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조지의 토지법에 대해(토지와 경제)
헨리 조지는 누구인가
헨리 조지는 독학의 경제학자 이전에 언론인이며 정치인이요 대중연설가였다. 그의 사상이 치열한 학문적 전개보다는 주로 저널리스트 성격의 다양한 글들과 저서와 연설문의 형태로 나타난 이유다. 또한 비록 그가 신앙인이기는 하였으나 신학적 소양을 갖춘 인물도 아니었다.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
이 같은 그의 사상이 가장 종합적이고 적나라하게 나타난 책은 40살이 되던 해(1879) 출간한 『진보와 빈곤』이라 할 수 있다. 정통 경제학자의 책과 달리 이 책은 독학의 경제학자요 언론인이요 사상가가 쓴 토지와 진보와 빈곤과 자본에 대한 책답게 경제학 용어뿐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역사, 철학, 시사, 종교, 문예적 관심이 녹아있다.
이 책에서 헨리 조지의 관심은 산업 혁명 이후 생산력은 증가했음에도 왜 임금은 최저 생계 수준에서 머물러있는가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질문이었다. 이들 문제에 대해 ‘임금은 자본에서 나온다’는 임금기금설과 인구 증가로 설명하는 맬더스의 인구론에서 찾으려는 기존 경제학을 비판하며 헨리 조지는 토지사유제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생산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 지주가 토지가치를 차지하고 토지 투기까지 조장하는 토지사유제는 곧 진보와 빈곤을 유발하는 진정한 요인이므로 토지 사유를 폐기하고 토지 공유제로 급진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 헨리 조지 토지법의 요지였다. 다만 토지사유가 관습화된 나라에서는 토지 사유를 허용하되 해마다 토지의 연간 임대가치인 토지대금을 정부가 환수(이른바 토지가치 세금, land value taxation)하면 된다. 그럴 경우 다른 모든 조세는 면제해도 되며, 그렇게 한다면 생산은 자연히 늘고 분배정의는 실현되고 인류는 더 고상한 문명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이 헨리 조지의 생각이었다.
마르크스와 헨리 조지의 다른 점
마르크스가 토지와 자본의 사유화를 모두 금하고 공유화해야 한다고 본 반면 헨리 조지는 토지만 공유하자는 입장이었다. 즉 공산, 사회주의는 토지와 자본을 모두 몰수 국가 소유화하는 반면 헨리 조지의 지공(地公)주의는 자본은 사유화하고 토지만 공유한다. 헨리 조지가 마르크스주의자들과 사상, 정치경제적 논쟁을 자주 벌인 이유다.
대학 교양 수준의 경제학 원론만 제대로 배운 사람이라면 이 같은 헨리 조지의 토지 법이 마르크스의 사상처럼 산업 혁명 이후 사회와 산업 경제의 모순 속에 나타난 시대적 산물임을 알 수 있다. 산업 혁명 이후 빈곤 문제의 해결과 경제 분배의 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헨리 조지의 토지 공유제는 유물론자들의 사상처럼 경제전문가들의 많은 경제 정책 가운데 하나였다는 의미다.
경제의 복잡 요소들
오늘날 세계의 많은 정부들은 토지가치를 반영한 세금을 다양한 방법으로 거두어들이고 있다. 헨리 조지의 사상을 일부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토지 가치를 반영한 세금은 조지의 독창적 주장도 아니었다. 대부분의 경제학 이론이 일부 타당하고 경제 정책에 반영되는 것처럼 헨리 조지 경제학도 그런 부류인 것이다.
기독교나 세상 정부가 헨리 조지 사상을 문자적, 급진적으로 무조건 반영하지 않는 이유는 생명체와 유사한 경제가 헨리 조지 식 주장을 그대로 반영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마치 모든 생명이 한 가지 운동법이나 약으로 건강해지거나 치유될 수 없는 것처럼 경제도 복잡한 유기체 같은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복잡 요소가 작용한다. 그 복잡 요소란 자연 요소와 인간 요소이다. 토지는 환경오염, 가뭄, 홍수, 지진, 화산 폭발과 같은 자연 재난을 통해 토지 가치가 급격하게 변한다. 그리고 인간은 이들 바뀌는 토지 가치를 재평가하고 세금을 매겨야 할 장본인인 동시에 스스로 토지 가치를 전쟁이나 폭력이나 쓰레기나 오염을 통해 황폐화 시킬 수도 있는 당사자다.
(토지)경제와 인간(탐욕)
인간의 탐욕과 죄악은 얼마든지 본래의 토지 가치를 단숨에 뒤집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변덕스럽고 탐욕적인 인간적 요소가 개입된다는 점이 토지 가치를 변동시키는 핵심적 요소인 셈이다. 전 UN사무총장 코피아난이 임명한 경제 발전 문제에 대한 세계 23인의 Adviser 중 한 사람이었던 고 박을용 박사(전 한동대 부총장)의 경제 발전론 근간인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는 사상도 바로 여기서 나온 것이다.
토지를 공유화한다 해도 그것을 다루고 관리하는 주체는 바로 탐욕의 인간이다. 즉 토지를 하나님이 아닌 진보든, 보수든, 자본주의든, 공산주의자든 대주주든 공산독재자든 인간은 스스로가 또 다른 사유화의 도구로 다룰 뿐이다.
오늘날 토지 공유화가 문자 그대로 가장 잘 유지되고 있다는 중국이 과연 고상하고 평등한 나라가 되었는가? 중국 최고 도시 상하이 뒷골목을 가보라! 필자는 상하이 뒷골목을 보면서 화려함 뒤에 숨어 있는 1960년대 우리 사회 어두운 모습을 보는 것과 같은 큰 충격을 받았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풍경이 1960년대 고향의 과거로 돌아온 듯 한 포근한 착각(?)을 불러일으킨 것과는 또 다른 뉘앙스로 다가왔다. 그 어느 국가보다도 큰 빈부 격차와 불평등을 상하이 뒷골목은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었다. 중국 주요 지도자들의 비자금이 1인당 평균 10조원을 넘는다는 자료도 있지 않은가.
만일 그래도 중국 토지법을 그리워하는 미숙한 정치인이 있다면 차량으로 스쳐가듯 보지 말고 직접 도보로 다니며 중국 최대도시 뒷골목을 직접 다녀보라고 권하고 싶다! 중국이 과연 세계 최고의 토지공유제로 고상한 도덕적 국가가 되었는지 직접 확인해 보라. 외국 기업에 대한 불평등 조약, 특허·저작권 무시, 주변 국가에 대한 강대국으로서의 정치경제적 위협, 저임금, 비도덕적 수출 물품들 반출, 언론, 출판, 결사, 집회, 종교, 사이버 통제와 억압 등 다양한 꼼수로 잠시잠간 성공한 듯 보이는 개발독재의 모습 아닌가? 또 다른 토지 공유국가 북한 정권은 여전히 언론,출판,결사,집회,종교,거주 이전, 심지어 일부 정치, 직업 선택, 여행 자유, 결혼 자유조차 없는 억압정권이 아니던가? 북한 경제는 부흥했나? 이 정부 핵심 인사들이 존경한다는 베네수엘라의 경제 제도와 토지법은 어떠한가!
토지 공유화의 참상
하나님이 주인이 아닌 토지와 자본만 공유하면 만사형통이라는 공산주의나 공산주체 귀족이 토지의 주인이 된 나라의 참상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자본주의 논리로 본다면 공산주체귀족은 토지를 모두 공유화하고 인류 기본 자유까지 억압하는 자본주의 재벌하고는 비교조차될 수 없는 악덕 대재벌의 모습을 보인다. 그런 대재벌에게 약품을 선물하고 인구조사 비용을 대고 의료기기를 선물한다는 것은 소위 윤락포주 어금니 아빠에게 기부하는 것보다 더 악하고 미련한 행위일 뿐이다. 그런 악덕 대재벌에게 굳이 기부하고 싶으면 반드시 개인 호주머니를 털어서 기부했으면 한다. 그들 공산주체귀족들은 당신들보다 훨씬 부자들이다. 그러니 모든 국민의 소유인 국가공적자금이 아닌 자신들의 귀한 돈을 갹출하여 될수록 많이 보내면 된다. 공산귀족들은 정말 고맙다고 조롱하며 비웃을 것이다. 굳이 공적 자금이 필요한 곳을 찾는다면 공산주체귀족 악덕 대재벌이 통치하는 북한이 아닌 북한을 탈출해 떠도는 연약한 탈북자들이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토지공개념 만사형통주의의 위험성
토지공유화하면 된다는 사상은 경제가 생물 같다는 하나님의 ‘오이코노미아’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온 미숙함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세상과 사회가 발전하면서 새로운 공간영역이 발생하고 있다. 토지보다 훨씬 더 큰 이윤을 제공해주는 사이버 영역, 주식 상속, 금융 소득, 특허·저작권 수입, 연예인들의 막대한 일종의 "레버리지" 성격의 수입에 대해 토지만 붙들고 있는 토지가치세 만능주의자들도 당황하고 있다. 어린 꼬마가 큰 자본 없이 오직 유튜브 하나로 연간 수백억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대다. 토지가 빈곤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 빈곤이 빈곤을 만들어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토지와 전혀 무관한 소득 창출의 시대
일명 ‘흙수저’ 출신이 토지 없이 게임 개발과 주식 상장만으로 단숨에 시가로 재계 10위권에 대거 진입하여 재벌이 되는 시대다. 5천년 바둑 지식은 단지 36 시간 만에 ‘슈퍼 알파고’에게 파악되어 인류 최강 기사에게 연전연승하는 시대다. 선배 의사에게 억압과 폭력을 당하며 어렵게 배운 의학 지식이란 쏟아지는 새로운 수만편의 논문과 정보 속에 인공 지능의 정보와 발전의 1만분의 1도 따라잡기 벅찬 시대가 되었다. 인공 지능에 능한 보통 사람이 웬만한 의사못지 않은 의학적 판단력을 가진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의사, 변호사, 세무사의 지식이 인공지능만 훨씬 못하니 국회의원, 의사, 법전문가, 세무전문가를 모두 공유화하여 인공 지능과 컴퓨터에 능통한 단순 공무원으로 모두 대체해야 한다면 이들 전문가들이 수긍할까? 사실 이들 영역도 토지와 다를 바 없다고 보고 공유 영역으로 포함해야 유토피아가 온다고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괴물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다.
나가면서-<헨리 조지> 만능주의는 이제 버려야
토지사유화 금지만 하면 만사형통이라는 헨리 조지 사상은 산업 혁명 시대의 산물이었을 뿐 4차 혁명 시대에는 전혀 맞지도 않을뿐더러 성경적 사상은 더더욱 아님을 신앙과 경제학에 미숙한 일반인들도 이제 조금은 알 것이다.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 사상에서는 만민이 부요함을 누릴 수 있는 만능 세상 법은 없다. 토지 공유가 좋은 차, 좋은 휴대폰, 좋은 집을 선물하지도 않는다. 기독 종말론은 인간 종말에 대해 부정적이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궁극적으로 땅의 산물이 아닌 은총의 십자가가 필요한 것이다.
토지공유법은 인간 질병의 문제, 지적 호기심의 문제, 영생의 문제, 죽음의 문제, 죄의 문제, 탐욕의 문제, 심판의 문제에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인간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 문제도 해결이 되지 않는다. 헨리 조지면 다 된다는 정치인이 있다면 정말 자신의 무지와 무식을 부끄러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