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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해석/구약

사랑은 어떤 만남인가(아 2: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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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떤 만남인가(아 2:8-14)

 

"내 사랑하는 자의 목소리로구나 보라 그가 산에서 달리고 작은 산을 빨리 넘어오는 구나

내 사랑하는 자는 노루와도 같고 어린 사슴과도 같아서 우리 벽 뒤에 서서 창으로 들여다보며 창살 틈으로 엿보는 구나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을 피워 향기를 토하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바위 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나의 비둘기야 내가 네 얼굴을 보게 하라 네 소리를 듣게 하라 네 소리는 부드럽고 네 얼굴은 아름답구나"(아 2:8-14)

 

 

사랑은

서로 주고받으면서

자기를 낮추고 사랑하는 이를 높이며

사랑은 하면 할수록 뜨거워진다(2:1-7).

도대체 사랑은 어떤 만남이기에 이런 특별한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

이 신비로운 만남 속으로 들어가 보자.

 

 

1) 첫째 사랑은 그리움이 담긴 만남이다(8-9절)

 

여러분은 그리운 목소리가 있는가?

 

모든 게 완벽하고 뛰어나도 만나기 싫은 사람이 있다. 못나도 그리운 사람이 있다. 사랑하는 고향은 잘나든 못나든 늘 그립다. 자녀는 잘나든 못나든 그립다. 멀리 유학 가 있는 딸의 얼굴과 목소리가 너무 그립다. 사랑은 이렇게 그리움이다. 하나님도 자녀를 그리워한다. 신앙은 하나님의 음성을 그리워한다(3:29; 5:28; 19:4,27).

 

사랑은 단순한 만남이 아닌 빨리 만나고 싶은 그리움이다.

 

사랑하면 노루(삼하 2:18)와 사슴처럼(대상 12:8) 빠르게 만나고 싶다. 필자는 어릴 적 명절만 다가오면 귀경 만원 버스 타고 서울서 내려오는 누님이 마냥 그리워 그저 빨리 만나고 싶어 집 근처 정류장 곁에 앉아 서울서 내려오는 버스들을 바라보며 목이 빠지게 누나를 기다렸다. 지금도 심심하면 용건도 별로 없으면서도 누님께 곧잘 전화한다. 그리움이다.

 

부활하신 주님도 그리움으로 빠르게 다시 오실 것이다(22:7,12; 13:11-12). 그리우면 빨리 문을 열어야 한다(3:20). 주님은 마음의 문을 열라고 사람들을 초청하신다(19:9). 이게 사랑이다.

 

 

2) 둘째 사랑은 갈망이 담긴 만남이다(10-13절)

 

겨울이 지나 비가 그치면(11) 누군가 만나고 싶다. 겨울은 가나안의 장마철이다. 비가 그침은 기쁨을 상징한다. 비가 그침으로 이제 기쁨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만남을 갈망한다.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하며 반구 소리가 들리니(12) 더욱 만나고 싶다.

 

비둘기의 일종인 반구(斑鳩)는 온유한 성령을 상징한다(3:16). 어둠과 외로움은 사라지고 주님의 음성이 들리니 주님과 만나 동행하는 기쁨의 충만함을 나타낸다(35:1; 14:3).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이 피어 향기를 토하니 사랑하는 자와 어디론가 함께 가고 싶다(13). 사랑하면 역동적 소망이 넘쳐난다. 그리고 사랑의 향기와 열매가 솟구친다.

 

그 소망의 갈망으로 술람미 여인이 솔로몬을 만나고 싶듯 주님을 뜨겁게 만나면 신앙생활에 따른 향기가 넘치며 첫 열매의 은총을 거두게 된다(15:7).

 

 

3) 셋째 사랑은 은밀한 만남이다(14절)

 

연인은 마치 바위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 비둘기처럼 있다. 비둘기는 온순하고 겁 많은 술람미 여인의 모습이다. 겁 많은 비둘기는 은밀한 절벽에 거한다(48:28). 하나님은, 결코 만만치 않고 어두운 곳이 많으며 여기저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험준한 세상 가운데서 우리의 반석이요 은밀한 피난처이다(46:1; 고전 10:4).

 

하나님은 우리를 아주 은밀하게 만나주시고 보호하신다.

 

사랑은 은밀하다. 특별히 육체적 사랑은 떠벌리는 게 아니다. <하나 되는 기쁨>이라는 책이 얼마 전 큰 이슈가 되었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은밀하게 읽히라고 기획된 책이었다. 사랑을 더럽게 여기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한 특정한 부부들을 위한 책이었다. 사랑에는 분명 이렇게 은밀한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은 다른 사람들에 의해 떠벌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랑은 그렇게 남들에게 떠벌리는 것이 아니다.

 

책 저자의 의도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런데 책의 저자도 아닌 사람들이 책을 왈가왈부하고 저자가 공개도 하지 않은 은밀한 내용을 저자의 의도와 다르게 온통 세상 사람들에게 공개하여 호기심만 자극하는 떠벌리는 태도는 옳지 않다.

 

주님과의 만남도 유사하다. 대개 사람들은 주님과 은밀히 만난다. 길을 걷다가 만난다. 산기도 중 만난다. 기도원 기도 굴에서도 만난다. 찬양 중에도 만나고, 고통 중에도 만나며, 말씀을 묵상 중에도 홀연히, 은밀하게 만난다.

 

그리스도인들은 남들이 모르는 주님과의 은밀한 체험들이 있다.

 

필자는 젊은 시절 청년들과 찬양 중에 십자가 주님을 만났다. 철야기도 중에는 선교 단체로 인도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다. 금식하며 새벽 청평 기도원의 뒷산을 오르며 목회가 무엇인가를 깨달았고 교회 개척에 대한 주님의 선하신 뜻을 알았다.

 

당신은 주님을 향한 참 된 그리움과 함께 하려는 목마름과 은밀한 만남이 있는가. 예배, 기도, 찬양, 말씀을 가까이 하는 것은 모두 그리움과 주님 만나기를 갈망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주님을 갈망하며 그리워하는 이들을 주님은 은밀히 만나 주신다.

 

조덕영 목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 Th.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