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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신앙의 눈으로 세상 바라보기)/사회

“차별금지법 근본 문제, ‘반대할 자유’ 박탈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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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근본 문제, ‘반대할 자유’ 박탈하는 것”

제공: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복음법률가회 상임대표 조배숙 전 의원 인터뷰

차별금지법, 헌법상 국민 기본권 침해 위험한 법안

의원들 좋은 법인 줄 알고 찬성, 설명하면 물러서

한국교회 차별금지법 반대, 강력하고 단합된 힘을

비동의 간음죄 발의 동의했다 ‘급진 페미’ 몰리기도

급진 페미니즘 동조한 적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

이번 대통령 선거 중요한 이유, 법안 거부권 때문

▲복음법률가회 상임대표로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비롯해 반기독교적 법률 제정에 적극 반대하고 있는 조배숙 전 의원.

복음법률가회 상임대표 조배숙 전 의원이 동료 크리스천 법률가들과 <예수 믿는 법률가들(베네딕션)>이라는 책을 펴냈다.

4선 의원 출신으로 대한민국 최초 여성 검사이기도 한 조배숙 상임대표는 최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비롯해 법률 영역에서 기독교적 가치 수호에 앞장서고 있다. 다음은 조 상임대표와의 인터뷰.

-책을 내게 되신 계기가 있다면.

“젊은 여성 출판사 대표가 제의를 해왔는데 신앙이 깊고 신실해 믿음이 갔습니다. 법률가로서 제가 활동한 영역에서 제 경험을 정리하는 것도 좋겠다 싶었고, 공저인들도 평소 제가 잘 알고 존경하던 분들이라 기쁜 마음으로 제의를 수락했습니다.

크리스천 법률가이신 김일수·남형두·이정미 등 4명의 공저입니다. 각자 신앙을 갖게 된 동기와 함께, 크리스천 법률가로서의 활동을 정리했습니다.

저는 국회의원 시절이던 2003년 성매매방지법 제정안을 발의했고, 2004년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지금 시각에서 보면 다른 해석도 가능하겠지만, 당시 상황에서는 철저히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이었습니다.

법안 발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2000년 9월 군산 개복동 화재로 성매매 여성 5명이 사망했습니다. 창살로 감금시켜 미처 탈출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비난 여론이 일어 쇠창살 감금이 금지됐는데, 2002년 1월 군산 대명동에서 발생한 화재로 이번에도 14명이 사망했습니다. 쇠창살 규제를 피한다고 꼼수를 부려, 밖에서 잠가버려 나오지 못한 것입니다.

대명동 화재 현장에서는 문 바로 앞에서 남성까지 15명이 사망한 채로 발견됐습니다. 인권침해 현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입니다. 더구나 개복동과 대명동은 같은 군산이고, 바로 옆 동네였습니다.

여성들에 대한 보호 촉구 여론이 들끓었고, 법안이 제정됐습니다. 법안 주 내용은 알선 조직이나 포주의 처벌을 강화하고 이익금을 몰수하며, 성매매 여성들이 업소를 그만두고 나오면 재활을 지원하는 것 등이었습니다.

이전에 있던 윤락행위방지법은 ‘도덕적으로 건전하지 못하다’며 성매매 여성만을 문제시했고, 오히려 그들을 알선하고 고용해서 돈을 버는 알선 업체들은 처벌이 가벼웠습니다.

당시 성매매 방식은 지금과 굉장히 달랐습니다. 지금은 인터넷 등을 통해 영업을 시도하지만, 과거에는 여성들이 포주들의 감시 하에 집결지로 모여 감금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됐다는 것을 설명해 드리고 싶습니다.

실제로 당시 법안 통과 후 성매매 업소를 빠져나와 재활을 시작해 직업훈련을 받거나 검정고시를 치르고 대학에 진학한 여성들이 저와 만났을 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 적도 있습니다.

이 분들은 대부분 성매매방지법이 새로 제정됐는지도 몰랐고, 안다 해도 ‘성매매방지법이 여성들을 잡아가는 법’이라고 포주들이 거짓으로 알려줘 이법에 대해 적대적이었다고 합니다.”

-복음법률가회 상임대표로서 차별금지법 반대 활동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법안 이름만 들으면 명분이 있어 보입니다. 차별하지 말자는데,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하지만 법안은 이름보다 내용이 중요합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 신앙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 헌법상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안입니다.

성적지향 등에 대해 반대하는 것을 차별로, 부정적 의견을 표명하면 혐오 표현으로 각각 규정해 버립니다. 이러한 사고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굉장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전체주의 사회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의 법안을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 만들려고 하니, 반대할 수밖에 없겠지요? 동성애 동성결혼 인정 같은 문제는 전체 문제 중 하나(One of Them)에 불과합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반대할 자유’를 박탈하는 것입니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어야 합니다. 모든 사회 문제에 대해 법을 만들어 풀고자 해서는 곤란합니다. 평등하게 만들어야 한다? 인간 사회 모든 문제를 법으로만 재단할 수 있을까요.

이 정부 들어, 너무 과도하게 법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행정적인 기술이 아니라, 법으로 강제할 수 없는 인간의 근본적인 사고와 행동 양식에 관한 영역인데 말입니다.”

-차별금지법의 폐해를 외국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면 ‘가짜뉴스’로 치부당하는데요.

“먼저 통과된 영국과 미국 같은 경우, 실제로 부작용이 굉장히 심합니다. 가짜뉴스가 아니고, 증명할 수 있습니다.

영국 윌리엄스 변호사가 영국에서 이런 문제들로 신앙인들이 피해를 당해 소송하는 경우들을 많이 소개하지 않았습니까. 사례를 보면 판사가 입양을 결정하면서 아동의 최선의 이익은 엄마와 아빠에 의해서 양육되는 것에 있다면서 아동을 동성커플에 보내는 것을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내각부 장관과 잉글랜드 대법관(Lord Chancellor)과 수석재판관(Lord Chief Justice)에 의해 징계를 받았습니다. 기독교적 시각은 ‘동성 커플에 대한 차별’이라는 것이지요. 영국에서는 이러한 예가 비일비재합니다.

작년 여름 美 LA에서 있었던 찜질방 사건을 기억하시지요. 생물학적으로는 남성이지만, 자기는 여성이라고 주장하고 여탕에 들어간 것입니다. 그걸 막으면 차별했다는 이유로 찜질방 직원과 사장이 소송을 당하게 되니, 직원이 어쩔 수 없이 들여보냈다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말이 되는 일인가요. 사정이 이러한데도 법이 통과되어도 ‘별 일 없을 것’이라는데, 너무 낙관적 시각입니다.

이러한 ‘가짜뉴스’ 주장을 반박하는 복음법률가회 자료가 있습니다. 더구나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비롯해 각 분야에서 개별적으로는 이미 차별금지법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왜 ‘포괄적’이라는 이름을 붙인 법안을 만들려 할까요? 그들은 ‘일반 기본법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차별은 그 성격이 모두 다른데, 그걸 통일시켜 기본법을 만든다는 것은 상당히 부적절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일반법을 만들자는 주장 자체가 ‘욕야카르타 원칙’대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욕야카르타 원칙(Yogyakarta Principles)’이 세계인권선언과 비슷한 것이라며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만든 사람들도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들은 유엔(UN) 운운하며 통과를 주장하지만, 유엔 총회에서도 반대가 많아 한 번도 통과된 적 없는 원칙입니다. 그들이 활동하는 조그만 위원회에서 인정했을 뿐입니다. 이를 유엔 전체가 동의한 것처럼 부풀려서 압박을 가하는데, 과연 총회 결의가 있었는지 제대로 살펴봐야 합니다.”

▲조배숙 전 의원은 최근 동료 크리스천 법률가들과 <예수 믿는 법률가들>을 펴냈다.

-어쨌든 차별은 개선해야 합니다. 이러한 법률 제정 외에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요즘 젊은이들은 ‘공정한 게임’을 원합니다. 어떤 룰이 정해지면, 그에 따라 공정하게 경쟁하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공정하게 경쟁한다면 기준이 명확하고 실력으로 하게 되니 말이 없습니다. 더욱 실력을 쌓고자 할 것이고요. ‘공의가 하수처럼 흐른다’는 말씀처럼, 룰을 정확하게 정하고 철저히 그 룰에 따르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기숙사 룰이 엄격합니다. 알콜음료 반입이 안 됩니다. 예전에 조기유학을 갔던 후배의 딸이 전해준 이야기입니다. 그 학교의 미국인 학생이 친구가 고등학교 졸업식 날 1등 상을 받기로 했는데, 졸업식 전날 밤 기숙사에서 졸업식을 앞두고 파티에서 캔맥주를 사와서 친구들과 자축하다가 들고 있다 발각됐습니다. 다음 날 졸업이지만, 제적당하고 졸업을 못했다고 합니다.

가족들은 물론 친구들도 너무 안타까워하고 가슴 아파했지만, 학교 측은 단호했습니다. 그게 룰입니다. 할 말이 없는 것입니다. 룰을 지키는 미국의 철저함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규칙을 지킨다는 게 중요하고 어겼을 때 예외없이 벌칙이 적용되며,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지요.”

-대표님 활동에 대한 주변의 반대는 없나요.

“의원님들도 이름만 듣고 처음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찬성하다가, 차근차근 설명해 주면 수긍합니다. 끝내 법안에 찬성할 수도 있지만, 제 설명에 반대 이유를 말하라면 말을 못하더라고요.

결국은 법안이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나서야 합니다. 의원님들이 처음에는 이름을 보고 좋은 법인 줄 알았다가, 설명을 듣더니 물러섭니다.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반수 의결이면 통과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법안의 문제점을 설득하고 막아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강력한 목소리를 낼 필요도 있습니다. 의사표현을 강력하게 해야 합니다. 얼마 전에 불교계는 정청래 의원의 한 마디에 전국에서 3천 명 이상의 승려들이 모이지 않았습니까. 방역지침 위반 이야기도 나오지만, 그렇게 하니 의원들이 쩔쩔 맵니다.

불교의 단합된 행동을 보면서 교계도 많은 반성을 해야 하고, 강력하고 단합된 힘을 행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있어 지금 당장은 피해 가려 하겠지만, 대선이 끝나면 당장 문제가 될 것입니다.

이재훈 목사님이 차별금지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1인 시위 피케팅을 하시겠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통과되기 전에 미리 막아야 합니다. 통과되고 나면 소용이 없어요.”

-과거 비동의 간음죄 발의에 동의하셨다는 이유로 최근 ‘급진 페미’로 몰리셨다고 들었습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제가, 이상하게 페미로 몰렸습니다(웃음). 저는 전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민감한 2030에게는 그렇게도 읽혀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유를 들어봤더니, 비동의 간음죄와 성매매방지법 발의 때문이었습니다. 성매매방지법은 앞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습니다.

비동의 간음죄는 지난 2018년 ‘미투 운동’이 휩쓸었을 때, 남녀 불문 여야 의원 10명이 대표 발의했고, 저는 대표 발의 대신 백혜련·나경원 의원의 발의안에 동의를 해주고 지켜보는 입장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는 20대 국회 만료와 함께 폐기된 법안입니다.

‘미투 운동’이 일어나면서 성인지 수사와 성인지 재판이 진행됐습니다. 이는 여성 피해자의 진술만 있으면, 다른 자료가 없어도 쉽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방침이 정해진 것입니다. 저도 잘 몰랐는데, 2018년 성인지 수사와 성인지 재판으로 법무부 지침이 내려왔다고 합니다.

제가 과거 성매매방지법을 발의할 때는 증거 없이도 남성을 유죄로 간주하는 성인지 수사와 성인지 재판이 제도화되기 전이었기에, 오남용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성인지 수사에 대해 젊은 남성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서로 좋아서 관계를 맺었는데, 나중에 관계가 틀어진 뒤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구속된 남성 분들이 계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은 이 법을 엄청난 악법으로 생각합니다.

여성들이 성 관련 피해를 당해서는 안 되지만, 남성들이 정당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역차별을 당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증거재판주의라는 헌법상의 원칙에도 맞지 않습니다.

앞으로 합리적 증거 없이 처벌하도록 하는 성인지 수사와 성인지 재판은 중단을 요구할 것입니다. 젊은 남성들과 젊은 여성들은 모두 사회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들이 사회에서 억울함을 느끼거나 좌절하지 않고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우리 사회가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녀가 조화를 이루고 가정을 이뤄 자녀를 출산하는 것이 창조의 섭리 아닙니까? 남녀가 서로 존중하고 자기 역할을 하면서 공존하고 살아야 하는데, ‘남자는 잠재적 성범죄자’라고 꼬리표를 붙이다 보니, 남성들이 화가 많이 나 있습니다.

‘잠재적 몰카범’이나 ‘잠재적 성범죄범’ 등의 꼬리표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피해의식을 갖게 됩니다. 일방적으로 한쪽 말만 들어선 안 되고, 정황 등을 균형적으로 판단해 피해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억울함이 생기면, 사회에 반감을 갖게 됩니다.

저는 물론 급진 페미니즘에 동조하는 일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정치를 오래 하셨는데, 기독교인들이 대선에서 어떤 자세를 갖춰야 할까요.

“후보의 개인적 장단점도 봐야겠지만, 이 사람이 집권했을 때 우리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도 봐야 합니다. 그러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어떻게 보느냐가 굉장히 중요할 것입니다.

법이란 한 번 만들어지면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나쁜 법은 제정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합니다. 이를 각 후보 진영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살피는 것이, 대선을 판단하는 기준이 돼야 합니다. 우리 사회를 만들어 가는 모습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말씀드렸듯 반대할 자유를 박탈할 뿐 아니라, 기업활동이 상당히 위축·왜곡시킬 것입니다. 전 세계는 완전한 자유경쟁 사회인데, 우리만 기계적 평등을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런 부분들이 걱정스럽습니다.

이 지점에서 대선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대통령에게 법안 거부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거부권을 발동하면, 재의하는데 전체의 2/3인 200명이 필요합니다. 재의 통과는 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