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과학의 이슈들/우주와 물리

수성(水星) 표면의 ‘미키 마우스’, 아포페니아와 파레이돌리아

728x90

수성(水星) 표면의 ‘미키 마우스’, 아포페니아와 파레이돌리아

조덕영 박사의 창조신학

 


수성 표면의 미키마우스 얼굴 형상

 

태양과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에서 미키마우스 한 마리가 포착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물론 진짜 미키 마우스는 아니다. 미 나사의 우주탐사선 메신저호가 보내온 수성 남부에 있는 한 크레이터(분화구)의 모습이다. 이곳은 최근 마가리트로 명명된 크레이터의 북서부에 있는 한 지역이다. 커다란 원과 그 위쪽에 자리한 두 개의 작은 원이 마치 디즈니 만화영화의 유명 캐릭터 미키마우스를 닮아 나사가 재미 있게 이름을 붙여 공개한 사진일 뿐이다. 이런 경우는 과거에도 많았다.

 

화성 표면의 사람얼굴 형상 소동

 

지난 1976년 미국의 화성 탐사선 바이킹 1호가 화성 사이도니아 지역(the Cydonia Region)을 촬영한 장면 가운데 사람 형체를 닮은 '화성의 얼굴’('the "Face on Mars" in the Cydonia Region)이 담겨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화성에 고대 외계인문명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소동을 일으킨 이 사진은 지난 2010년(7. 25일) 공개된 NASA의 고해상도 사진을 통해 화성의 고대 문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이 드러난 적이 있다.

 

'화성의 얼굴'(Face on Mars)로 유명한 이 인면상(人面像) 형상은 1976년 이국의 화성탐사선 바이킹 1호가 화성 표면을 촬영하여 지구로 보낸 수 만장의 사진 중 나타난 것으로 오랫동안 끊임없는 논란을 일으켜 왔었다. 이 인면상은 눈, 코, 입을 갖춘 사람의 얼굴과 흡사하게 보였다.

 

이 '화성의 얼굴'을 두고 엔터프라이즈 미션을 비롯한 여러 외계생명 관련 단체들은 외계인이 화성에 남긴 고대문명의 흔적이 분명하다며 미국 정부와 과학자들이 이 같은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하여 왔다. 화성은 태양계에서 지구 다음으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환경을 지닌 행성이기 때문에 외계인과 관련된 각종 음모론의 대상이 돼 왔다.

 

1988년 이 인면상은 전문 광학 잡지 'Applied Optics'의 5월호 커버 스토리로 다루어지면서 큰 논란이 벌어지기 시작했었다. 본래 고다드 우주비행센터(Goddard Space Flight Center)의 두 과학자 디피에트로(Vincent Dipietro)와 모레나(Gregory Molenaar)가 이 인면상의 이미지 프로세싱을 통해 인공적 인면상이라는 입장을 나타낸 후, 미국 어낼리틱 사이언스 사(analytic Science Co.)의 마크 카를로토(Mark J. Carlotto)가 이 영상을 삼차원적 구조로 재구성하여 광학지에 실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1982년 구소련의 블라디미르 아빈스키(V. Avinsky)는 이 사이도니아 인근 지역들의 지형을 연구하면서 스핑크스와 피라밋 구조를 닮은 구조물들을 찾아내었고 1983년 모스크바 뉴스가 이를 보도하면서 화성 인공물체 논란은 더욱 크게 확대되어 갔다.

 

1970년대 당시 나사의 가장 유명한 천문학자 중 한 사람이었던 칼 세이건(Carl Sagan)은 자신의 책 코스모스(Cosmos)에서 '화성 얼굴상'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하지만 피라미드 구조물에 대해서는 '가장 큰 것의 밑바닥 지름이 3킬로미터, 높이 1 킬로미터 되며, 지구상의 수메르, 이집트, 멕시코 등의 피라미드보다 더 높다'고 설명하면서, '이것들은 아마 오랜 옛날의 것으로 바람으로 인해 상당히 침식되었고 신중히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 그 후 나사는 2010년 화성 표면 300km까지 근접해 논란이 된 ‘화성 인면상' 지역을 정밀 촬영하여 공개하였다. 새롭게 공개된 사진에는 사람 얼굴을 연상시킬 만한 것들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수성의 재미있는 미키 마우스 형상과 과거의 모습을 잃어버린 화성의 ‘인면상’ ⓒNASA


NASA는 '화성의 얼굴'이 바위산에 태양이 비치면서 생긴 음영 때문에 생긴 착시현상에 불과하다고 설명하였다. 아울러 1976년 당시에는 우주 탐사 및 관측 기술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못해 먼 거리에서 희미하게 촬영된 화성 표면 사진을 확대하고 선명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인공물처럼 보인 것은 헤프닝에 불과하다는 결론이다.

 

1976년 바이킹 1호가 이것을 첫 촬영한 이후, 이 사진을 중심으로 화성의 외계 문명 음모론이 끊이지 않자 NASA는 그동안 '화성의 얼굴' 사진을 지속적으로 공개해 왔다. NASA의 이 사이도니아 지역 공개 사진들을 살펴보면 시간이 지나고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 얼굴에 가까운 형상은 점차 사라져갔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나사가 사진은 계속 제공하고 있으나 정확한 진상은 아직 알 수 없다. 우리가 직접 가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 결과들이 나올 거라고 본다. 신중하고 정상적 연구를 추구하는 나사 과학자들 생각이 옳을 지 아니면 인공 구조물임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나사 밖 일부 학자들이나 전문가들의 주장이 맞을지는 조금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나사 과학자들 주장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착각을 즐기는 인간(?)

 

인간은 가끔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현상이나 정보에서 어떤 특정한 규칙성이나 연관성을 찾아내고 의미를 부여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인식 작용을 나타내는 심리학 용어를 아포페니아(Apophenia)라고 한다. 1958년 독일의 정신병리학자인 클라우스 콘라드(Klaus Conrad)가 맨 처음 사용한 개념인데, 사람은 이 같은 집착 가운데서 감정적 오류를 범하게 된다.

 

아포페니아(Apophenia)는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으나 인간 인지(認知)와 사고(思考)의 오류와 착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해 왔다.

 

불분명하고 불특정한 현상이나 소리, 이미지 등에서 특정한 의미를 추출해내면서 나타나는 착각과 오인(誤認) 등을 나타내는 ‘파레이돌리아(Pareidolia)’ 현상도 아포페니아(Apophenia)의 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파레이돌리아(Pareidolia)’는 그리스어로 ‘나란히, 함께’ 등을 의미하는 ‘para(παρά)’와 ‘이미지, 형태’를 나타내는 ‘eidolon(εἴδωλον)’에서 온 말로 ‘잘못된 연상에 의한 이미지나 인식의 형식’을 나타낸다.

 

이런 보기는 주변에 너무도 많다. 모양과 형질의 유사성을 유사한 질병 치료에 이용하는 동양의학 또는 의학의 대체요법이라던가 꿈의 형상을 삶의 미래의 투영으로 보는 경우, 과거 달 표면을 보고 계수나무와 옥토끼 모양을 연상하거나 별들의 배치를 별자리와 신화로 이미지화 한 것, 구름의 형태를 보면서 동물이나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 불분명하고 불특정한 현상이나 소리, 이미지 등에서 별난 의미를 추출해내려는 심리, 또한 최근의 화성에 설치된 파이프 라인, 화성의 외계인 시체, 화성의 고대 건축물들, 달 표면의 외계인 기지 등등 모호하고 연관성이 없는 현상이나 자극에서 일정한 이미지와 패턴을 추출해 연관된 의미를 추출해내려는 심리 현상이 모두 아포페니아와 파레이돌리아와 관련된다. 정치적 유치한 아포페니아와 파레이돌리아 현상도 있다. 조국을 남명 조식 후손이라 억지로 둘러댄 것이나 추미애 장관 아들이 자랑스런 군복무 했다고 '안중근 의사'에 비유한 것이 바로 그런 수준 이하의 심리적 행태를 보여준다.  

 

또한 특정한 메시지가 무의식적으로 기억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서브리미널 효과(subliminal effect)'라는 이론도 있다. 한때 음악을 거꾸로 돌려 들으면 마귀가 인간의 잠재의식 속에 숨겨놓은 인간을 타락시키는 치명적 음모가 있다는 소위 ‘백워드 매스킹’(Backward Masking) 소동도 이와 관련된다.

 

이들 이미지는 가끔 예술적 상상력과 창작 욕구를 진작시켜 문화와 예술 등의 발전을 촉발 시킨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물체나 생각들 사이에서 어떤 연관 관계를 찾으려는 성향은 정신병과 창조성을 연결시킨다”는 피터 부르거(Peter Brugger)의 말처럼 많은 예술가들이 훗날 정신병자가 된 경우가 많은 것도 이와 연관된다. 남들과 다른 이 같은 아웃사이더 적인 경향은 창조성과 연관되기도 하지만 주변에 대한 망상과 환각, 착란과 같은 정신 분열 증상의 원인으로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기독교인들도 착각에는 예외가 없다

 

기독교적으로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기독교인들도 착각에는 당연히 예외가 없다. 신앙적으로 볼 때 이 문제는 많은 부작용을 내재하고 있다. 개인의 신비 체험은 반드시 주관주의 신앙을 낳는다. 그리고 주관주의 신앙은 성경의 절대성을 허물어뜨린다. 신비체험이 강조될 때 신앙은 질서를 잃어버리고 각자의 ‘내가복음’, ‘자가복음’이 되어 버린다. 그렇게 되면 신자들 숫자만큼의 기독교교리가 만들어지게 된다. 즉 '내가 예수를 보았고 내가 천국을 보았고 내가 지옥을 보았다. 하나님은 나를 절대적으로 특별 대우하시며 신비롭게 만나 주셨다'는 착각 속에 성경의 질서를 이탈하게 된다.. 내 개인적 신앙 체험이 오직 최고인 것이다. 이렇게 될 때 기독교 신앙은 신비가 아닌 일개 신비주의로 변질 되어버린다.

 

최근 일부 기독교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주관적 천국지옥 체험, 길흉 예언, 점술식 기독교화 등 '신앙의 부채도사화' 현상은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이 같은 현상은 누미노제(numinose)한 주관적 신앙 체험을 가지고 아포페니아적 연관성을 찾아내려는 심리적 집착에서 비롯된다. 성경은 주관적 신비주의자들이 풀 듯 사사로이 풀거나 그렇게 풀 수 있는 책이 전혀 아니다(벧후 1:20-21). 인간은 하나님을 자기 논리와 체험 속에 가두는 착각과 오류를 범하면 안 된다. 사사시대가 바로 영적 포스트모던 시대였다. 그 영적 사사시대가 지금 대한민국 땅에서 재현되고 있다. 성경과 성령의 사람들인 신앙의 정통 선배들이 역사를 통해 구축해 놓은 바른 교리의 권위를 무시하고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제멋대로 가르친 신앙 지도자들의 일차적 책임이 크다.

 

나가면서

 

달에 외계인 기지가 분명히 있다거나 아폴로 우주인들이 이상한 UFO나 외계인을 목격했다거나 화성에 고대문명체가 존재한다는 주장 등은 기독교가 방치할 수 없는 이슈이다. 이 같은 이슈는 필연적으로 기독교의 창조론, 진화론, 기독론, 죄론, 구원론 등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천국도 새하늘과 새땅이 있는 처소이다. 하나님은 1천억개의 별들과 1천억개의 별들을 지닌 4천억 여개의 갤럭시(은하)를 만드신 분이다. 별들만 지구의 모래와 먼지 숫자보다 많다. 별이 아닌 지구 같은 행성과 달은 또한 얼마나 많을 것인가! 협소한 시한부종말론이나 지엽적 창조론을 버려라! 참 된 성경적 창조론과 종말론으로 돌아오라! 하나님은 구속의 하나님인 동시에 창조의 하나님이심을 한시도 잊으면 안 된다. 땅만 쳐다보고 티격태격하지 말고 호흡을 가다듬고 하나님이 지으신 하늘을 보라! 창조와 구속의 하나님은 항상 크시도다(Deus Semper Maior)!

 

 

조덕영 박사는

환경화학 공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신학자다. 한국창조과학회 대표간사 겸 창조지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여러 신학교에서 창조론을 강의하고 있는 창조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창조신학연구소’는 창조론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로 구성돼 목회자 및 학자들에게 지식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기독교와 과학’ 등 20여 권의 역저서가 있으며, 다방면의 창조론 이슈들을 다루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