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C의 미스터리
비타민의 섭취 문제를 다루면서
최근 일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비타민 섭취의 붐이 일고 있다. 과연 비타민 섭취는 어떠해야 하는가! 과량을 장기 복용해도 괜찮은 것일까?
필자는 신학자,목회자이기는 하나 과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식품과 환경을 공부했고 1급 식품제조가공기사와 Q.C.자격증을 가지고 80년대 초 유가공식품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이 문제를 성경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싶은 호기심은 여기서 출발한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글이 성경적 관점의 섭생법을 탐색해보려는 것임을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비타민의 특징과 유용성
우리가 먹는 음식 중 탄수화물이나 지방, 단백질 또는 미네랄이 아무리 잘 조화되어 있어도 미량의 비타민이 부족하거나 결핍되면 사람은 병에 걸리거나 죽게 된다.
문제는 미량이면서도 우리 체내의 생화학적 반응에 관여하는 이 유기화합물이 생체 내에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반드시 체외에서 섭취해야 하는 물질인 것이다. 미량으로 체외에서 섭취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미네랄과 유사함이 있다. 하지만 비타민은 무기물과 달리 유기물이다. 무기물인 미네랄은 조리나 가공 중 파괴되지 않으나 비타민은 손실 또는 파괴가 잘 된다. 또한 미네랄은 전혀 생합성이 되지 않지만 비타민은 동물에 따라 조금씩 생합성 되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은 전혀 체내에서 비타민 C를 생합성 하지 못한다. 그러나 흰쥐, 생쥐, 토끼, 개, 소 등 생체내 합성이 가능하다.
이 비타민이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세기 들어서였다. 최초로 비타민을 정제한 사람은 1910년 일본의 스즈키 박사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타민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펑크(Funk)가 그 다음 해 붙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정작 비타민의 발견자로 노벨상을 받은 사람들은 영국과 네덜란드의 과학자였다. 그만큼 이 미량의 생체 물질의 기능에 대해 각국의 다양한 학자들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오늘날 비타민은 식품과 의학 분야에서 다각도로 연구가 되고 있는데 에너지 대사와 물질 대사에 깊이 관여하고 있음이 자세히 밝혀지고 있다. 특히 효소를 촉매하는 조효소로서의 기능과 일부 비타민의 항산화제로서의 작용은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새로운 연구 결과도 보도되고 있다. 비타민C가 노화에 따른 근육 감소 억제 효과가 있다는 연구다. 사실이라면 노인들에게 큰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노인들 건강 문제의 핵심은 노화와 함께 근육 감소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지난 여름 사이언스 데일리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East Anglia) 대학 의대의 에일사 웰치 영양 역학 교수 연구팀은 유럽 암·영양 전향 연구(EPIC: European Prospective Investigation into Cancer and Nutrition) 참가자 1만3천여 명(42~82세)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골격근량(skeletal muscle mass)과 비타민C 섭취량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골격근은 뼈나 힘줄에 붙어서 운동을 관장하는 근육이다.
비타민C 섭취량은 일주일 동안의 식사 일기를 근거로 계산했고 이와 함께 혈중 비타민C 수치도 측정했다.
그 결과 식사를 통한 비타민C 섭취량 최 상위 그룹 또는 혈중 비타민C 수치 최 상위 그룹이 최하위 그룹에 비해 골격근량(kg)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식사를 통한 비타민C 섭취가 중년 이후 노화에 의한 근육 감소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연구 참가자 중 남성의 60%, 여성의 50%는 비타민C 섭취량이 유럽식품안전청(EFSA)의 권장량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그렇다고 고용량(mega-dose)의 비타민C 보충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으며 비타민C가 많이 들어있는 오렌지 등 감귤류를 매일 먹고 식사 때 채소를 곁들이는 정도로 충분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비타민을 어떻게 섭취 또는 복용해야 될까
먼저 비타민은 반드시 섭취되어야 한다. 비타민은 부족과 결핍 모두 신체에 이상 징후와 병을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비타민마다 그 하루 최소 섭취 권장량이 정해져 있는 것이다.
그러면 제제(製劑)로 복용할 경우 과잉 섭취로 인한 부작용은 없을까? 이 문제를 다루는 이유 중 하나는 최근 기독교인들 간에 특정 비타민의 과잉 섭취 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비타민의 과잉 섭취가 항암과 질병 예방 및 치료에 뛰어나다는 주장이다.
그렇기는 하나 먼저 알 것은 비타민마다 과잉 섭취에 따른 부작용도 분명 있다는 점이다. 모든 비타민의 무작정 과잉 섭취가 좋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임을 반드시 알 필요가 있다. 특히 지용성(脂溶性)일 경우 과량 복용 시 심각한 문제가 야기된다. 지용성인 비타민 A의 경우 산모가 과잉 섭취할 시 기형아 출산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것은 의학계의 정설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같은 지용성인 비타민 D에서도 기형아 출산의 위험이 보고되고 있다. 아무리 부작용이 적은 비타민일지라도 부족과 마찬가지로 과량 복용에 따른 부작용도 있기 마련임을 꼭 알 필요가 있다. 또한 체질과 나이와 체중에 따른 복용량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장(腸)이 약한 필자와 같은 경우 비타민 C의 함량이 비교적 많은 원액 포도주스만 갈증으로 많이 마셔도 설사를 하곤 한다. 문제는 그 섭취량에 있어 의학자들이나 식품학자들 사이에 아직도 일치된 결론이 없다는 데 고민이 생긴다.
우리 몸의 대사는 복잡하고 다양한 생화학적 반응을 거친다. 그것을 인간이 단순화해서 해석할 수 없다. 비타민 C는 지용성 비타민에 비해서는 비교적 부작용이 적은 비타민이다. 하지만 아무리 큰 부작용이 없다 해도 합성 제품의 장기적인 과량 복용은 찬성하고 싶지 않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진 비타민 C만해도 설사나 복부팽만감, 체내에서의 과다한 수산 형성과 치료약에 대한 효과 저해, 장 활동 장애 등에 대한 보고가 있다. 더구나 최근 미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 역학자인 제임스 뒤어 박사에 따르면 역학 조사 결과 비타민 C 보충제를 오래 복용하는 사람은 동맥경화가 촉진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밝히고 있다. 뒤어 박사에 의하면 매일 비타민 C 보충제를 500mg씩 최소한 일년 이상 복용한 사람은 비타민 C 보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동맥경화 위험이 2.5배, 담배까지 피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5배 높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최대 하루 3000mg까지도 권장되고 있는데 조금은 신중을 기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장기 복용에 대한 안정성이 밝혀지지 않은 것을 모든 사람에게 안전하다는 결론으로 삼을 수 없음을 증거한 연구 결과라 보여진다.
지금은 과거와 같은 영양 부족의 시대는 분명 아니다. 우리 사회는 영양 불균형이 문제이지 영양 자체는 문제되지 않는다. 불균형을 바로 잡는 쪽의 영양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음주, 끽연, 노인, 청소년, 환경 오염으로 인한 비타민 섭취의 권장량 이상이 요구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인위적 과량이 초래할 부작용을 늘 염두에 두자.
그러면 천연과 합성에는 차이가 없을까? 분자 구조상 비타민은 천연과 합성 대부분 모두 그 성능에 있어 큰 구분이나 차이는 없다. 그러나 비타민 C와 E의 경우를 보면 천연과 합성이 화학구조식은 같은나 공간적 배치는 서로 다른 이성질체이다. 하나님은 천연과 합성의 공간구조를 달리하셔서 비타민을 정제가 아닌 음식을 통해 주신 섭리가 분명히 있음을 웅변적으로 보여주시는 지도 모른다.
성경적 관점에서
글쓴이는 신학자로서 하나님이 주신 원리대로의 섭취를 권장하고 싶다. 즉 영양 결핍 시대도 아니므로 천연에서 찾는 것이 옳다고 본다. 잘못하면 하나님의 창조 세계가 불완전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죄악 때문에 파괴된 것을 비타민 섭취로 보완한다는 개념으로 섭취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인간은 흙으로 돌아간다. 죄의 삯은 사망이기 마련이다.
약용의 차원이라면-비타민이 약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 치유의 기능은 있으므로- 약사나 의사와 상의하여 일시적으로 과량의 투여를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 복용 자체는 권하고 싶지 않다.
비록 배설되므로 안전하다해도 결코 인간은 장기 복용에 따른 과량의 기준을 도무지 정량화해서 알 수 없다. 비타민 안 먹고도 100살 가까이 장수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허다하고 평생 비타민 복용해도 평균 수명 정도 유지할 뿐이다,
글쓴이는 다만 우리 나라가 아닌 북한이나 아프리카 등 영양 결핍 중에 있는 나라들에는 공급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비타민이 비록 가격이 그리 비싼 편은 아니라고 하나 건강하다면 약간의 유익을 위해 굳이 비타민을 지속적으로 과량 섭취하기보다는 북한이나 아프리카 등에서 좀더 활용되도록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나눔의 원리가 아닐까 보여진다.
하나님이 주신 미량의 물질은 반드시 미량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결론
1) 먼저 일시적 투여라면 의사나 약사의 처방에 따른 과량도 무난할 것이다.
특히 부족 또는 결핍 증세가 있으면 투여되어야 한다. 그러나 분명 학계에서도 일부 비타민의 과량의 수준과 기간에 대해서는 일치된 견해가 없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과량의 장기 복용'에는 분명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
2) 건강상 특정 비타민이 요구된다면 하나님이 주신 음식 가운데서의 섭취를 권장하고 싶다.
인간이 만든 약은 과잉 복용해도 당장은 반응이 없으므로 무작정 섭취가 가능하다. 거기서 훗날 부작용이 생긴다. 그러므로 그 섭취량을 통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창조 섭리는 참 놀랍다. 하나님이 주신 음식은 아무리 섭취해도 어떤 비타민도 결코 과잉은 없기 때문이다.
3) 목회자 입장에서 비타민 결핍은 인류가 범죄로 인한 에덴 동산의 상실 그리고 노아의 홍수와 그 이후 시작된 음주, 끽연, 스트레스, 환경파괴 등 여러 관련 요소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어느 정도 보충의 필요성은 분명 생긴다.
그렇기는 하나 부족을 일으키는 환경이나 결핍 경로의 차단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정상인이라면 식품에서의 섭취만으로도 전혀 지장이 없다고 본다. 식품만으로도 훌륭히 보충이 가능한데 괜히 너무 결핍과 부족을 강조하다보면 하나님이 만드신 세계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거나 하나님의 창조 세계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4) 인간은 어찌 하든지 적량(適量)을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하나님은 사람이 먹는 음식에 정확한 분량의 비타민을 넣어 두신 것이다. 그것을 찾아 섭취하는 것이 보다 올바른 성경적 지혜라고 보여진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창조론오픈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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