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 동산은 과연 어디에 있었을까?
조덕영 박사의 창조신학
에덴 동산은 분명한 실재의 장소였다. 성경은 그곳의 위치가 ‘동방’이라고 하였다(창 2: 8, 10, 15). 창세기 기자가 모세라고 볼 때, 에덴은 팔레스틴을 중심으로 동쪽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나님은 그곳에 자기가 지은 아담과 하와 두 사람을 두셨다. 이 동방의 에덴이 지금의 어디인지는 분명하지가 않다.
에덴은 히브리어로 ‘기쁨’이라는 뜻을 가진다. 그래서 칠십인역은 종종 ‘에덴의 동산’, ‘기쁨의 동산’으로 번역한다(참조 창 2:15; 느 9:25; 시 36:8). 간혹 ‘광야’(개방된 들판)를 나타내는 아카드어 ‘에디누’(edinu)나 수메르어 에딘(edin)이 에덴의 어원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하지만 에덴은 분명 풍요로운 낙원이었다(겔 38:13, 31:9, 36:35, 욜 2:3).
성경 창세기 2장 8-14절에 보면 에덴에서는 강이 발원(發源)하여 동산을 적시고, 거기서부터 갈라져 비손 강과 기혼 강과 힛데겔 강과 유브라데 강을 이루었다고 했다. 힛데겔 강은 지금의 이라크 땅을 흐르는 티그리스 강을 말한다. 유브라데 강도 중동 땅을 흐르는 유명한 강이다. 비손강과 기혼강은 지금의 어디를 말하는지 그 위치가 분명하지 않다. 기원 1세기의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는 비손 강을 오늘날 인도의 인더스 강으로 추정했다. 이 강은 하윌라 온 땅을 둘렀는데 그 땅의 금은 정금이요, 그 곳에는 베델리엄과 호마노라는 보석도 난다고 했다. 하윌라를 아라비아 지경으로 보고 기혼 강은 이집트의 나일 강이라는 주장이 있다. 아라비아 반도에는 ‘금의 발상지’라는 뜻을 가진, 중동 최대의 금광산인 마드 에드다하브가 있다. 지금도 이곳에서는 연간 수 톤의 금이 생산되고 있다. 구스는 전통적으로 애굽과 이디오피아의 지경이었다. 오늘날 수단의 남부쯤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 모든 지명이 과거 에덴 동산이 존재하던 당시에도 여전히 지금의 바로 그 지역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에덴 동산이 있을 당시에도 힛데겔 강이나 유브라데 강이 지금과 동일한 지역을 흘렀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성경에 보면 노아의 홍수로 인하여 에덴 동산과 세상의 모든 지형은 완전히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동의 여러 국가들은 나라마다 자기네 땅이 과거 에덴 동산이 있던 곳이라는 주장들을 펴고 있다. 그런 나라들에는 이란과 이라크, 터키, 아르메니아,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에티오피아, 카타르, 바레인, 이집트 등이 있다. 이라크나 쿠웨이트 등은 오늘날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성경의 힛데겔) 강이 만나는 하류 지역을 과거 에덴 동산이 있던 곳으로 보고 있다. 고대 수메르 왕국의 수도였던 우르의 남쪽 640Km 거리에 있는 바레인 섬이 에덴 동산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아마도 중동 사람들은 주로 자기들이 살고 있는 나라나 지역, 가까운 곳에 에덴 동산이 있다고 믿고 싶은 듯하다. 하지만 심지어는 호주나 북극에 에덴이 있었다는 파격적인 주장도 있다.
성경에 보면 대홍수 당시 노아의 가족이 탄 방주는 아라랏 산으로 갔다. 이 방주는 노 젓는 배가 아니었다. 단순히 물에 뜨는 배였다. 대홍수에 견디기 용이하도록 지금의 바지선과 유사한 배였을 것이다. 노아 가족은 분명 에덴서 그리 멀지 않은 지역에 정착하여 방주를 만들었다고 본다. 그리고 바지선 모양의 방주는 에덴 근처에서 그리 멀리 이동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글쓴이의 생각으로는 지금의 아라랏산이 성경이 말하는 그 아라랏산이 분명하다면, 오늘날의 터키나 구러시아 지역(특히 아르메니아나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아 지역)이나 이란 지방 어딘가에 에덴 동산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여긴다. 최근 터키 남동부(반호나 우르미아호수가 인접한 구 아르메니아 지역) 지역이 분명한 에덴 동산 지역이었다고 영국 출신 중동고고학자 데이빗 롤(David M. Rohl)이 강력하게 주장한 적이 있다. 과거 학자들의 주장보다는 상당히 성경적 근거에 가깝다고 보인다.
하지만 홍수로 하나님이 이 세상을 심판하신 이후인 지금, 그 장소를 찾기란 그리 쉽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날 방주가 도착하였다는 아라랏산이 어디인가에 대해서도 주장이 다양하다. 터키와 아르메니아 국경 지대에 있는 지금의 아라랏산의 아그리 다(Agri Dagh)에서부터 이슬람교도들의 경전인 꾸란이 주장하는 주디산(Jabal Judi, 아라랏 주변에 있는 주디산이 아닌 아라비아의 주디산을 말함), 터키 중서부 지역(Celaenae in Phrygia), 구러시아의 바리스(Baris), 이란의 아디아벤(adiabene), 후에 주디산으로 이름이 바뀐 아라랏산에서 약 100리 떨어진 콰르드산(Mount Qardu) 지역의 고르디안 언덕(Gordyaean Hills) 등이 바로 예부터 알려진 후보 지역들이다. 이 모두가 대홍수 이후 지형이 천지개벽해버린 때문이라 여긴다. 그래도 탐험가들이나 학자들의 호기심은 끝이 없으니 언젠가 새로운 소식이 전해질지도 모른다. 그것을 기대하자!
조덕영 박사는
환경화학 공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신학자다. 한국창조과학회 대표간사 겸 창조지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여러 신학교에서 창조론을 강의하고 있는 창조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창조신학연구소’는 창조론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로 구성돼 목회자 및 학자들에게 지식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기독교와 과학’ 등 20여 권의 역저서가 있으며, 다방면의 창조론 이슈들을 다루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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