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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신앙의 눈으로 세상 바라보기)/문화

JTBC ‘싱어게인3-무명가수전’, 가수 홍이삭 최종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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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선교사 자녀

‘싱어게인’의 1-3 시즌 우승자, 기독교인 진기록

▲우승 소감을 전하는 홍이삭ⓒ캡처, JTBC ‘싱어게인3-무명가수전’

 

대중음악에 있어 그리스도인의 허용된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그 경계는 그리 쉽지 않다.

 

JTBC ‘싱어게인3-무명가수전’ 최종전에서 58호 가수 ‘유통기한을 알고 싶은 가수’ 홍이삭이 최종 1위를 차지했다.

 

‘싱어게인’은 무대가 간절한 무명 가수들에게 다시 대중 앞에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이번 시즌 홍이삭이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싱어게인’의 전 시즌 우승자가 기독교인으로 기록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시즌1에서는 이재철 목사의 아들로 인디밴드 따밴, 알라리깡숑에서 활동했던 30호 가수 ‘나는 배 아픈 가수’ 이승윤이, 시즌2에서는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2에서 ‘도수 높은 33년산 허스키’로 출연해 눈도장을 찍고 각종 싱글 앨범을 발매해 오던 33호 가수 ‘나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려는 가수’ 김기태가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김기태 역시 크리스천으로 ‘천 번을 불러도’, ‘이제 역전되리라’, ‘The Blood’ 등의 곡을 주일예배에서 특별 찬양한 바 있으며, 우승한 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어거스틴은 <고백록>(Confessionum)과 <음악론>(De musica)에서 수학과 음악이 비록 성경의 진리만큼 하나님에 대해 명료하게 계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 현상 너머에 기묘할 정도로 체계적인 형이상학적 질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 창조주 하나님의 놀라운 지혜를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유익한 학문이라고 평가했다.

 

쉐퍼는 성경이 조형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을 금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숭배하는 것을 금하는 것이라 했다.

 

즉 음악, 미술 등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예술을 하는 그리스도인들이 한 번쯤 고민해 보았을 문제를 쉐퍼는 명쾌하게 정리해 준 것이다.

 

이것을 신학적 용어로 치환하면 그리스도인들이 특별은총 영역만을 너무 신성시하는 과정에서

일반은총 영역을 누리는 것까지 죄책감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세속 예술조차 사단적 우상 숭배가 아니라면 자유함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자연을 노래하거나 아름다운 꽃을 그리고 꾸미며, 찬송가가 아닌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을 노래하는 것까지 죄책감에 빠질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라면을 기독교적으로 먹지는 않지 않는가!

 

예술도 근본적으로 세계관이 반영된다. 그리고 예술 자체의 판단 기준도 있다. 기독교적 관점에서도 이 기독교 세계관적 가치와 예술 자체의 가치 기준이 작동하여 예술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할 수 있다.

 

이 네 가지 판단 기준으로 쉐퍼는 (1) 기교의 우수성 (2) 타당성 (3) 지적인 내용, 전달하고 있는 세계관 (4) 내용과 수단의 통합성이라 했다.

 

©캡처

 

사실 이번 ‘싱어게인’의 핵심 심사위원들인 임재범, 윤종신, 백지영, 김이나도 크리스천으로 알려져 있다.

 

‘싱어게인’ 마지막 라운드에는 홍이삭의 부모로 아프리카에서 선교하던 홍세기·강학봉 선교사가 아들 무대를 보기 위해 귀국한 장면이 전파를 탔다. 방송에서 이들은 6년째 아프리카에서 교육에 종사 중이라 소개됐다. 두 사람이 종사하고 있는 학교는 한국에서 아프리카에 세운 첫 종합대학인 쿠미대학교로, 홍 선교사와 강 선교사는 각각 총장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우간다는 아프리카에서도 한국의 선교사들이 많이 파송되어있는 지역이다. 오랫동안 우간다에서 사역한 예장 정양호 선교사에 의하면 가톨릭이 개신교보다 교세가 우세하고 기독교 박해도 여전한 지역이라 한다.

 

홍이삭의 부모는 이날 결승 무대에 참여하고자 귀국하는 장면이 방송을 탔다.

 

강학봉 선교사는 “(아들이) 혼자 있기도 하고 주로 밤낮을 바꿔 살고 그런 부분이 엄마로서 걱정이 되기도 하고 그랬는데, 굉장히 마음이 좋다. 이제는 자기가 자기 길을 잘 알아서 걸어갈 수 있으니 됐다”고 말했다.

 

홍이삭은 “아들 됨으로서는 사실 좀 부끄러운 게 많다. 제가 뿌듯하거나 자랑스러운 사람이 아니란 생각이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보통 사회에서 보이는 든든한 아들의 이미지나 상황이 아니다. 무대는 앞에서 잠깐의 3분을 위한 삶”이라고 말끝을 흐리고 결국 눈물을 훔쳤다. 그러면서 “엄청 뿌듯하고 자랑스럽고 싶다. 후회 없이 무대를 하는 그 순간을 부모님과 같이 잘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고, 아쉽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라고 전했다.

 

최종 곡으로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를 선곡한 홍이삭은 “제가 하고 싶은 얘기들이 있다 싶었는데, 아버지도 ‘바람의 노래’ 어떠냐고 카톡으로 보내 주셨다”고 했다. 공개된 카카오톡 화면에서는 “누가 뭐래도 우리에겐 네가 최고”라는 부모님의 응원도 있었다.

 

홍이삭은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와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았네”라는 가사에 대해 “일단 내가 가진 현실, 내 아픔과 실패를 받아들이고 또 그 해답이 무엇인지 찾아가야 되겠지만, 이게 ‘지금의 나고 믿고 가자’, 그럼에도 불안함은 한쪽에 계속 있으니 그 안에 제가 모르는 유통기한은 있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만, 동시에 그 유통기한 자체가 제 삶에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지고 있다”고 했다.

 

홍이삭은 ‘바람의 노래’를 열창하던 도중 끝무렵에 음이탈 실수를 범했으나 실시간 문자 및 온라인 투표에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하나님의 일반은총 영역 안에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 하나님 삼위일체의 유비적 성격을 지니는 부모님이 사랑 등이 모두 음악의 대상이다. 그런데 이것들과 세속화 된 음악과의 구별이 그리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70년대 초까지 기타는 교회 안의 불경한 악기였다. 그러다가 80년대부터 대부분 교회에서 기타는 일반화되었으며 드럼은 여전히 불경한 악기였다. 잘 알다시피 지금은 보수적이며 경건한 교회들도 대부분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 드럼을 용인하고 있다.

 

악기가 다양해지면서 오늘날 교회 음악도 템포가 점점 더 빨라졌고 세상 음악의 영향 아래 비트가 점점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개인적으로 과거 수천 번 교회 집회를 다녔던 필자는 악기도 악기지만 젊은이들의 복음성가 가사가 지난 수십 년 간 대단히 달라진 것을 느낀다.

 

최근 가사들에서는 십자가, 속죄, 용서, 헌신, 회개, 참회의 눈물 등은 점점 사라지고 축복, 감사, 비젼, 선교, 찬양 자체에 대한 빈도는 아주 높아졌다.

 

찬양의 흐름이 출애굽형(모세형), 영적 전투형, 참회형(다윗형)에서 축복형(솔로몬형)으로 바뀐 것이다. 세태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오르간까지 교회에서 내몰았던 칼빈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천지개벽이 일어났다. 음악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기독교 음악의 세속화의 정도가 어디까지왔고 한계는 어디까지 인지, 이 문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이다. 여전한 논란거리이다.

 

크리스천 대중 음악가들이 많아지고 있고 그 선한 영향력도 주목받고 있다, JTBC <팬텀싱어>에 나와 이름을 알리고 최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으로 남자 신인상을 받은 유명 성악가 김주택도 찬양으로 자신의 신앙 고백을 교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알린 적이 있다. 음악의 영향력은 정말 크다. 크리스천 음악가들이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도록 음악전문가들이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명확한 이정표를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조덕영 박사(신학자,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