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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해석/성경 관련 변증(질의 응답)

노아가 의인임에도 술에 취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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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 노아가 술에 취한 이유는

조덕영 박사의 창조신학

 

노아는 분명 의인이었다. 에스겔 선지자는 대표적 의인으로 노아와 욥과 다니엘을 칭하고 있다(겔 14: 14, 20). 그렇다면 그는 왜 술에 취했던 것일까? 성경이 구체적으로 기술하지 않기에 그 연유를 제대로 알 길은 없다. 다만 그 배경을 통해 몇 가지 그 정황들을 살펴볼 수는 있을 것이다.  

 

 

홍수 이후 노아 가족의 최초 농업, 포도 농사

 

노아 할아버지와 그 가족이 방주에서 나와 생존을 위해 처음 시작한 농업은 포도나무를 심는 일이었다(창 9:20). 그곳은 당연히 아라랏산 인근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학자들은 터키를 포도의 원산지라고 부른다. 아라랏산 인근 중앙아시아 지역에 가서 필자는 우리 한국땅 포도나무와 전혀 다른 사과나무처럼 육중한 원산지 포도나무들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고대 전승도 홍수가 끝난 후 노아의 가족들은 오랫동안 아라랏산 인근에서 살았음을 알려준다. 노아는 홍수 이후에도 350년이나 더 살았다. 그 홍수 이후의 일생 중 상당 부분은 아라랏산 인근에서 살았을 것이다. 이렇게 홍수 이후 포도농사를 지으며 살던 노아가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 장막 안에서 벌거벗고 누웠던 사건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창 9:21~24).

 

의인 노아가 왜?

 

그렇다면 노아는 무슨 일로 술에 취했던 것일까? 노아는 홍수 심판을 받지 않을 정도로 여호와께 은혜를 입은 자였다. 성경은 노아의 실수에 대해 한 번도 구체적으로 책망한 적이 없다. 노아는 의인이요 당세에 완전한 자요 하나님과 동행하던 자였다(창 6:9). 성경의 문맥으로 보아 노아가 만취하여 벌거벗고 수치를 보일 정도로 조심성 없는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베드로 사도조차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용서치 아니하실 때에 ‘오직 의를 전파하는 노아와 그 일곱 식구만을 보존하시고 경건치 아니한 자들의 세상에 홍수를 내리셨다’(벧후 2:5)고 언급한다. 노아는 경건한 자였던 것이다. 더군다나 홍수 이후 믿음 좋은 노아는 더욱 행동에 조심했을 것이다.

 

그런데 노아는 왜 자녀들조차 민망하게 여긴 이 같은 실수를 범한 것일까? 노아의 실수에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사연이 있지는 않았을까? 혹시 홍수 이전에는 술 발효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노아 할아버지의 추태(술 취함)는 홍수 이후 바뀐 생태계가 만들어낸 실수였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 문제를 살펴보자.

 

발효는 별 다른 현상이 아니다. 미생물학적으로 볼 때 발효도 일종의 부패현상이다. 다만 사람들에게 유익한 쪽으로 미생물에 의한 분해가 일어나는 것을 발효라 부른다. 그 중 술을 만드는 주정 발효는 포도당에 뜸팡이가 분비하는 효소가 관여하여 일어난다. 이 효소를 Zymaze라 한다. Zymaze는 실은 단일 효소가 아니다. 여러 효소의 군(群)으로 이루어져 있다. 효소는 일종의 고분자 화합물이다. 즉 효소는 단백질의 일종인 것이다. 포도당이 분해하여 술까지 되는 데에는 이런 효소

12가지가 관여한다.

 

홍수 이전 생태계

 

홍수 이전 지구 생태계는 지금과 너무나 달랐다. 양치류가 무성하고 무게가 100톤이 넘는 공룡들이 살고 있었다. 인류는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이후에도 지금보다 10배 이상의 수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미생물들의 생태도 당연히 지금과 달랐을 것이다. 그만큼 지구는 생명의 낙원이었다. 여기에는 궁창 위의 물도 아마 큰 역할을 하였을 듯하다. 조셉 딜로우(J. C. Dillow)에 의하면 궁창 위에는 1기압 정도에 해당하는 물(창 1:7)이 있었을 거라고 추정한다. 그렇다면 지표상 수면 위의 압력은 대체로 2기압이 되었을 것이다. 압력이 상승하면 지표면과 물 속의 산소공급이 증가한다. 홍수 이전 지구의 대기와 물속에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산소가 존재하였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런 생태환경 가운데서 동물과 식물, 미생물들은 서로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에덴에서 추방은 당하였어도 여전히 세상은 지금보다 아름다왔다. 인간과 모든 동식물들과 미생물들은 지금처럼 서로 치열하게 투쟁하지 않고도 적당한(?) 타협과 공존이 가능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홍수 이후 지구 생태계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커다란 변화가 찾아왔다. 특별히 미생물의 세계에 미친 변화는 그 어느 생명체보다도 심각하였다. 홍수 이후 지구 생태계의 미생물들을 통한 발효와 부패의 균형 현상은 완전히 지구 생태 지도를 바꿀 만큼 달라져버렸다. 당연히 노아는 홍수 이후 술 발효의 비밀에 대해 무지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술 발효의 비밀

 

술을 만드는 주정발효는 인체 내의 해당(解糖) 과정과 마찬가지로 혐기적(anaerobic) 조건에서 발효가 일어난다. 호기(好氣)적 조건을 필요로 하지않는다. 홍수 이전 지구는 분명 호기적 조건을 가진 생태였다. 오늘날과 같은 발효 현상은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오늘날 포도주는 20℃ 이하의 저온에서 양질의 포도주가 생산된다. 여러모로 홍수 이전은 술이 발효되는 데에 바람직한 조건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성경은 홍수 이후 술 발효에 대해 처음으로 우리 인간에게 정보를 주고 있다. 그렇다면 노아 할아버지는 술이라는 것에 대해 무지했었는지도 모른다. 홍수 이전에는 술 발효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없었던 것이다. 노아 할아버지의 실수는 홍수 이후 바뀐 생태계가 만들어낸 실수였음이 분명하다!

 

부패는 에덴동산 이후 이미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지구의 자정작용에 유익한 수준이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용존 산소가 풍부한 홍수 이전 당시, 정화(淨化)는 쉽게 일어났다. 그러나 홍수 이후, 부패 현상은 지구상에 눈에 띠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술 발효도 일반적 현상이 되어버렸다.

 

조덕영 목사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 식품제조가공기사 1급, 품질관리Q.C. 1급)

환경화학 공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신학자다. 한국창조과학회 대표간사 겸 창조지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여러 신학교에서 창조론을 강의하고 있는 창조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창조신학연구소’는 창조론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로 구성돼 목회자 및 학자들에게 지식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기독교와 과학’ 등 20여 권의 역저서가 있으며, 다방면의 창조론 이슈들을 다루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