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이 의성(醫聖)이라 극찬했던 한의사

권도원 장로
도올 김용옥이 의성(醫聖)이라 극찬했던 한의사, 8체질론('8체질의학'의 3대 구성요소인 체질맥진법, 체질침, 체질영양법)의 주창자 권도원(權度沅) 장로(제선한의원 원장)께서 코로나 후유증으로 지난 6월30일 서울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101세.
도올이 권 장로를 의성이라 극찬했던 이유는, 당시 서양 의학으로도 난치병으로, 불치에 가까웠던 류마치스를 권 장로께서 치료해주었기 때문이고, 도올이 한의학을 하게된 연유도 여기에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참고로 필자는 이 불치에 가까운 류마치스를 금식과 기도로 치유받았음).
1921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이현재 선생이 1945년에 설립한 '사상의약보급회'(1957년부터 사상의학회)에 한국전쟁 직후에 들어가면서 사상의학을 접했습니다.
필자는 30 여 전 전 권 장로님의 간증을 직접 들은 적이 있습니다. 모든 게 권 장로님의 사위 박명균 박사(명지대 명예교수) 덕분이었습니다.
원래 목회자가 되기 위해 신학교를 졸업한 고인은 미국 유학을 떠나고자 영어 공부를 하던 중 눈병에 걸려 실명 위기에 처하면서 침술을 배웠고, 무릎 관절 이상을 자신이 직접 침술로 친히 치료하면서 한의학에 매력을 느꼈다고 하더군요. 이때 인생 진로를 바꿔 1962년 한의사검정시험으로 한의사 자격을 취득했고, '체질침 연구'라는 논문을 1965년 일본에서 열린 국제침구학회에서 발표하며 8체질의학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북한의 한의사 김봉한의 학설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씀하시더군요.
8체질의학에서 체질은 금양(金陽), 금음(金陰), 토양(土陽), 토음(土陰), 목양(木陽), 목음(木陰), 수양(水陽), 수음(水陰)의 8개로 이뤄져 있습니다. 참고로 필자는 목양 체질로 진맥해주시더군요. 물론 무료였습니다.
고인은 처음에는 광화문에서 대원한의원을 운영하다 일찌감치 신당동으로 옮겨 제선한의원으로 이름을 바꿨고, 2019년 1월까지 직접 진료하였고, 필생의 숙원인 암 정복을 위해서 만든 '동틴암연구재단' 일에도 열심이었습니다.
皇帝內徑이 陰陽 25人 설을 주장하는 반면, 이제마 선생이 폐장과 간장 사이 또는 비장과 신장 사이의 크기 관계에 따라 사상의학(四象醫學) 을 확립했습니다. 즉 한의학에서 사람의 체질을 사상(四象), 곧 태양(太陽) ·태음(太陰) ·소양(少陽) ·소음(少陰)으로 나누어 같은 병이라도 그 체질에 따라 약을 달리 써서 병을 고칩니다. 이제마의 성명론(性命論) 이하 7편 가운데 사단론에서 폐대간소자(肺大肝小者)는 태양인(일만명에 두세 명/독선/천재형), 간대폐소자(肝大肺小者)는 태음인(듬직, 낙천 호걸풍. 포용력, 욕심쟁이), 비대신소자(脾大腎小者)는 소양인(상체 실, 하체 허약형, 감정적, 조급, 쾌활, 이내 부족, 비뇨기 허약형), 신대비소자(腎大脾小者)는 소음인(소양인 반대, 세심, 부드러움)으로, 네 장기의 대소차이와 그에 따른 4형의 체질로 분류하고, 심은 중앙의 태극(太極)이라 하였습니다.
사상의학의 특징은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과 인체의 소우주론(小宇宙論)에서 벗어나 병자의 체질에 근본을 둔 것이었지요. 반면 고인은 사상의학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인체를 8개 체질로 구체화하고 이에 따른 침법, 맥진법, 영양법을 주창했다는 게 김남일 경희대 한의대 교수나 '임상8체질연구회'를 이끄는 이강재 한의사 등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권도원 장로(김봉한 학설)의 8체질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금양(간이 작고 폐가 크다):아토피, 코, 알레르기, 육식이 맞지 않음,
금음:희귀병자, 치매, 파킨슨 조심, 육신 무리, 스티븐 호킹
토양: 급한 성질, 췌장이 가장 강, 호기심, 사교성, 봉사, 뒷마무리 부족
토음: 매우 드믄 체질, 페니실린 쇼크 체질
목양(간이 크고 폐가 작다): 폐가 가장 작다/ 과묵
목음: 위는 건강, 대장 단소-설사
수양: 변비, 사무직 적성, 차분, 예수 전도 무감각, 정확한 회계
수음: 위하수증, 다른 곳 건강/ 목양과 수양의 중간/조용 침착
등으로 구분합니다.
앞으로 좀 더 정교한 임상과 연구를 통해 8체질 한의학의 위상이 높아지고 인류의 질병 치유와 해방에 공헌하는 8체질론이 되기를 바랍니다.
조덕영(창조신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