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학자 중 학자”, 한철하 박사, 제자 박해경 박사를 극찬하다(한국의 신학자들)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학자 중 학자”,
한철하 박사,
제자 박해경 박사를 극찬하다
(한국의 신학자들)
박해경(전 ACTS, 백석대 교수, 조직신학, 현 문형장로교회 담임목사)
Ⅰ. 박해경 박사, 하나님이 쓰신 사람
‘한국의 신학자들’을 다루며 필자는 먼저 구조적이며 건조한 신학의 현학적 논증으로 신학자를 평하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다. 그 깊은 신학과 사상의 편린을 타인이 어떻게 이 작은 지면에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그 신학자가 박해경 박사(전 ACTS, 백석대 조직신학, 칼빈신학 교수, 전 한국칼빈학회 회장, 현 문형장로교회 담임 목사)이기에 하는 말이다.
2009년 요한 칼빈 탄생 500주년 기념으로 선정된 한국의 위대한 칼빈 신학자 6인 가운데 최고 연장자였던 한철하 박사(전 ACTS 명예총장)는 생전에 자신의 직계 제자요 교수였던 박해경 박사에 대해 “만 명에 한명 나올까 말까한 학자”요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학자 중 학자”라고 1등을 한 박 박사에 대해 극찬한 적이 있다.
한철하 박사는 한국이 낳은 위대한 신학자이면서도 살아생전 제자들에게는 냉정하고 까다롭기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학문적 엄격함을 지닌 학자로 정평이 난 분이었다. 그런 한철하 박사가 박해경 박사를 얼마나 탁월한 학자로 여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박해경 박사가 국내파 신학자라는 점이다. 한국인들은 무조건 해외 유학을 선망하고 일종의 강한 “유학 사대주의” 경향이 강한 편이다. 그러면서 유학파가 많아지면서 우리나라도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배출될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 예측한다. 유학의 여건이 되고 견문의 지평을 넓히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순수 자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공부하고 사색하고 학문과 사상의 내공을 닦는 일은 생각보다 녹록한 일이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해외파들이 대부분의 학문 분야에서 오히려 디테일에는 약한 면을 보이는 경우가 많이 있다. 어학 준비에 수많은 시간을 소요할 수밖에 없는 한계에 부딪히며 겪는 일종의 패러독스다.
그런 점에서 박해경 박사는 국내파로서 창조주 하나님께서 베푸신 타고난 바탕에 해외파 못지않은 엄청난 독서량과 신학적 순발력 그리고 탁월한 어학의 내공을 쌓아 견고하고 심오한 신학을 전개한 학자였다.
독일서 공부하는 필자의 장녀가 어느 날 필자에게 국내 어느 독일어 교수에 대해 “아빠, 그 교수님 독일어 실력이 많이 부족한 거 같아”라고 내게 조용히 말하는 것을 듣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외국어로 사색하고 학문을 한다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
놀라지 말라. 30명 가까이 노벨상을 수상한 일본의 과학자들 절반 이상이 외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며 대부분이 일본 국내대학을 나온 학자들이라는 사실이다.
심지어 수년전에는 낙제 경험까지 있는 일본 지방 국립대인 도후쿠대 학부 전기공학과 출신이 노벨화학상을 수상하여 국내 화학자들 자존심에 큰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석사 학위도 없는, 그것도 전기공학과 출신이 화학상을 받다니! 전공 장벽이 심한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다나까 게이이치(田中耕一)라는 중소기업 과장의 노벨상 수상 일성도 뜻밖이다. “큰일 났다. 영어로 어떻게 소감발표를 해야 할 지 걱정이다”였다. 자연과학에 있어서도 단순한 어학실력보다도 전공에 대한 집요한 집중력이 얼마나 더 중요하고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는지 일본 학자들이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디지털 시대는 과거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다양한 장벽들을 무너뜨리고 있다.
이제 신학에 있어서도 정보 확보와 글로벌화 된 디지털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굳이 외국에 나가 시간을 소비하지 않고도 국내파 학자들도 충분히 그 역량을 세계에 알릴 때가 성숙되었다. 다독과 모국어 사색을 통해 심오한 신학 사상 연구가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박해경 박사는 그것을 몸소 보여준 탁월한 신학자였다.<계속>
박해경 교수의 저서 <칼빈의 신론>
글: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