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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역사 & 세상 만사

가우디의 건축물, 구엘 주택 한때 경찰 본부로 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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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엘 저택

바르셀로나에 있는 구엘 저택은 에우세비 구엘이 1885년에 안토니 가우디에게 의뢰한 첫 작품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당시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대중적인 동네이면서도 허름한 동네였던 라발 지구에 가능한 한 가장 화려한 도시형 저택을 짓는 것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부르주아 가문들이 주거지로 에익삼플레 지구를 선호한 것과는 대단히 다른 점이었다.

에우세비 구엘은 589 제곱미터에 달하는 부지 매입에 195,000 페세타(1,175유로)를 지불했으며 가우디는 이 부지의 면적을 최대한 활용했다. 가우디는 중앙의 로비를 기준으로 주변에 다른 공간이 배치된, 건축 면적 2,850 제곱미터의 6층짜리 건물을 설계했다.

 

에우세비 구엘의 저택은 두 가지 기능을 충족했다. 하나는 대식구의 거주지로서의 기능이고 다른 하나는 공적인 공간과 사적인 공간 모두가 필요했던 에우세비 구엘에게 활발한 사교 활동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주는 기능이었다. 이 저택은 1885년에 착공해 1890년에 완공되었다. 이 건물은 가우디가 기존에 작업했던 작품들과 대비되는 점이 많아 놀라운 건물이다.

 

1936년에 스페인 내전이 발발하면서 이 저택은 몰수되었고 유치장을 겸비한 경찰 본부로 쓰이기도 했다. 문화와 예술에 무지한 공권력의 횡포였다.

가우디는 간소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파사드를 설계했다. 이는 저택이 위치해 있는 동네의 분위기와 매우 좁아서 경치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전무한 거리 속에서 더욱 돋보인다. 구엘 저택 공사가 완료되기 2년 전, 콘서트와 다양한 연극을 개최하기 위한 공간인 에덴 콘서트홀이 문을 열었다. 가우디의 작품, 구체적으로는 가우디가 설계한 파사드는 이 콘서트홀과 전반적인 동네의 번잡한 분위기와 대조된다.

간소해 보이는 파사드이지만 가우디는 돌과 철을 타일들과 섞어 사용해서 건물에 부피감을 주었다. 덩어리가 붙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파사드의 대칭적이고 부피감이 느껴지는 모습은 르네상스 시기에 지어진 플로렌스에 있는 저택들을 상기시킨다.

높이가 22m, 너비가 23.60m에 달하는 파사드는 세 부분으로 나눠진다.

– 두 개의 커다란 현수 곡선 아치가 설치된 하단부

– 커다란 테라스가 중심이 되는 중간 부분

– 가장 단순하게 디자인되어 있으며 꼭대기에 난간이 달린 상단부

© 조은선E. S. Cho

가우디의 가장 독창적인 설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두 개의 현수 곡선 아치로 된 입구에는 창살이 설치되어 있고 이 창살에는 연철로 만들어진 걸작품이 장식되어 있다. 두 입구의 높이는 4.90m이며 동식물 요소와 상징적 요소들로 가득한 장식이 두드러져 보인다. 상징적 요소들은 저택의 주인인 에우세비 구엘의 이니셜을 새겨 넣은 문의 박공에 가장 잘 표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