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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이슈들/건강과 식품과 치유

커피 믹스 유해 논쟁(식품첨가물을 둘러싼 다툼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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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믹스를 둘러싼 식품 회사들의 광고 전쟁을 보며

 

 

 

우리나라에서 식품위생법 상 커피 판매가 합법화 된 것은 1969(9. 29. 특정 외래품 판매금지법 시행령)이었다. 이때 한 식품회사가 발 빠르게 미국 제너럴푸드사의 커피 제조 기술을 도입해 커피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정부는 커피 원료 수입을 1986년까지 자유화하지 않고 상공부 장관으로부터 별도의 수입 승인을 받은 회사만 수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이 회사는 15년 동안 커피 원료 수입을 독점하여 가만히 앉아서 떼돈을 벌게 되었다. 이런 독점적 권리로 재벌이 된 회사가 어디 이 회사뿐이겠는가!

 

최근 커피 관련 시장은 춘추전국 시대를 맞고 있다. 이 와중에 한 회사가 자신들의 제품에는 카제인 나트륨 대신 무지방 우유를 넣었다고 광고 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었다.

 

그럼 커피믹스에 사용되는 카제인 나트륨은 정말 유해한 물질일까? 그렇지는 않다. 카제인은 그저 우유에서 얻어지는 평범한 단백질의 하나일 뿐이다. 사실 카제인은 미국 식품의약국안전청(FDA)에서 안전하다고 인정하는 물질로 지정돼 있을 뿐 아니라, 유럽과 호주·뉴질랜드 등에도 독성 평가 자료나 위해(危害) 자료도 없다. 영국과 미국에선 일반식품으로 분류되며 국내에서도 제한 없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서는 커피 믹스에 대한 의구심이 끊이지 않았다. 사실 커피 독과점에 교만해진 식품 회사들이 자신들의 제품 성분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친절하게 홍보하지 않고 적극적 방어조차 등한시한 면도 있다고 본다.

 

카제인은 우유의 주요 단백질 중 하나로, 전체 성분 중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20%는 유청단백질이다. 우유 중 카제인 단백질 성분의 단독 분리를 위해서는 통상 젖산균 발효 또는 산을 우유에 넣어서 산성도를 높인 후, 카제인 만을 분리건조 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카제인은 또한 식품의 점도를 높게 하고 식감을 부드럽게 하는 등의 효과가 있어, 주로 식품 유화제증점제안정제 등으로 널리 이용된다. 이슈가 된 커피믹스 외에도 모조치즈, 분말크림, 육아용 분유, 빵류, 수산가공식품, 육류가공식품, 스파게티, 마요네즈 등 다양한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첨가물이다. 사람들은 유화제, 안정제하면 일단 의심의 눈초리로 식품을 대하게 된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지금까지 얼마나 식품 회사들이 안하무인격으로 먹거리를 소비자들에게 팔아왔던가!

 

하지만 모든 가공식품에 대해 식약처에서 검증된 첨가물을 국제적 인증에 따라 제한적으로 첨가케 하기에 크게 문제 되지는 않는다. 카제인 뿐 아니라 식물성크림에 첨가되는 또 다른 식물인 야자유(코코넛오일, 곧 식물성경화유지)도 포화지방이기는 하나 트랜스지방은 없다. 그리고 야자유의 포화지방은 우리가 늘 먹는 육류의 포화지방하고는 분자구조가 다르다.

 

포화 지방이 무조건 해로운 지방도 아니다. 하나님께서 식물에 넣어두신 고마운 지방이다. 다만 모든 것은 섭취량에 따른 문제라고 보아야 한다. 포화지방이든 불포화지방이든 지나침이 문제인 것이다. 요즘은 식물성경화유가 유해식품(?) 취급 받지만 필자가 공부하던 1970년대 만해도 식품가공 교수께서 고소하고 경화되어 보관도 쉽고 칼로리도 높다고(가난하고 대부분 포화지방조차 풍부하게 못 먹던 시절) 평가하던 기억이 난다. 존경하던 식품화학 교수께서는 불포화지방을 강조하시면서 불효하려면 부모님께 늘 포화지방이 풍부한 육류를 열심히 사다드리라고 하던 농담(?)이 기억난다. 결국 모든 것은 과도한 집착이 문제다. 커피크림으로 쓰이는 코코넛오일이 불량식품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창조주께서 열대 지역에 주신 물도 많고 맛도 좋고 오일까지 풍부한 귀중한 열매일 뿐이다.   

 

결국 카제인 나트륨을 사용한 커피크림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왜곡된 인상을 심어준 것은, 소비자들의 식품첨가물에 대한 우려를 마케팅에 이용한 바람직하지 못한 식품재벌의 광고 전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독과점 체제가 무너지고 커피 시장에도 본격적인 치열한 판매 경쟁이 시작된 만큼 커피에 그치지 않고 식품 전반에 대한 식품 회사들의 공정한 게임과 더불어 기독교계에도 바른 성경적 먹거리 운동을 위한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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