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제1회 대학생 전국 문예 작품 모집에 얽힌
세 청년의 놀랍고 신기한 사연!
숨 막히는 유신과 경제 개발로 대변 되던 1970년대!
대중문화로는 통기타와 청바지로 상징 되던 시대!
이공계 젊은이들의 문학적 방황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1977년, 당시 굴지의 문예지 『한국문학』은 의욕적으로 제1회 대학생 문예 작품 모집을 추진한다. 당시 젊은 지성인들의 시대적 고민과 욕망을 배설하는 최고 탈출구는 문학이었던 시대였다. 대학 가요제가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출범하던 70년 대 중반, 본격 문학지 한국문학(당시 주간 이근배 시인)은 의욕적으로 제1회 대학 문학상을 홍보한다. 이 문학 타이틀에 대한 관심으로 모든 캠퍼스 젊은 문학도들은 가슴이 뜨거워졌다.
자신들의 생년월일이 똑 같은 방황하는 두 젊은이가 있었다. 지금은 보기 힘든 50대 아버지들의 늦둥이였다. 놀라운 인연이었다. 둘은 신기하게 부친의 나이도 같았다. 어느덧 그들은 지금 자신들의 아버지가 자신들을 낳아주셨던 나이를 훌쩍 넘어섰다.
이 둘은 정신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던 70년대 치열한 문학적 방황을 한다. 대학예비고사(지금의 수능) 소집 일을 일주일 앞두고도 이들의 고민은 ‘예비고사보다도 과연 문학이 정말 이 시대를 구원할 수 있느냐’ 하는 아주 생뚱맞은 것이었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던 그 시대 그들이 치열함을 드러낼 수 있었던 공간은 공부와 밥보다 문학이 먼저였던 셈이다.
이때 학교를 마치고 졸업과 동시 입영하게 된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 자신의 시 원고 뭉치를 맡기고 입대한다. 원고 뭉치를 전달 받은 친구는 이 작품을 자신의 이름으로 한국문학에 응모하게 된다. 졸업한 자신 대신, ‘뭐든지 “수석” 잘 하는 네 이름으로 평가 받고 싶다는 입영하는 친구의 문학적 치기가 작동한 때문이다. 공교롭게 작품은 예심을 통과한다. 그리고 최종심에서 군대 간 친구 작품이 최종 당선작이 된다. 소설 같고 드라마 같은 일이 일어났다. 당선 통지 축하 전보는 날아들고------
하지만 애석하게 이 작품은 지면에 발표되지 못한다. 친구는 이 작품이 자신의 작품이 아니기에 군대 간 친구 이름으로 발표되기를 고집했기 때문이다. 친구는 은사인 양채영 시인과 이상범 시인 그리고 당시 한국문학 주간 이근배 시인 등을 두루 찾아다니며 백방 노력한다. 하지만 결국 당선작은 당시 서울대를 다니던 한 젊은이의 작품으로 뒤바뀌어 선정된다. 공교롭게 이 친구도 56년생이요 같은 이공계 젊은이였다.
문학으로 70년대를 고민하던 이 기막힌 사연의 이들 동년배 이공계 세 젊은이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시인이 되었을까? 학자가 되었을까? 지금 무엇이 되어 있을까?
한 사람은 생명과 윤리를 탐색하는 생물학자로 국립대 총장을 지냈고 한 사람은 건설회사의 임원이 그리고 또 한 사람은 21세기 화두인 종교와 과학을 탐색하는 신학자가 되었다. 그리고 모두 작가, 시인이 되었다. 이들 셋이 다시 문학의 이름으로 만났다. 경포대 바닷바람을 맞으며 언젠가 함께 공동 시집을 내기로!
조덕영 시집, 『사랑, 그 지독한 통속(通俗)』(케리그마 간, 2021. 12.) 중에서
©조은선
조덕영
충북 충주 생
전 한국문학연구회 충북지부 사무국장을 지냈으며
1978년 <충청문예>에 시를 내며
고향에서
고 고찬재(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정재현(전 민예총 충주지부장), 한우진(시인), 홍종관(대구교대 교수, 목사), 서효원(무도인) 등과 교류하며
동인 활동을 했다.
전 국내최장수 월간지, 월간 <새벗>의 편집자문위원을 지냈으며,
한국기독교 최고 권위의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어린이도서부문 최우수상을
최초 2년 연속 수상했다.
김천대·안양대·평택대 겸임교수와
에일린신학연구원 대학원장을 거쳐
지금은 신학연구소의 소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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