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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해석/구약

◈다니엘이 마주한 마대의 후손 다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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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이 마주한 마대의 후손 다리오

▲바벨론 왕과 전설의 동물 시루쉬(베를린 페라가몬 박물관 홍보물). 외경에 의하면 시루쉬 숭배를 거부한 다니엘을 징계하려고 바벨론왕은 시루쉬를 보냈으나, 오히려 다니엘의 손에 죽고 만다. ⓒ재독 사진예술가 조은선

성경 계시에 등장하는 마대족 계열의 주요 인물에는 다니엘서(5:30-6:1)에 나오는 다리오 왕이 있다. 권력을 장악한 다리오는 다니엘을 총애하여 그를 전국 120도를 다스릴 바벨론 총리 셋 가운데서도 선임으로 세운 인물이다(단 6:3).

 

이 다리오는 성경 가운데 오직 다니엘서에만 언급된 인물이다. 또한 그는 성경에 나이와 혈통과 국적이 기록되어 있는 유일한 군주(단 5:30)이기에, 인류 역사에 아주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 인물이 되었다.

 

이 같은 정보는 다니엘서에 나오는 메대 사람 다리오가 후기 페르시아(바사) 군주인 다리오 1세 히스타스페스(Darius, Hystaspes, B.C. 522-486)가 아님을 증거한다. 메대 사람 다리오의 아버지 이름은 아하수에로(Ahasuerus, 곧 크셀크세스)였다(단 9:1).

 

하지만 이 다리오의 아버지 아하수에로도 에스더 1장 1절에 나오는 페르시아 왕 아하수에로(다리오 1세의 아들인 크세르크세스(Xerxes) 1세)와 혼동하면 안 된다. 즉 메대 사람 다리오는 페르시아 왕 아하수에로의 후손(아닥사스다 1세나 다리오 2세)들과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메대 사람 다리오는 이들 페르시아 왕 다리오 1세나 아하수에로보다 더 앞선 시대의 사람이었다. 기원전 539년 10월 갈대아 왕 벨사살이 죽자 페르시아의 고레스 대왕(통치 기간 B.C. 539-530)은 그를 바벨론(갈대아)의 메대-파사 통치자(단 9:1)로 세웠을 것이다(단 1:21; 5:31; 6:28).

 

메대 사람 다리오는 바벨론 멸망(B. C. 539) 당시 62세(단 5:31)였으므로, 주전 600-601년경에 태어났다(단 5:31). 역사가들이 말하듯, 고레스는 다리오의 사위였든지 외손자였다. 이 부분은 성경이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으니 성경으로 확인할 길은 없다.

▲페르시아 제국 왕궁터 유적 원경. ⓒ박진호 연구원

성경 구약의 위대한 예언서 다니엘서는 요한계시록과 더불어 종말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이 가장 많이 제공하는 이방 인물은 벨사살이나 느부갓네살보다 메대 사람 다리오였다.

 

다리오는 다니엘을 시기하는 관리들의 계략에 속아 서명 날인한 메대-바사 법령으로 인해 신임하던 총리 다니엘을 하루 세 번 기도한다는 죄목으로 사자굴에 들어가게 만들기도 했다(단 6:7-18).

 

그때 다리오는 놀라운 말을 한다. “네가 항상 섬기는 네 하나님이 너를 구원하시길 바란다”. 흥겨운 풍악도 멀리하고 밤새도록 먹지도 않은 채 뜬눈으로 지샌 다리오 왕은 새벽이 되자 사자굴로 달려갔다.

 

이때 다리오는 또 다시 다니엘에게 놀라운 말을 한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종 다니엘아, 네가 항상 섬기는 하나님이 너를 사자굴에서 구할 수 있었느냐?”

 

이렇게 유대 민족과는 인연이 깊은 왕이었다. 모르드개와 하만의 경우처럼, 다니엘을 고소한 자들은 그 처자들과 함께 오히려 자신들이 사자굴에서 비극의 삶을 마치게 되었다(단 6:19-24).

 

다니엘은 노예로 전락한 이방 포로의 후손에 불과했다. 하지만 다리오는 다니엘을 중용했다. 지도자들은 이렇게 다니엘 같은 참되고 유능한 인물을 알아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최고의 인재를 써도 쉽지 않은 국가 경영에 B급, C급 심지어 함량 미달의 인물을 책임자로 쓰면, 무능할 뿐 아니라 국가를 베네수엘라나 그리스처럼 거덜나게 만드는 것이다.

 

다리오는 페르시아 체제 가운데 벨사살 왕과 같은 부(副) 통치자였으나, 방탕했던 선왕(先王)과는 달랐다. 그는 큰 열의와 능력을 가지고 바벨론 지역을 다스렸으며 더욱 중요한 사실은 놀랍게도 그가 ‘다니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양한 왕(단 6:25-27)이었다는 점이다. 즉 메대-파사(지금의 이란)의 다리오나 고레스는 지금의 이란 통치자들과는 신앙적으로 전혀 다른 인물들이었다.

 

다리오 왕은 자신의 제국 안에 있는 모든 나라와 민족들에게 다음과 같은 조서를 내린다. “이제 내가 선언한다. 내 제국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다니엘의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숭배하라. 그는 살아 계신 하나님이시니 영원히 다스릴 것이며 그의 나라는 영원할 것이요 그의 권세는 무궁할 것이다. 그는 구원도 하시고 건져내기도 하시며 하늘과 땅에서 놀라운 일과 기적을 행하시는 분이시다. 그가 다니엘을 구출하여 사자의 밥이 되지 않게 하셨다(단 6:25-27).”

 

조덕영 박사(조직신학, 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전 김천대-안양대-평택대 겸임 교수, 현 평택대 <신학과 과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