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모형론적 해석이란 무슨 의미인가요?
모형론적 해석이란 무슨 의미인가요?
1. 모형론(typology, 유형론, 예표론)적 해석은 구약 성경의 역사는 진리가 그림자처럼 나타난 것이라 보는 해석을 말합니다. 즉 구약 성경의 그림자 같은 역사는 그 원형(原型)이나 구현이 신약성경의 계시에 나타난 것으로 봅니다. 다시 말하면 구약의 말씀, 사건, 인물 그리고 제도들은 모형들(Typen)로 간주되고, 그 모형들과 상응(相應)하는 것이 신약에 있다는 입장입니다.
2. 모형론적 해석은 이러한 모형(模型, Typos: 구약)과 원형(原型, Antitypos: 신약)의 대조를 통해 구원역사의 연속성을 살펴보게 됩니다. 어떤 학자는 극단적으로 구약의 모든 사건과 역사를 모형으로 해석하여 실제 역사를 무시하기도 합니다.
3. 모형을 나타내는 신약의 단어 튀포스(모형, 롬 3:14; 고전 10:6,11)는 16번 나타나는 데, 못자국(요 20:25), 형상(행 7:43), 표상(롬 5:14), 모형(히 8:5), 식(행 7:44), 본(롬 6:17; 빌 3:17; 살전 1:7; 살후 3:9; 딤전 4:12; 딛 2:7; 벧전 5:3), 거울(고전 10:6) 등으로 번역되고, 스키아(그림자, 골 2:17; 히 8:5; 10:1), 휘포데이그마(사본, 히 8:5; 9:23), 세메이온(표적, 마 12:39), 파라볼레(비유, 히 9:9; 11:19) 등과 같은 용어들도 있습니다. 모형론을 폭넓게 보아 알레고리의 영역에 넣어 다루려는 학자들도 일부 있기는 합니다. 확대 해석하면 그렇게 볼 여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엄격히 구분하면 약간 그 성격이 서로 다르므로 구별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4. 모형은 예수님도 친히 말씀하신 것(예를 들어 노아 홍수 사건과 소돔성의 롯의 때를 인자의 재림 사건에 대한 모형으로 언급한 누가복음 17장 26-30절을 참조할 것)이므로 연구 가능한 해석 모델입니다. 다만 모형론 해석이나 연구를 하려면 다음 몇 가지를 먼저 잘 숙지해야 합니다.
첫째, 신약성경에서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는 모형과 오늘날 주석가들이 주장하는 모형을 구분할 것
오늘날 주석가들이 주장하는 모형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예수님이나 바울 등이 분명하게 모형이라고 말하는 것과 학자들이 임의적으로 모형이라 말하는 것을 구분해야 혹시 발생할 지도 모르는 그릇된 해석을 분별할 수가 있습니다.
둘째, 교리와 관련된 모형과 교리와 상관없는 모형을 구분할 것
요나가 큰물고기 뱃속에서 살아난 것은 그리스도께서 친히 자신의 부활의 모형임을 예표해주셨습니다(마 12: 40). 하지만 요나가 육지에 다시 선 것을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팔레스틴)에서 회복 될 것이라는 예표로 쓰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무화과 나무의 비유를 배우라”(마 24:32) 말씀하셨다고 무화과를 이스라엘로 해석하고 이스라엘이 독립한 1948년에 50년 희년을 더하여 1998년을 종말로 해석한 것도 그릇된 적용이요 해석입니다. 무화과 나무는 구약에서 이스라엘만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알레고리적 요소를 담고 있으므로 이것을 단순하게 신약 시대의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알레고리로 해석하면 엉뚱한 시한부 종말론 교리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마태복음 24장의 예수님 말씀은 종말의 때를 잘 분별하라는 말씀이지 시한부 종말론의 날짜를 계시하려는 의도가 전혀 아니기 때문입니다.
셋째, 모형에도 핵심적인 것과 부차적인 부분이 있음을 명심할 것
너무 지엽적인 주장을 핵심적인 것으로 몰고 가면 성경 해석의 큰 실수를 범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부차적인 부분을 핵심적인 것으로 집착하는 실수도 조심해야 합니다. 일부 이단적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 본질적 핵심과 부차적 부분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넷째, 완전히 성취된 모형도 있고 부분적으로 성취된 모형도 있으며 미래 또는 내세에 이루어질 모형들(주로 요한계시록 예언들)도 있음을 명심할 것.
다니엘서 2장에 나타난 열 발가락을 과거 일부 신학자들이나 목사들이 EC 공동체 10개국으로 해석하여 이 내용을 종말론적으로 성취된 것으로 오해한 것은 잘못 해석한 대표적인 경우이지요.
5. 과거 일부 사람들이 모형 해석을 확대 적용하여 그릇된 성경 해석으로 나아가는 바람에 모형 해석에 대한 일부 반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성경에 모형적 요소가 있음을 분명합니다. 다만 모형에 대한 바른 해석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물론 성경 전체가 모형론으로 해석될 수 있는 책도 아닙니다. 일부가 그렇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신앙의 학문인 신학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대두 됩니다. 과거 기독교의 역사 속에서 기독교의 근간을 흔들던 이단들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성경 해석의 중심을 잡아 준 것은 하나님의 사람들 덕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탁월한 신학자들이었습니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조직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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