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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신앙/창조와 신학

몰트만의 창조자 하나님(하느님)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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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트만의 창조자 하나님(하느님)은 누구인가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평택대 <과학과 신학> 교수, 조직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 1926~ )은 로마 가톨릭이 아닌 복음주의 교회들이 중심이 되어 있는 한자 동맹의 중심 도시인 독일 북부 함부르크 태생의 개신교 신학자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육군에 입대했으나 영국군에게 포로가 되었고 스코틀랜드에 있는 포로수용소에서 그는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괴팅겐 대학에서 수학하고 오토 베버의 지도 아래 1952년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일 년 후인 1953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1954년부터 시골 교회에서 약 5년 동안 목회를 경험하고 브레멘의 교회 대학(Kirchliche Hochschule)에서는 교목 생활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후 본(Bonn) 대학교를 거쳐 1967년 튀빙겐 대학의 조직신학교수가 되어 1994년 은퇴할 때까지 그곳에서 신학을 가르쳤고 일반적인 신학자들이 장수하는 것처럼 그도 장수하면서 튀빙겐 대학의 명예 교수로 있다. 1975년 한국을 방문하여 정치 신학을 강연한 이래 꾸준하게 한국의 신학교와 교회들을 방문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토 베버, 칼 바르트,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에른스트 블로흐 등의 영향 아래 희망의 신학, 종말론, 정치신학, 그리스도론, 성령론, 창조론 등에 관한 저서를 남기고 있다.

 

“희망의 신학자”라서 그럴까? 몰트만처럼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좋아하고 신뢰하는 신학자를 찾아보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는 한국의 보수와 진보 심지어 오순절 계통 교회로부터도 초청 받고 환영받는 보기 드믄 신학자다. 그의 신학이 한국인의 정서와 보이지 않는 일정한 소통의 끈이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몰트만은 어떤 창조 신앙을 가진 신학자일까? 몰트만의 <창조 안에 계신 하나님>은 어떤 분일까? 몰트만의 창조 신앙은 전통적인 성경적 구속 신앙과 연결되는 그러한 성경적 창조 신앙일까? 한국 기독교인들의 폭넓은 호응과 지지를 받는 그의 창조 신앙은 정말 한국의 보수와 진보와 오순절 계통을 포괄하는 성경적 틀 속에 있을까? 이런 흥미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몰트만의 <창조자 하나님>을 다루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기본적인 전제를 가지고 접근해 보려고 한다.

 

첫째, 몰트만이 말하는 하나님이 우리가 믿는 성경적인 하나님을 말하는 것인가? 즉 그가 마음에 품은 하나님은 자신이 성경적으로 믿고 고백하는 영원부터 영원까지 존재하시는 하나님인가? 아니면 자신에게 말씀하시지 아니하는 단순한 창조자 하나님인가?

 

둘째, 몰트만이 구사하는 용어와 용법(Terminology)은 우리가 현재 동일하게 받아들이고 인식할 수 있는 언어로 볼 수 있는가? 철학적, 신학적으로 정리되지 못한 한국어의 미숙성(未熟性)이 사변적(思辨的), 철학적, 신학적 전통을 이어온 독일어의 의미를 그대로 담아 전달할 수 있을 것인가? 한국어가 그러한 독일어의 의미를 담는데 한계를 지닌 이유가 번역의 모호함으로 이어져서 그런 것들을 더욱 심화시키지는 않았는가?

 

셋째 성경이 창조주 하나님 인식이나 인간의 구원과 같이 심오한 접근을 요구하는 것들을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언어로 단순화(바울의 경우처럼)하여 전하는데 비해, 몰트만의 경우(다른 많은 신학자들도 그러한 사례가 많이 있지만) 마치 성경을 성경이라는 문학 작품을 평론하는 평론가의 말의 유희처럼 보여 져서 대중의 접근을 어렵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같은 시선을 가지고 몰트만의 “창조자 하나님”을 살펴보고자 한다.

 

몰트만의 창조 신앙

 

몰트만은 신학적 창조론이 단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빈번히 다루어 왔다고 했다. 즉 “하느님은 그가 창조하였고 유지하는 세계에 대하여 무엇을 의미하며 하느님의 창조라는 것은 세계에 대하여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이에 대해 몰트만은 이 우주론적인 문제를 다루기 전에 먼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신학적 문제를 다룬다.

 

(1) 자기와 다르지만 자기에게 상응해야 할 세계의 창조자라는 것은 하느님에 대하여 무엇을 의미하는가? (2) 그가 창조와 함께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그는 창조를 어떻게 경험하며, 창조에 어떻게 참여하는가? (3) 이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구약성서에 나타난 창조의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시작해보려고 한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