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신앙의 눈으로 세상 바라보기)/느낌이 있는 시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祈禱), <예수와 민중과 사랑과 그리고 詩>(고정희 엮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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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8. 2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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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렛 예수 유대인의 왕,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E. S. Cho
가을의 祈禱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다형(茶兄) 김현승(1913-1975)은
평양에서 목사의 자녀로 출생하였다.
숭실전문학교 문과(중퇴)를 나왔으며
독실한 장로교 신자로
숭실대와 숭전대 그리고 조선대 교수를 지냈다.
기독교 정신과 인간주의를 바탕으로
대중들이 좋아하는 독특한 시 세계를 구축했던
시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