로 기독교의 바울, 어거스틴, 토마스 아퀴나스, 칼빈 뿐 아니라 철학자 플라톤, 쇼펜하우어나 조로아스터교 등의 종교에서도 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본 홈피 신정론 참조).

 

문의하신 디모데전서 44절의 하나님의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이 말은 사도 바울이 당시 육체를 선하게 여기지 않던 영지주의자들의 금욕주의(ascetism)를 겨냥한 발언입니다.

 

즉 식물(食物)에 독성이 없다는 의미를 말함은 아닙니다. 만물의 창조주는 성경의 하나님이심을 분명히 하면서 하나님이 주신 것은 근본적으로 선한 것으로 신성시하거나 멸시하거나 천하게 여기면 안 되며 감사함으로 받아야 한다고 말하므로 식물을 금하는 금욕주의를 비판하고 주신 음식을 감사하게 여기라고 말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조덕영 교수(창조신학연구소, 조직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