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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이슈들/건강과 식품과 치유

중금속 오염은 고대로부터(이탈리아 반도 에트루리아, 로마 귀족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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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 오염은 고대로부터(이탈리아 반도 에트루리아, 로마 귀족의 비극)

 

화려함 속에 감추어진 중금속 오염의 비극

 

기원전 5-7세기 이탈리아 반도의 유명한 흑도자기 부케로(Buchero)의 주인은 에트루리아인이었다.

이들 흑도자기의 검정색은 점점 더 화려한 색깔로 바뀌어 갔다. 이들 화려한 것들의 차지는 당연히 당대 주요 세력가들의 몫이었다.

중국 4-5세기 동진기 흑유 항아리(한성백제기 천안 출토, 한성백제박물관 <왕성과 왕릉>/2020-12.17-2021 01-21/ 전시품)

 

이들 고급 도자기들은 주로 귀족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값 비싼 도자기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화려한 색깔의 도자기들에는 중금속 적납(赤鑞)이 함유되어 있다는 점이다.

고대 로마 평민들이 아닌 귀족들 자녀에게서 다수의 지진아가 발생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고대는 문명이 발달한 지금보다 신분 차별이 대단히 확고한 시대였다. 오죽하면 한반도의 고구려, 백제, 신라 왕실이나 일본 왕실이 500년 이상, 길게는 1천년 이상 그 권세를 지속하여 왔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왕실 귀족이나 그 자녀들이 일정한 수준의 재질은 갖추어야 그 사회가 견고하고 지속 가능한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중금속에 대한 무지(無知)는 에트루리아 멸망의 원인 가운데 하나를 제공했을 것이다.

 

에트루리아인들은 이탈리아 중부 티베르 강 하류에 정착하는 데, 공교롭게도 이곳은 라틴인들이 세운 여러 소도시 가운데 하나인 로마가 위치한 곳이었다. 이곳에 정착한 결과 반도의 문화 전파자 역할을 제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에트루리아는 종말을 가져오게 된다. 로마인들이 에트루리아의 마지막 왕을 추방한 것은 주전 6세기(509년)이었다. 그리고 주전 1세기 초 에트루리아 족은 로마에 완전 병합되면서 공식적으로 그 역사의 막을 내린다.

 

그런데 중금속 참사는 로마에까지 이어진다. 로마 귀족들 자녀 가운데도 지진아가 많았다. 한때 지중해 세계를 제패한 로마는 상수도 시설까지 납관(鑞管)을 사용할 정도였다. 다수의 귀족 자녀들이 지진아가 되었다는 것은 대 로마 제국의 쇠락을 재촉하는 원인이 되었고 납 용출로 인한 참사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납은 신경 계통에 침투하여 중독이 진행되면 사람을 광기로 몰아넣는다. 납중독은 초기에는 식욕부진, 변비 등이 나타나지만 진행되면 복부에 발작적 통증이 나타나고 두통, 불면증, 권태감, 빈혈, 구토 등의 증상도 함께 생긴다. 또 얼굴이 창백해지며 잇몸에 납이 청회백색으로 착색되는 것을 볼 수도 있다. 납중독이 진행되면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흥분과 정신착란과 같은 정신이상과 경련, 발작, 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등극시에는 총명하던 로마 황제 네로나 칼리굴라를 광기로 몰아넣은 바로 그 증상이다.

또한 로마 귀족들은 사용하던 와인용 화려한 도자기뿐 아니라 그 와인의 맛을 부드럽고 맛 나게 하기위해 와인을 납으로 만든 냄비에 넣고 데웠다. 그러면 와인에 들어있던 주석산이 납과 화학작용을 일으켜 주석산연을 만들어 단맛을 더한다. 로마 멸망의 주요한 원인은 바로 이 중금속 중독이었던 것이다.

이 납중독은 자녀들까지 지진아로 만들 수도 있다. 과거 자동차 배기가스에는 이 납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국가가 이들 배기가스를 강하게 규제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당대 최고 의사들의 관리를 받던 진시황이나 당 태종, 김일성 같은 독재자들의 급사원인도 모두 아이러니컬하게도 건강과 장수를 위한 산해진미와 보양식이나 환약과 같은 비약이 그 원인 중 하나다. 보양식과 보약 좋아하지 않는 동양 호걸들이 있었던가? 이것들을 즐기다 비만과 운동부족과 영양과잉 그리고 알 수 없는 중금속에 의한 중독이 영향을 주었을 거라는 게 환경학자들이 보는 정설이다. 생화학과 환경독성학을 배운 필자도 여기에 동의한다. 진귀한 보양식이 오히려 화근을 자초한 것이다.

 

일종의 승자(독재자)에 임한 승자 독식의 저주(?)였다. 코로나19를 보면 여전히 인간은 나약하고 환경의 역습 앞에 무지한 측면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박쥐를 가까이 하지 말라는 단순한 창조주 하나님의 레위기 율례 계시에 대한 무지와 무시가 코비드(코로나19)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필자는 오늘날의 속칭 “21세기 대 로마 제국들”도 성경적 교훈과 겸손을 배우기를 기도한다.

 

에트루리아인들은 도시 건설 방법과 배수·관개 기술을 로마에 전했으며 아치를 발명한 사람들이기도 했다. 오늘날 모든 아치형 건축물의 원조는 에트루리아인들이 원조였던 셈이다.

그러나 에트루리아나 로마인들이 납이나 중금속에 대한 지식이나 지혜는 당연히 있을 리가 없었다.

겨우 코로나바이러스 한 종류에 펜데믹을 맞아 소위 "맨붕"에 빠진 인류다. 성경은 보라 지금은 은혜받을 만한 때요 구원의 날이라 했다. 창조주 하나님 앞에 하나님 말씀으로 돌아오라는 소리를 들 수 있는 사람이 복 되다.

 

Populonia, Isidoro Falchi가 발견한 에트루리아의 주요 유적지ⓒFixabay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 식품제조가공기사/QC.품질관리기사 1급, 전 김천대·안양대·평택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