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급은 있다
어느 신학도가 교회와 종말론을 배웠는데, 모 교수가 천국 상급이 없다고 단언했다고 정말 그런지 상급에 대해서 문의를 해왔다. 그 교수는 물질을 비유 삼아, 이미 구원 받아서 누리고 있는데 무슨 상급이 따로 필요하냐고 했다면서 상급이 정말 없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무언가 오해가 있었을 것이다. 성경은 분명 상급에 대해 말하고 있다. 상급을 말하지 않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상급과 관련된 면류관과 상과 상급에 대해 지속적으로 말하는 책이다.
2. 면류관
먼저 면류관(스테파노스)은 영예를 의미하는 단어로 고위 성직자나 운동 경기의 승리자들에게 수여되던 관이었다. 구약에서는 제사장들의 임직식(출 29:6)에서 대제사장은 성패(네제르)가 청색 끈으로 고정된 관을 머리에 썼다. 왕들도 권위와 위엄을 나타내기 위해 왕관(면류관)을 썼다(시 21:3). 신약에 와서 면류관은 주로 운동 경기에서 승리한 자에게 수여한 관이나 화환(스테파노스)을 의미하였는데 이것이 종말론적으로 쓰이면 영원한 면류관(계 2:10; 3:11; 4:4 등)을 의미하므로 상급의 개념과 통한 다고 본다.
3. 사도 바울이 말하는 부름의 상
바울도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賞, prize)을 위하여 쫓아간다(빌 3:14-15)하였으니 하나님 나라의 상을 바라보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4. 상급을 나타내는 성경 용어들
면류관 이외에도 상(prize= 브라베이온) 또는 상급(reward= 흠정역에 이와 관련된 단어들은 신구약 포함 101회 나옴)을 나타내는 성경 단어는 대단히 많다(구약= 사카르, 페리, 솰람, 에케브, 가말, 게무아, 마쉐트 등; 신약= 미스도스, 아포디도미, 안타포도시스, 미스다포도시아 등). 그만큼 이 말은 아주 다양하게 사용된다. 뇌물(시 103:10/ 한글 성경은 조금 다르게 번역), 형벌(시 91:8=보응), 선물(왕상 13:7) 등으로 구약에서 번역된 상급 개념은 하나님께서 인간이 받을 만할 때 주시는 것이 아니라 택하신 언약 당사자에게 베푸시는 은혜로 주로 표현된다(창 15:1). 하지만 단순한 일방적 은혜만 아니라 신실함에 대한 상급으로 묘사되기도 한다(룻 2:12).
5. 구약과 신약의 상급 개념
구약에서 상급 개념은 주로 세상적인 번영이나 땅의 복과 관련되었다(출 20:12; 레위기 25:18-19). 하지만 신약으로 넘어오면 종말론적 상급 개념으로 바뀐다. 마태복음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예수님과 사도 바울을 비롯한 예수의 제자들은 줄기차게 상급이 있는 경우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 먼저 영원한 구원 자체가 상급인 동시에 하나님의 선물이다(마 25:34; 계 11:18). 하지만 행위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상급도 있음을 성경은 분명 말하고 있다(마 16:27; 롬 2:16; 벧전 1:17; 계 22:12). 즉 구원을 얻되 구원의 질은 다르다. 겨우 얻은 부끄러운 구원도 있음을 성경은 분명히 가르친다(고전 3:15, 벧전 4:18, 요일 2:28). 그리스도인들도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서 선악 간에 평가 받는다(고후 5:9-10). 따라서 구원 받았다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정신을 바짝차려야 한다.
6. 종말론적 구원에 있어 상급
여기서 종말적 구원에 있어 상급의 질과 양상은 어떤 것인지 궁금해진다. 일부 천국 상급의 양상에 대해 언급하려는 시도가 있다. 신학자뿐 아니라 새로운 직통 계시나 환상을 보았다는 사람들이나 천국 체험 간증 등을 통해 상급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성경은 상급이 있음은 분명 말하기는 하나 상급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주지를 않는다. 분명한 것은 세상적 관점의 공로와 업적에 의한 유물론적 보상이 따르는 개념이 아니라는 점이다(마 20:1-16). 죄인이요 죄성을 지닌 인간이 죄 없는 저 세상의 상급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고 하는 시도 자체가 때로는 불순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믿음을 가진 성도에게는 분명 모두 보상이 있을 것이다(계 11:18). 이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인간적 상급 개념은 철저히 버려라(고전 1장, 사 55장 참조). 천국 상급이 어떤 것들인지는 모르나 하나님의 선하신 성품(전지전능하심, 사랑, 공의 등)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하늘나라에서 모든 성도들은 주님이 주시는 상급에 대해 감사하며 찬양할 것이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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