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신앙의 눈으로 세상 바라보기)/느낌이 있는 시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祈禱), <예수와 민중과 사랑과 그리고 詩>(고정희 엮음)에서

성경과학창조세계관신학 2024. 8. 25. 13:35
728x90

나사렛 예수 유대인의 왕,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E. S. Cho

가을의 祈禱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다형(茶兄) 김현승(1913-1975)은

평양에서 목사의 자녀로 출생하였다.

숭실전문학교 문과(중퇴)를 나왔으며

독실한 장로교 신자로

숭실대와 숭전대 그리고 조선대 교수를 지냈다.

기독교 정신과 인간주의를 바탕으로

대중들이 좋아하는 독특한 시 세계를 구축했던

시인이었다.