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의 난해 구절들(출 20:23-26)
"너희는 나를 비겨서 은으로 신상이나 금으로 신상을 너희를 위하여 만들지 말고 내게 토단을 쌓고 그 위에 너의 양과 소로 너의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라 내가 무릇 내 이름을 기념하게 하는 곳에서 네게 강림하여 복을 주리라 네가 내게 돌로 단을 쌓거든 다듬은 돌로 쌓지 말라 네가 정으로 그것을 쪼면 부정하게 함이니라 너는 층계로 내 단에 오르지 말라 네 하체가 그 위에서 드러날까 함이니라 네가 백성 앞에 세울 율례는 이러하니라." 출 20:23~26
출애굽기 20장 23-26절 구절은 학자들도 해석에 어려움을 느끼는 성경의 난해 구절 가운데 한곳입니다. 그래서 이 구절은 많은 학자들이 앞선 창조신학 Q&A 141번에 있는 알레고리적 해석을 시도하고자하는 유혹(?)을 많이 느끼는 구절이기도 합니다(알레고리 해석이 전부 잘못되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모세가 하나님께 직접 받은 10계명은 출애굽기 20장 1절부터 시작해서 23장 33절까지 이어집니다. 그런데 10계명 뒤에 따라 나타나는 특별 규정이 또한 있는 데 이것은 사례법의 형식을 갖추어 나타나므로 언약서(24:7)라고 부릅니다. 언약서 규례는 오늘 본문인 20장 22-26절부터 시작해서 23장 33절까지 총 15개의 규례가 나타납니다. 15가지 규례의 순서 자체에는 어떤 특별한 패턴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15가지 규례 가운데 첫번째 규례로 제단(祭壇)에 대한 규례를 다룹니다. 15가지 규례 가운데 첫 번째 조항인 오늘 본문만 사례의 언약조항을 설명하는 형식을 따르지 않고 서술되어 있습니다. 아래 답변은 본문에 대한 제 개인적인 해석이기는 하나 대체적으로 가장 일반적인 해석임을 알려드립니다.
1. 질문(Q) :
"너희는 나를 비겨서 은으로 신상이나 금으로 신상을 너희를 위하여 만들지 말고" 에서 지금 천주교에서 행하는 성물과 각종 십자가 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그들은 시각효과와 교육 보조자료라고 하는데...
A.
1) 하나님은 어떤 신적 형상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분입니다. 피조세계의 은이나 금으로 만든 신상은 하나님을 잘못 이해하게 만드는 도구일 뿐입니다.
2) 다만 인간은 무엇을 이해하는 데 있어 형상을 필요로 하거나 카테고리를 정하거나 법칙을 찾아내거나 도표를 만들어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간이 가진 습성이지요.
하나님은 도표를 그리시거나 카테고리를 정하시는 분이 아니나 인간이 가진 그런 습성을 잘 알기에 하나님도 우리 사람에게 시청각 자료를 하나 주시기는 하셨지요. 바로 성례(세례와 성찬)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람은 여전히 여러가지 보조자료를 필요로 하는 존재입니다.
하나님은 보조자료가 필요없다고 해도 인간은 여전히 요구하는 식이지요. 하나님이 왕이 아직 필요없다고 그렇게 말씀해도 왕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하나님께 우기는 이스라엘 백성은 좋은 본보기입니다. 결국 다윗을 기다리지 못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람들 보기에 좋은 사울을 왕으로 택하게 되었지요.
보조자료든 시청각자료든 우리 인간이 보면 좋은 듯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사람은 이렇게 그 자기 고집을 못 말립니다. 자동차 속의 십자가, 십자가 목걸이 등도 그런 종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질문(Q) : 돌을 쌓을 때 다듬은 돌로 쌓지 말라는 말씀과 현대 잘 다듬은 석조 교회 건물의 의미는?
A.
1) 인간은 본성적으로 아담과 하와처럼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하여 지혜롭게 할만큼 탐스럽기도 한 것을 좋아합니다. 이것이 죄는 아니나 타락의 씨앗이 되었지요. 하나님은 인간과 달리 중심을 보십니다.
2) 제단은 본래 그럴듯하게 조각하거나 다듬을 만한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제단을 나타내는 히브리어 미즈베아흐(mizbeah)나 헬라어 두시아스테리온(thusiasterion), 보모스(bomos)는 모두 피 흘리는 죽임의 장소를 말합니다. 연기가 피어오르고 피투성이의 냄새나는 재단을 그럴듯하게 다듬은 돌로 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3) 우상 제단은 반대로 온갖 치장을 하고 다듬어 반듯하고 화려합니다. 제단을 다듬은 돌로 쌓지 말라는 규례는 우상 제단과 차원이 전혀 다른 십자가(피 흘림)를 상징하는 제단을 염두에 두신 구절입니다. 동물들이 주변에서 도살당하고 때때로 동물들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피 냄새는 코를 찌르는 피 흘림의 처절한 장소를 그럴듯하게 다듬고 꾸미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겠지요.
4) 오늘날 교회 건축도 인간 중심의 외형적 화려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처절한 피 흘림의 십자가의 거룩함과 사랑의 의미를 잘 기억하고 고려하여 건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3. 질문(Q) : 층계로 내 단에 오르지 말라고 하신 말씀과 오늘 날 대형 교회는 불가피 하게 계단이 많은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A.
1) 출애굽기 20장 26절의 ‘층계로 내 단에 오르지 말라’는 말은 충계를 오를 때에 하체가 드러나는 것을 경고한 구절입니다.
이스라엘과 이웃한 팔레스틴 지역들은 모두 바알숭배 제사가 만연된 지역이었습니다. 풍요와 우레와 비(雨)의 신이었던 바알의 숭배는 늘 음란한 제사를 동반했습니다. 발굴되는 고고학적 자료들을 보면 가나안 땅의 여신들(바알의 배우자 아세라와 아스다롯, 아나스 등)이 얼마나 음란한 우상들이었는 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지요. 아주 보기가 민망할 정도입니다(참조: 본 홈피 요한계시록 강해에 첨부한 다이아나 여신 사진 자료 참조). 인간이 성관계로 인해 번성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풍성한 수확(풍년)을 위해 가나안땅 제사장들은 음란을 조성하였습니다(암 2:7-8). 당시 여제(女祭司長)들은 우상 제사를 주관할 뿐 아니라 제사 때 하체를 드러내는 음란한 창녀들이었던 것이지요. 풍년을 위해서도 요란한 카니발(축제)과 그에 따른 성적 일탈과 섹스는 권장되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날 일부 대형 교회들이 교회의 양적 풍성함을 대외적으로 자랑하려고 교회 행사에 축제라는 말을 무분별하게 쓰는 것은 성경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대단히 미숙한 단어 사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우둔한 이스라엘 공동체에게 여호와 하나님은 우상 잡신하고는 전혀 차원이 다른 신(神)임을 알려주실 필요가 있었겠지요. 따라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하체가 드러나는 행위(간음과 음란)가 여호와 하나님의 제사에는 절대 용납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3) 모세는 하나님의 계시에 따라 형 아론과 그 아들들이 회막(會幕)에 들어가서 제사장 직분을 수행할 때에 베로 고의(袴衣)를 만들어 허리서부터 넓적다리까지 이르게 하여 하체를 가리게 하였습니다. 이 규례는 안 지키면 죽음에 이르는 죄였고 영원히 지켜야할 규례였습니다(출 28:41-43).
4) 이 규례의 의미를 참고할 때 오늘날 교회 예배는 우려할 정도로 너무 거룩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상체와 하체를 드러낸 옷을 입고 생각 없이 버젓이 예배에 참석하는 교인들(자기 자신과 이웃 모두를 시험들게 하는 모습입니다)이나 신자들이 시험들까바 이를 충고하거나 제어하지 못하는 교회나, 찬양과 경배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향하여 마치 축제나 퍼포먼스하듯이 선정적으로 하는 것은 모두 거룩하신 하나님보다 인간 중심의 예배화 되는 예배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계단 많은 오늘날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러 온 것인지 아니면 겸사겸사 자기 과시를 하려는 것인지 분별이 안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 방식을 고집하여 남을 배려하지 않고 상체든 하체든 눈에 띠는 노출 의상을 입고 예배 하러 나타나 남을 시험들게 만드는 것은 분명 큰 실례라고 보여집니다. 이런 무분별한 노출 의상은 분명 강대상의 설교자 조차 난처하게 만드는 대단히 무례한 처신인 것입니다. 한국 교회가 여러모로 최근 대단히 무분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럼 늘 평안하세요!
조덕영 목사(창조신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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