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진행되면
사랑하는 사람들은 무언가 서로 주고 받게 된다.
그 미묘한 주고 받음은 과연 무엇을 말하는가?
그 안에 어떤 사랑의 본질이 숨어있는가?
여기 서로 주고 받는 찬가 속에 나타난
그 미묘한 사랑의 향기를 맡아보자.
"왕이 침상에 앉았을 때에
나의 나도 기름이 향기를 뿜어냈구나
나의 사랑하는 자는
내 품 가운데 몰약 향주머니요
나의 사랑하는 자는
내게 엔게디 포도원의 고벨화 송이로구나
내 사랑아 너는 어여쁘고 어여쁘다 네 눈이 비둘기 같구나"
(아가서 1:12-15)
1) 여인의 사랑 찬가(12-14절)
향기 1- 사랑하는 이의 냄새
(1) 술람미 여인은 자신의 연인에게서 향수 냄새를 맡고 자신도 향품을 사용하였다.
(2) 솔로몬은 술람미 여인에게서 향수 냄새가 나게 만든 연인이었다.
(3)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신부는 향품을 쓴다(계 21:2; 에 2:12).
(4) 마리아도 예수님 앞에서 기름을 썼다(요 12:3).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향기이다(고후 2:15-16). 그리스도인에게는 그리스도의 냄새, 기쁨의 냄새(마 26:6-13), 생명의 냄새(고후 2:14)가 나야 한다.
(5) 창조주 하나님이 주신 향기와 향수와 냄새가 없었다면 인간과 세상은 얼마나 삭막했겠는가. 사람은 늘 세상의 냄새를 맡으며 사랑을 알아간다.
성경 마지막 계시가 임한 밧모섬의 수도원에서 구입한 몰약
향기 2- 몰약
(1) 솔로몬은 연인의 품 속에 있는 몰약(沒藥) 주머니 같은 연인이었다.
(2) 몰약은 본래 성전용이었다(출 30:23).
(3) 성전은 거룩하며 연인 간 사랑도 거룩하다. 기도의 매너리즘 때문에 고민이 있는가? 가끔은 아가서 고백처럼 몰약을 한번 살짝 바르고 기도해보라(물론 몰약을 바르지 않고 기도해도 아무런 상관없으니 오해는 마시길)!
(4) 어떤 이에게는 이것이 놀라운 체험일 수도 있다. 하루 종일 성령의 은혜로 기분이 상쾌해지며 성결한 향기 속에서 고양되고 거룩해진다. 몰약은 방부제(주로 시체용)이기도 했다(요 19:39).
(5) 일반적으로 농약과 비료를 사용치 않은 과일과 채소는 썩어 부패하지 않는다. 다만 수분이 빠질 뿐이다. 그리고 과육은 흙 속으로 돌아간다.
(6) 참사랑도 그렇다. 참사랑은 고약한 냄새를 풍기지 않고 부패하지도 않는다.
(8) 몰약은 전형적인 궁중 화장품(에 2:12)이었다. 몰약은 천국 성도의 향기이다. 몰약은 죄악의 소멸과 기쁨을 상징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면 죄악은 사라지고 기쁨이 넘친다.
향기 3-엔게디 정원
(1) 술람미 여인은 연인 솔로몬을 엔게디 정원의 꽃송이 같다 노래한다.
(2) 엔게디는 생명의 근원 같은 곳이다. 하사손다말(=엔게디)은 오아시스요 비옥한 농경지요(창 14:7; 대하 20:2) 온천(溫泉)이 있는 땅이었다.
(3) 필자의 고향 충주는 산과 돌(수석)과 물이 풍부한 전국 최고의 온천 지역이라 그 풍성하고 생명력 넘치는 물의 기운을 너무 잘 안다.
(4) 엔게디는 또한 피난처의 상징이다. 다윗은 하나님의 은혜로 이곳으로 피신하였다(삼상 23:29; 24:1).
(5) 그리스도는 믿는 이의 피난처다. 죄와 죽음과 심판에서 인간은 어디로 피할 수 있는가? 과연 돈과 명예와 권세와 권력이 죽음과 심판을 면하게 할 수 있는가? 다윗처럼 하나님의 엔게디로 피하라! 솔로몬은 술람미 여인의 엔게디 정원이었다. 솔로몬은 평강(샬롬)이신 주님의 모형이었다.
2) 남자의 사랑 찬가(15-17절)
내 짝, 내 친구
(1) 솔로몬은 술람미 연인을 자신의 ‘사랑하는 이’ 즉 내 ‘짝’이라고 노래한다.
(2) 하나의 작은 몸짓에 지나지 않던 누군가를 향해 “그 이름을 불러주어야 비로소 그는 내 짝이 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김춘수 시인의 시 “꽃” 중에서).
(3)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친구(짝= 요 11:11; 15:14))이다. 아브라함은 여호와 하나님의 친구(약 2:23)요 나사로는 그리스도의 친구였다.
(4) 여러분들도 한번 하나님의 친구가 되어 보라! 이 놀랍고 신비로운 설레임을 경험해 보라!
아름다운 이
(1) 솔로몬은 연인을 아름다운 이라고 노래한다.
(2) 사랑하면 모든 게 아름답게 보인다(에 5:3; 7:2).
(3) 자녀를 낳아보라! 사랑스런 아기의 첫 똥도 참 반갑다. 하물며 사랑하는 여인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4) 하나님은 세상을 이처럼 너무나 사랑(God so loved)하신다(요 3:16).
순결함, 정결함
(1) 이번에는 솔로몬이 연인을 향해 비둘기 같은 눈을 가졌다고 노래한다.
(2) 눈은 인간의 본심을 상징한다. 비둘기 같은 눈은 음흉하지 않고 착하며 아름답고 순결함을 상징한다.
(3) 비둘기 눈은 상대를 해하지 않는다. 잘 나고 똑똑하고 멋진 것도 좋으나 정결하고 내적인 아름다움은 더 빛난다(잠 31:30).
(4) 비둘기는 정결하여 제사용(祭祀用)이었다(레위기 1:14), 그리스도는 비둘기처럼 인간 죄를 위한 번제가 되었다.
(5) 성령은 비둘기 같이 임한다. 성령은 비둘기 같이 온유하며 평화롭고 자애로우며 순결의 영이다(마 10:16). 성령 받은 이는 비둘기 눈 같이 하나님 앞에 사랑스러우며 그 삶이 하나님이 인정하는 빛나고 복 된 삶이다.
당신은 사랑하는 이와 사랑의 찬가를 주고받으며 사는가?
혹시 사랑 받으려고만 하지는 않는가?
하나님과 주고받는 사랑의 찬가는 있는가?
하나님과 주고받는 이 세상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사랑의 찬가가 있는가?
그리스도의 십자가 냄새는 나는가?
그렇다면 당신의 삶은 정말 빛나는 삶이다.
사랑 풍경 3- 우리 동네
얼굴만 슬쩍 알아도 외상 먹을 수 있는
어울릴 것같지 않던 삼손 국밥집과 막달라 마리아 국밥집이 모두 있어
사람 냄새와 사랑의 향기가 함께 어우러지던 동네
제재소 풍성한 톱밥이 있고 헛간 능구렁이가 있고
누구도 겁 안나는 저녁 화투 도사(道士) 제재소 일꾼 도(都)씨 아저씨가 늘 지켜주던 동네
특전사 출신 맥가이버 소사(小使) 형이 나를 반쯤 왕자처럼 여겨 든든하던 동네
내가 평생 회개해야 하는 德順네 가게 아흔 살 모기(耄期) 할머니가 있던 푸근한 동네
칼국수 방앗간은 자그마치 서너 개나 있어 풍성하던 동네
마수걸이 가래떡을 가끔씩 훔쳐 먹어도
치골이 형에게 욕 한번 얻어먹으면 풀려나는 넉넉한 동네
치매라는 말조차 없어 노망(老妄) 들린 할머니가 정겨웠던 동네
평생 실업자 왕눈 친구 아버지가 당당하던 동네
똥 과자 굽던 제갈공명 친구와 그 동생의 겨울 콧물이 늘 씩씩하던 동네
은행나무가 있고 울타리가 있고 공동 우물이 있고 개울이 있고
들판 메뚜기와 가끔은 칡뿌리 캐러갈 작은 산이 있고
북 치며 아이들을 소몰이하듯 신나게 모으던
성결교회 사찰 집사님이 있어 그리운 동네 우리 동네
창조신학연구소
조덕영(신학자, 칼럼니스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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