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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해석/신학

칼빈 능동 순종? 종교개혁자 칼빈의 칭의(기독교강요 3권 11장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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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자 칼빈의 칭의(기독교강요 3권 11장 중심)

정이철

 

칼빈의 칭의 개념

“사람이 율법의 저주에서 벗어나 구원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믿음이다. 우리는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깨닫고 소유한다.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소유하게 되면 두 가지 은혜를 받게 된다. 먼저는 그리스도의 의로 말마암아 우리가 하나님과 화목하게 됨으로써 하나님께서는 더 이상 재판관이 아니라 자비하신 아버지가 되신다. 그다음으로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거룩하게 되어 흠이 없고 순결한 삶을 배양하는 것이다”.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는 말은 무엇인가? 또한 사람이 믿음으로 혹은 행위로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는 말은 무엇인지를 먼저 설명해야 한다.

먼저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는 다는 말은 그 사람의 행위가 완전하여 아무런 흠이나 결핌핍이 없으므로 재판관이 더 이상 죄를 물을 수 없는 사람을 가리켜 그 사람이 재판관 앞에서 무죄함을 받는 것처럼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고 판단받는 것이다.

그러나 행위가 완전하여 아무런 흠이나 결함이 없는 자가 없으니 행위로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하심을 받을 자가 없을뿐더러 행위로는 의가 없기에(기강 3권11.2)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의 의를 붙잡고 그 의로 옷 입어서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고 하심을 받는 것이다. 즉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심을 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칭의란 한 마디로 말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의인으로 인정하사 그의 사랑 속으로 받아들이시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칭의는 죄를 씻는 일과 그리스도의 의를 우리에게 전가시키는 일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능동순종주의자들은 그리스도의 의의 전가가 아니라 율법의 의의 전가라고 주장한다.)

 

칼빈은 칭의에서 능동순종과 수동순종을 분리시켰는가?

칼빈은 그리스도의 순종을 통해 우리가 의롭게 되었다고 말한다 (기강3권11.8-9.). 오시안더는 그리스도의 본질적인 의를 통해서 그를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고 하는 것, 이것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의 사역을 무시하는 결과를 낳고, 그리스도의 중보직에 대한 것을 파괴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기에 그는 이단으로 정죄를 받게 되었다.

오시안더는 우리를 의롭게 하기 위해 그리스도가 흘리신 피는 인간의 피가 아니라 하나님의 피라고까지 하면서 중보자의 위격을 무시하는 주장을 하였다. 칼빈은 그리스도의 인성의 사역을 통해 우리가 의롭게 되었다고 하는 것을 바울의 증거를 통해 가르친다. 특히 빌2:8절을 근거로 하여 그리스도의 순종이 우리를 의롭게 하였다고 한다. 사도 바울은 의의 근원을 오직 그리스도의 육체 안에만 두고 있다(고후5:21).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여기에서 우리는 과연 칼빈이 사도 바울의 증거를 들어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을 통해 우리에게 주신 의가 능동순종이라고 하는 주장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우선 그런 주장은 회중파의 사변적인 주장임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칼빈은 그리스도의 순종이 모세의 율법 조항에 대한 순종이(사보이선언)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께서 자신을 부인하고 인성을 취하신 비하의 순종을 의미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속죄를 통하여 우리가 의롭게 된다는 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스스로 종의 형체를 가지셔서 순종한 것, 말고 다른 방법으로 하나님께 순종하는 방법이 과연 있었겠는가? 이로써 우리는 그의 육체 안에서 의가 우리에게 나타난 것이라고 결론짓게 되는 것이다(기강3권11.9).”

우리가 회중파의 능동순종을 비판하는 이유는 그들이 그리스도의 순종을 통해 이루신 완전한 구속사역을 율법 순종과 십자가 순종이라고 하는 것으로 나누어 주장하여 오히려 그리스도의 완전한 순종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신학의 반성을 요구하는 자들에게 오히려 그리스도의 순종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파렴치하게 몰아붙이는 자들이 바로 능동순종주의 자들인 것이다. 또한 그들은 능동순종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마치 율법을 무시하는 사람들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어떻게 그리스도의 능동순종(모든 율법 조항의 순종)이 천국에 가는 사역이고, 수동순종(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은 단지 성도들 지옥에서만 건져주는 사역이라고 말하고 있는지? 제 정신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말하는 자들의 주장을 계속 옹호할 수 없는 것이다.(과연 이런 주장이 성경에서 단 한 번이라도 언급이 되고 있는지? 성경을 제시하여 주장해야 할 것이다.)

좀 더 칼빈의 신학을 살펴보면, “하나님의 의”라는 개념이 간혹 ‘하나님께서 그 주인이 되시는 의’ 와 ‘그가 우리에게 베풀어 주시는 의’라는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은 나도 알고 있다. 그러나 이 “하나님의 의”라는 표현이 오직 그리스도의 희생적 죽으심에 힘입어서 우리가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선다는 뜻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만 분별 있는 독자라면 구태여 나의 말이 아니더라도 익히 알 수 있는 것이다(기강3권11.9).

그러므로 칼빈은 칭의에 대하여 언급할 때 죄를 용서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칭의이며 그 죄 사함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희생제물로 드려진 모든 속죄사역에 대한 순종이라고 하는 것을 가르쳐 준다. 결국 율법의 순종을 통해 우리에게 의를 전가 시켜주는 것은 회중파의 사변적인 가르침이 분명하다. 또한 칼빈은 율법은 칭의의 원인이 될 수 없다고까지 강하게 가르친다. 칭의의 원인이 될 수 없는 율법을 왜 예수 그리스도가 지켜 그 율법의 의를 우리에게 전가시켜 주시는가?

능동순종을 주장하는 자들이 가장 크게 실수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율법 순종을 위해서는 그 율법 순종을 위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예를 들면, 모세의 율법에 부부관계에 대한 율법준수가 있다. 이 율법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부부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부부라고 하는 당사자가 되지 않았다. 만약 당사자가 아닌 자가 율법을 지키라고 하고, 그 율법을 지켰다면 그것은 단지 가르치는 자에 그치지 않는다. 예수께서 모세의 모든 율법을 지켰다고 한다면 예수 그리스도는 결혼을 하여야 한다. 단지 말로만 율법을 지키라고 하는 것은 율법을 지키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능동순종주의 자들은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기 바란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율법에 순종하셨다고 믿는다. 우리의 주장은 예수께서 모세의 모든 율법의 조항이 아니라 율법이 요구하는 것을 모두 이루시기 위해 율법에 적극적으로 순종하셨다는 것을 믿는다.

다만 과거 1643년 웨민신앙고백서를 작성할 때 사변적인 신학을 주장하였던 청교도 회중파의 가르침을 부인하는 것이다. 또한 사보이 선언을 하였던 회중파의 신학을 부인한다. 우리에게 의를 전가시켜 주시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는 모든 율법의 요구에 다 순종하였고, 이루셨다. 이것이 성경의 가르침이고 개혁신학의 가르침이다.

한편, 메이첸이 예수님의 능동순종에서 안식을 누리게 되었다고 하는 것을 일부 신학교 교수들이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 메이첸은 자신의 학교에 젊은 교수로 온 존 머레이와 능동순종에 대하여 신학적 토론을 하였고 존 머레이는 뛰어난 개혁주의 신학자라고 인정하였다. 존 머레이는 메이첸과의 능동순종 토론을 하면서 굿이 나눌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그 이유는 모든 예수님의 사역이 율법이 요구한 대로 구속사역을 위해 가는 순종이었기 때문에 능동순종, 수동순종을 나눌 이유가 없다고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칼빈을 인용하여 능동순종을 옹호하려고 하는 자들은 칼빈의 신학을 바르게 이해하고 다시 배우기를 바란다. 가르치는 교사들이 가장 그리고 흔히 범하는 실수는 저자의 의도를 왜곡하여 자신의 신념을 계속 강조하기 위해 저자의 의도를 파괴시키는 것이다. 계속해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 분명하다.

임진남 목사는임진남 목사는 총신신대원(M.Div)에서 공부한 합동교단 소속 목회자이다. 2012년에 김제예본교회를 개척하여 담임하고 있고, 칼빈주의 개혁교회를 이루기 위해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와 종교개혁의 위대한 유산인 신앙고백서들 가지고 성도들을 온전하게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혁신학 연구에 특별한 관심과 소명이 있어 서철원 박사와 함께 신학연구 모임을 진행하는 ‘한국개혁신학연구원’의 총무로 섬기고 있고, 저서로는 설교집 <다니엘이 증거한 복음>, <엘리야가 증거한 복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